쌤, 나랑 내기할래요?
열셋. 굳이 이유가 필요해? (싫어)



신은별
아! 여주쌤- 늦으셨네


현여주
아..은별쌤


신은별
왜이리 늦었어, 오늘 회의 있는 거 알면서

싱긋 웃어보이며 하는 그 말은 꽤나 울컥하게 했다


현여주
아..네


신은별
뭐하다 왔어요 ㅡㅎ


현여주
아..그냥 보강 시간 맞추고 있었는데


신은별
아- 보강이요?


신은별
밖에 우리 정국이 목소리 들리던데

그런 ' 우리 '라는 말 까지도

소름끼치도록 말하는 은별쌤이 짓는 가끔 그 쎄한 표정을 잊을 수 없다

바로 지금 같은 표정


신은별
정국이 보강인가요?


현여주
아..네


신은별
정국이 보강 시키기 힘들텐데, 그렇죠..?ㅎ

자연스럽게 내 책상에 기대며 말하자, 본능적으로 손이 모아지며 네, 라고 답했다


신은별
하아..그래서 보강은 언제 하기로 했죠?


현여주
그..아직 못 정했고..


신은별
음..일요일 어때요


신은별
그래 일요일 1시가 좋겠네, 그 때라고 해줘요.. 밖에 있지 않나?ㅎ


현여주
아..네

냅다 뛰듯이 문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는데 발을 내밀 때마다 심장이 쿵, 하고 뛰는 것이 느껴졌다

이러면 안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겁쟁이인 나는, 오늘도 외면한다

···

철컥-


전정국
어, 쌤


전정국
날짜 정했어요?


현여주
어..일요일 1시 괜찮아?


전정국
음..괜찮을 걸요


현여주
알겠어, 그럼 그 때 봐


전정국
네 !

라며 해맑은 미소를 띄고서는 책가방을 들춰내고 계단을 뛰어내려가는 모습을 한참 지켜보고 있었다

그러자 문이 닫힌 교무실 안에서 다시 소리가 들려왔다


신은별
여주쌤- 뭐해요, 아직 우리 할 일 남았잖아ㅎ

한숨 쉴 틈도 없이, 교무실 문을 열고서는 애써 미소를 지으며

지옥같은 곳에 다시 발을 내밀었다

그러자 잽싸게 내 손에 들려있던 내 핸드폰을 쓱 가져가 나에게 물었다


현여주
970901..이요


신은별
음, 됐다ㅎ

잠깐동안 무언가 타자를 치는 듯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더니 다시 나에게 쥐어주고는 미소를 띄었다


신은별
고마워요 여주쌤-


신은별
그럼 시작해볼까요, 회의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