특별수사반 BTS 完
EP 26. 잠복근무 (2)


한편 태형과 여운은 도봉 통닭집이 보이는 길에 차를 세워두고 도봉 통닭집에 들어가는 사람, 나오는 사람, 관계자들을 살펴봤다.

태형은 그곳을 바라보며 흥얼거렸고 여운 또한 그곳을 바라보다 귓가에 들리는 태형의 목소리에 태형을 바라봤다.

"태형이 목소리 좋네- 여자친구 있어?"


김태형
"있었는데 헤어졌어. 일이 워낙 바빠서."

태형은 여운의 질문에 코를 찡긋하며 웃고는 다시 도봉 통닭 쪽으로 시선을 옮겼다.

"에, 진짜? 하긴 특별수사반이 가장 빡세다고 듣긴 했어."


김태형
"직접 겪어보면 바로 이해할 거야. 어, 저기 무슨 일 있나 봐."

여운에게 답하는 사이 도봉 통닭집에서 쿵 하는 큰 소리가 났다. 무슨 소리인가 싶어 상황을 살펴보니 손님이 치킨 박스를 바닥에 내던지며 소란을 피우고 있었다.

"어디서 돈 2만원이나 받고 이딴 걸 팔아!!! 당장 환불 안 해 줘?!?!"

"손님, 한 입 드셔보시고 맛없다고 하면 전 뭘 해 드려야 하죠?"

"그냥 환불이나 제대로 해 달라고. 치킨에 들어있는 이 하얀 가루들은 또 뭐야? 먹자마자 숨이 탁 하던데, 독 넣은 거 아니야 이거?!?!"

"손님!! 말씀이 지나치시네요!!!"

손님으로 보이는 여자는 삿대질을 하며 소리를 질렀고, 그에 하나하나 맞대응하던 치킨집 주인은 독을 넣은 거 아니냐는 말에 입고 있던 앞치마를 던졌다.

주위에 지나다니던 사람들이 큰 소리에 하나둘 쳐다보기 시작했다.


김태형
"저기… 주문하러 왔는데요."

그 사이에 손님인 척 끼어진 태형은 조심스레 손을 들어보이며 주인과 여자를 번갈아 쳐다보았다.

갑자기 자신에게 쏠린 두 시선에 태형은 어색하게 헛기침을 했고 그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던 여운은 태형의 연기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방금까지 옆에서 재미있을 것 같다면서 웃고 있었는데… 언제 저기까지 간 거지?'

하지만 그것도 잠시, 태형이 뭐 먹고 싶냐고 묻는 말에 여운은 표정을 갈무리하며 메뉴판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어, 저는……."

"아가씨. 여기 치킨 맛 없어요. 절대 먹지 마세요. 치킨에 소금이라도 뿌린 줄 알았더니 독을 뿌려놨다니까?!"

"저기요, 손님!! 자꾸 이렇게 장사 방해하실 거예요?! 아까부터 독, 독 하시는데 그러면 진짜 경찰 부릅니다?!"

"아니, 내가 무슨 못 할 말 했어?! 돈 내기 전에 후회하지 말라고 말해주는 거잖아!!!"

도대체 그 하얀 가루가 뭐길래 저럴까. 태형은 왠지 저번 사건에 피해자들의 입에서 나왔던 마약을 생각했다가 이내 고개를 저었다.

과거에 있었던 사건을 다른 사건과 엮어 생각하면 거기서부터 일이 틀어지게 된다. 저번 사건은 그냥 저번 사건, 이번 사건은 이번 사건인 것이다.


김태형
"그렇게 맛이 없으셨어요? 어떤 치킨 시키셨는데요?"

"마약 치킨이요. 사람들이 마약처럼 계속 생각난다길래 멀리까지 와서 샀더니… 완전 돈 낭비예요, 돈 낭비!!!"

이크. 머릿속에 들어왔다 나가셨나. 갑작스레 생각을 읽힌 것 같은 기분에 하하 어색하게 웃으니 옆에 있던 여운이 입을 열었다.

"그럼 저희도 그거 하나 주세요. 마약 치킨."

"뭐?! 아가씨, 진짜 돈 낭비라니까!!!"

"거참, 그만 좀 하시죠!!! 손님, 마약 치킨 하나 드릴게요. 20분만 기다려주세요."

여운은 주인에게 감사하다며 인사하고는 태형의 옷깃을 끌어 조금 거리가 있는 곳까지 걸어갔다.


김태형
"왜?"

"기름 냄새가 너무 많이 나서. 옷에 배면 어떡해."


김태형
"아… 뭐, 하긴. 넌 신경 좀 쓰이겠다."

원피스랑 기름 냄새는 안 어울릴 테니까. 태형은 차마 입 밖으로 내뱉지 못한 말을 삼키곤 치킨집 안에 있는 손님들을 바라봤다.

꽤 큰 소란이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아예 관심조차 없다는 듯 묵묵히 치킨만 먹던 손님들. 하나같이 눈에는 초점이 없고 행동도 느릿느릿한 게 딱 봐도 수상해 보였다.

여주였다면 쉽게 알아챘을 텐데…. 립스틱 살인 사건을 해결하고, 사실 자신은 김석훈의 집에 갔을 때 내부에 있는 가구들을 보고 김석훈이 범인인 줄 알았다며 고백하는 여주를 떠올렸다.

이렇게 사람을 비교하면 안 된다는 것은 알지만, 자꾸만 시선이 가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태형은 가게 손님들에게서 원피스를 살피고 있는 여운에게로 시선을 옮겼고, 곧 눈이 마주치자 살풋 미소 지었다.

마주 웃으며 발그레 볼을 밝히는 여운의 모습이 보였지만 그에 대해서 얘기를 하진 않았다. 관심이 없었달까.

그래도 성의를 보일까 하여 태형은 벽에 기대고 있는 여운에게 한 걸음 다가갔다. 하늘하늘한 원피스와는 어울리지 않는, 이름 모를 진한 향수 냄새가 코를 찔렀다.

인상이 찌푸려질 정도로 독했지만, 멈추지 않았다. 태형은 조금 구겨진 여운의 카라 부분을 매만져 주고는 손을 옮겨 여운의 턱을 들어올렸다.

"예쁘네. 잘 어울려."

따분하던 참인데, 적당한 장난감 정도는 되겠어.

어느새 반쯤 풀린 눈으로 자신을 올려다보는 여운을 보며 태형은 피식 미소를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