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꽃의 그 남자
Ep. 1 / 수상한 만남


[예린의 시점]

"자, 잠에서 깨어나셨나요?"

서예린
누구시죠,

나지막이 들려오는 한 남자의 것으로 추정되는 중저음의 보이스,

그 옆에서는 목을 훤히 드러낸 상태로 듣던 뉴스 라디오를 끄지도 못한 채 책상에 엎드린 모습으로 잠에 든 한 여자.


김태형
뉴스 안 봤나 봐요?


김태형
요즘 워머를 그렇게 하고 다니라 했는데.

순간적으로 움츠러들어있던 신경의 반동에 잠시 경련을 일으키는 그녀의 몸과

그 옆에서 낮고 작게 읊조리는 그의 큰 왼손이 그녀의 턱을 지나 오른뺨을 쓰다듬으며 고개를 슬며시 좌로 돌렸다.

예린의 흔들리는 동공을 마주 보는 삼백안의 동공에서 순간적으로 붉은빛이 새어 나왔다.

두려움에 덜덜 떠는 그녀의 어깨를 향해 뻗쳐나가던 혀가 그의 앞니와 송곳니 부근을 쓸었다.

대문니보다 길고 날이 선 송곳니에서는 진주의 윤기가 새어 나왔고 그녀는 그제서야 알아챌 수 있었다.

그가 요즘 그렇게 핫하다는 박쥐과의 인체를 지닌 것으로 분류되는 연구 대상이자 전설 속의 요물,


김태형
'흡혈귀'

였다는 것을.

다소 창백한 얼굴에 핏빨간 입술,

비인간적인 비주얼 등의 그의 모든 것이 그가 뱀파이어임을 알려주고 있었다.

공포에 휩싸여 덜덜 떨리는 내 동공에 그도 잠시 멈칫하더니 이내 내 의자를 꺼냈다.

서예린
뭐하는 거예요,


김태형
당신 눈치챘잖아요.


김태형
내가 어떤 존재인지,

말을 마치더니 다시 내 고개를 돌려 정면을 바라보게 하였고 목에 손가락 두 개를 올려 내 상태를 체크했다.


김태형
자, 힘 푸시고.


김태형
금방 끝날 거니까 너무 겁먹지 마세요.

웃고 넘어간 내가 당신을 물겠습니다,라고 하고 물어뜯는 좀비와 다를 것이 없었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아무 사람이나 주구장창 물어뜯어대는 뱀파이어들과는 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