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의 마침표

01

"야, 너 결혼한다며!"

"진짜 축하해. 난 너 결혼할 줄 알았어."

"행복하게 잘 살아라, 진짜 ㅋㅋㅋ"

7년간의 연애.

그 마침표가 찍혔다.

2011년, 10월.

딸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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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안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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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오늘은 햄치즈로 주세요.

"응, 오늘은 아이스티 서비스로 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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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감사합니다.

열 다섯살, 중학교 2학년.

아침밥을 직접 차려 먹었기 싫었던 나는,

매일 아침 샌드위치 가게에 들려 아침을 사 먹었다.

성격 좋으신 사장님에게는 10살 짜리 꼬마애 하나가 있었는데,

내가 샌드위치를 사러 갈 때면 열에 아홉은 학교에 가기 싫다며 떼를 썼다.

김여주

학교에 왜 가야하는데!!!

김여주

가기 싫다고 했잖아!!!

내 나이도 어린 주제에 뭐가 그리 귀여워 보였던지,

잘 웃지 않던 나도 그 애를 보면 저절로 웃음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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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학교는 가야지 ㅋㅋㅋ

김여주

어? 안녕하세여 오빠.

김여주

오늘도 왔네여?

김여주

매일매일 먹으면 안돼요. 밥 먹으세여.

그 당시 내게 밥을 잘 챙겨먹으라고 조언해준 사람은,

열 살 짜리 꼬맹이 말고는 없었다.

그래서 그랬을까,

그 꼬맹이는 나한테 더 특별했다.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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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그동안 서비스도 많이 주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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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잘 챙겨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아휴... 공부 잘하는 건 알고 있었지만..."

"선생님이 꿈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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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네 ㅎ

"나중에 우리 여주 선생님으로 꼭 다시 만났음 좋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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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다섯 살 차인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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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제가 군면제 받고 임용고시 한 번에 통과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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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여주랑 선생님으로 만날 수도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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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그러면 진짜 신기하겠다.

"그때를 미리 대비해서! 잘 부탁드립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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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ㅎㅎ 여주야! 너 잘 커야해, 알겠지?

김여주

이제 오빠 여기 안오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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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3년 뒤에 올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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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그때 쯤이면 너 중학생 되서 나 쳐다도 안볼걸?

김여주

아니야.

김여주

난 기다릴 수 있으니까 언제든지 와! 알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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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응, 알겠어.

중학교 3학년 12월. 고입을 앞두고 난 이사를 갔다.

나름 좋은 성적에, 좋은 학교를 갈 수 있게 되어 내린 결정이었다.

사장님과 여주에게 고3 수능이 끝나고 다시 돌아온다는 약속을 하고, 잠시 헤어졌다.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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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

수능이 끝나자마자 달려간 곳은 사장님 가게였다.

그러나 내 눈 앞에 보이는 건 만둣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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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3년 사이에 가게가 바뀐건가.

혹시나 가게를 이전하신 건 아닐까,

만둣집에 들어가 만둣국 하나를 사먹으며 사장님께 여쭤보았다.

"그 사람들 사기 당해서 난리도 아니였어~"

"그 뒤로는 나도 잘 모르지. 2년 전쯤 가게 관뒀을거야."

심장이 쿵 떨어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래도 내게는 정말 감사하고 소중한 분들이었는데.

행방조차 알 수 없는 상태에서 난 헤어짐을 강요 받았다.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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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하아... 늦었다.

대학교 2학년, 강의에 늦어 달려가고 있을 때였다.

앞도 안보고 시계만 보며 달려가고 있는데,

타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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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아, 죄송합ㄴ...

김여주

헐 죄송합니다!!

그 10살짜리 꼬맹이와 정말 닮은 아이를 마주쳤다.

순간 너무 놀라 나는 교복 명찰에 달린 이름표를 확인했다.

'김여주'

여주라는 이름이 흔한 이름은 아니었기에,

난 확신할 수 있었다.

김여주

...괜찮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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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야, 김여주!

입을 떼려는 순간, 여주의 친구로 보이는 학생이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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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우리 늦었어, 빨리 가자.

김여주

아, 응...!

그 학생이 순식간에 여주를 데리고 가버려서, 나도 뒤늦게 정신을 차리고 학교로 향했다.

그리고

2020년, 3월.

군면제를 받고, 임용고시를 한 번에 통과한 나는

고등학교 선생님이 되었다.

드르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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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안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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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저는 이번에 3학년 1반 담임을 맡게 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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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전정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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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앞으로 1년동안 같이 지낼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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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잘 지내봅ㅅ...

김여주, 라는 명찰을 달고 밝게 웃으며 앉아있는 학생이 보였다.

3년 전, 길에서 마주쳤을 때랑 크게 다른 점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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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학생의 마지막 1년인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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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열심히 생활하시길 바랍니다.

그것이,

내 인생에서 여주와의

세 번째 만남이었다.

* 남주는 두 명입니다. (정국, 태형)

댓글 꼬옥 부탁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