쌤, 나랑 내기할래요?
이십팔. 운명이라 하기에는 (떨려)


09:00 AM

저절로 알람이 울리기도 전에 눈이 떠졌다

안 그래도 어제 밤을 거의 설친 탓에 늦잠 걱정까지 했는데


전정국
내가 미쳤지, 9시 기상이라니

주말에는 처음만나는 쌤이기에 오늘은 무엇을 입고 무슨 향수를 뿌리며 그런 것들을 고민하다 잠들었지만

아직 영, 답이 나오지 않는다

10:30 AM

거울을 보며 살짝 웃어보였다

최대한 밝은 목소리로


전정국
여주쌤,


전정국
여주쌤 !


전정국
...아, 아닌데

진짜 뭐하나 싶어질 때 쯤 약속시간이 다가오는 것이 느껴지더라

40분 후면 여기 근처 카페에서 만나야하는 터였다

마음을 다시, 붙잡고는 나 자신에게 긴장풀라고 응원의 한마디를 남긴 채 현관문으로 향했다

11:00 AM

창가에 앉아 누가오나, 밖만을 응시하고 있을 때,

익숙한 실루엣이 내 눈에 들어왔다

쌤이 문을 열고 들어오자, 나도 모르게 반가운 마음에 손을 살짝 흔들어보였다



전정국
쌤 !


현여주
ㅇ,어


현여주
왜이리 일찍 왔어


전정국
음, 누나 기다리려고요


현여주
..내가 왜 니 누나야


전정국
음, 여긴 학원 아니니까 누나죠


현여주
미쳤나 얘가

그런 말을 뱉으면서도 귀가 달아오르는 나였다

하긴, 누가 이렇게 갑작스럽게 누나라 부르는데 당황하지 않겠어

물론, 전정국은 예상했듯이 수업은 커녕

나랑 그냥 데이트를 하러 온 것 같았다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무엇을 좋아하냐느니

영화는 무슨 장르를 좋아하냐며

정말, 학원에서 하고 싶은 말이 많았구나 싶을 정도로

이렇게는 안될 것 같아서 내가 먼저 말을 꺼냈지


전정국
누나, 오늘 옷 진짜 잘 어울려요



현여주
ㅇ...아, 고마워

물론 말을 꺼내기도 전에 한 번 막혔지만


현여주
야..전정국,너는 용건이 뭐냐


전정국
무슨 용건이요?


현여주
그니까 왜 이렇게 다 꼬치꼬치 묻는거냐고



전정국
그야, 누나가 좋으니까

제발, 그런 표정으로 해맑게 답하지 말아줬으면 했다

아니 어떻게 이렇게 뻔뻔할 수가 있나 싶고

도대체 왜 얘가 나를

뭐, 어차피 다 상관없었다

너는 미자고 나는 성인이니까


전정국
ㅆ.. 아니 누나 , 누나는 나 어떤데요


현여주
어떠긴 뭐가 어때, 애지 그냥


전정국
나 이제 곧 성인인데, 성인 되면 받아주는 건가


현여주
..됬어, 그 질문만 몇 번째야


전정국
어떻게 하면 되는데


현여주
너랑 사귈 마음 없거든



전정국
누나, 누난 이상형이 뭐예요

최대한 빗겨나가야 했다, 저 놈이 될 수 없는 것을 골라 얘기했다


현여주
나? 지적인 남자


현여주
안경 잘 어울리고, 담배 안하는 사람

이러면 언젠가는 포기하겠지 싶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