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의 신부

01 첫 만남

모든 사람들의 악의에 찬 시선이 나를 향한다.

마을 사람1

"죽어! 차라리 죽어버려!"

그들의 원망, 증오, 공포가 모두 나를 향했으며 그들이 내뱉은 저주의 표적 역시 나였다.

마을 사람2

"너 같은 건 애초에 태어나질 말았어야 했어! 죽어서 네 죄를 속죄 해!"

억센 손이 내 목을 조르기 시작했다. 점점 숨이 막혀 와 발버둥 쳐도 그 손은 5살 소녀의 목에서 떨어질 줄을 몰랐다.

여주 image

여주

"커.. 커헉.."

기도가 얽눌려 산소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았다. 이대로 죽는 건가 싶은 순간, 환한 빛과 함께 꿈에서 깨어났다.

여주 image

여주

"하아.. 하아..."

또 그 악몽이다. 5살 때의 몸으로 돌아가 사람들의 원망과 질책을 듣는.

여주 image

여주

"도무지 익숙해지지가 않네.."

15년이라는 세월이 무색하게도 그 기억은 내 머리 속에 자리를 잡고 꿈에서 나를 계속 괴롭혔다. 마치 영원히 잊지 말라고 하는 듯.

여주 image

여주

"전부 엿 같아.."

나는 내 오른쪽 손등을 뚫어져라 노려봤다. 기괴하고 복잡한 문양이 새겨진 그 손등이 너무 저주스러웠다.

악마의 후예만이 가지는 인장. 그 문양은 그런 것이었으니.

작가

여기서 잠깐, 악마의 후예란?

악마의 후예: 인간임에도 불구하고 악마의 힘(마력)을 타고 나는 인간을 통칭하는 말이다. 흔히들 이단이라 부른다. 이들은 1차 각성과 2차 각성을 통해 힘을 습득하는데, 1차 땐 신체에 문양만 나타나고 본격적으로 힘을 다루는 건 2차부터이다.

1차 각성은 성인이 되기 전, 2차 각성은 성인이 된 후에 한다. 다만 이 시기는 개개인마다 다 다르다.

여주 image

여주

"하아.. 지금 몇 시지?"

05:33 PM

여주 image

여주

"5시 33분..."

평소 일어나는 시간보다 조금 이른 시간. 잠시 어떻기 할까 고민하다 이내 침대에서 일어나 옆에 있는 테이블 위에 놓인 장갑을 꼈다. 조금 피곤하지만 악몽을 다시 꾸는 것은 사절이기에.

잠도 깨울 겸 산책을 하기로 정한 나는 세수를 한 후 옷을 갈아 입고 집 밖으로 나섰다.

여주 image

여주

"으.. 추워.."

아직 한 겨울이라는 것을 증명이라도 해 주듯 온도는 너무 낮았고 주변은 간밤에 내린 눈 때문에 온통 하얗게 뒤덮혀 있었다.

부츠를 신은 발에 실린 체중에 밀려나는 눈이 뽀드득 소리를 내는 것을 둘으며 한참을 걷고 있던 그 때, 갑자기 하늘에서 사람 하나가 떨어졌다.

그것도 하필이면 내 눈 앞에.

여주 image

여주

"하? 이게 대체 뭔 난리야?"

눈이 조금 두껍게 쌓여 있다 해도 꽤 높은 곳에서, 그것도 머리부터 떨어졌으니 죽은 것이 분명했다.

여주 image

여주

"ㅅㅂ.. ㅈ됐다..."

가뜩이나 사람들이 나를 보는 시선이 곱지 않은데 사람까지 내 앞에서 죽었으니 이제 좋다고 날 죽일 계획을 세울 것이 너무나도 뻔히 보였다. 지금까진 명분이 없어 죽이질 못 했으니.

이제 곧 사람들 손에 맞아 죽겠구나 한 순간, 남자가 꿈틀거리며 일어났다.

태형 image

태형

"ㅅㅂ 더럽기 아프네."

여주 image

여주

"뭐야, 살아 있었어?"

태형 image

태형

"그럼 뒤졌겠냐?"

여주 image

여주

"그 높이에서 떨어졌는데 안 죽는 게 이상하잖아요."

태형 image

태형

"악마가 그 정도로 뒤지겠냐?"

여주 image

여주

"네?"

순간 두 귀를 의심했다. 악마? 악마라고?

태형 image

태형

"귀 먹었냐? 악마가 그 정도로 뒤지겠냐고 했잖아."

...아무래도 조만간 사람들에게 살해 당할 것 같은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