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나를 사랑할 확률
27. 예상하지 못한




김태형
한 달. 이거 복사할거지?

한 달
ㄴ, 네...




김태형
한 달. 커피 마실래?

한 달
어... 네...

한 달
근데 제가 직접 타 먹어도 괜찮은데...


김태형
됐어.



김태형
커피 드실 분?




이동욱
......엄청 살아났네.


이동욱
둘이 진짜 뭐가 있는거야 뭐야...ㅎㅎ



김태형
한 달. 점심 먹으러 가?



김태형
야, 달아.



김태형
한 달!



한 달
......

한 달
진짜 대리님 무슨 일 있으신걸까...

한 달
드라마처럼 막 몸이 바뀌었나?


한 달
아니 그게 아니고서야 어떻게 사람이 한 순간에

한 달
바뀔 수가 있ㅈ...



김태형
한 달.


한 달
......네... 대리님...


김태형
퇴근하고 뭐 해.

한 달
집 갑니다...


김태형
나 오늘 너한테 삼겹살 사줘도 돼냐?

한 달
......


김태형
...안돼?


김태형
거절해도 괜찮은데.



솔직히 불편했다. 그렇게 뻥 차놓고 왜 이렇게 잘 해주는건지 이해가 가지도 않았다.

내 소중한 휴가를 쓴 이유도 내 마음 정리를 위해서였는데.

이제 좀 정리 되나 싶었는데, 예상하지 못한 변수가 툭 하고 튀어나와 버린다.


한 달
괜찮아요. 사주세요.


확실히 말해야겠다. 나한테 왜 이러는거냐고. 나는 마음 접으려고 며칠 동안 끙끙 앓으면서 노력했는데 나를 왜 이렇게 힘들게 하는거냐고.



김태형
그래, 퇴근하고 보자.



김태형
아래에서 기다릴게.


잘 웃지도 않는 사람이 이런 평범한 대화 속에서 싱긋하고 웃는다.

순간 옛날의 뜨거웠던 감정이 훅 하고 올라왔지만, 곧 다시 잠잠해졌다.

지난 대리님을 포기하려던 그 수많은 노력들이 한 순간에 물거품 될 수는 없지.





김태형
몇 인분 시킬까.


김태형
너 배고파?

한 달
......


김태형
...음... 나는 조금 배고프네.


김태형
일단 4인분 정도 시킬게. 내가 많이 먹을거라서.

한 달
......


김태형
된장찌개 같은 건 안시켜도 돼?


김태형
여기 냉면도 있네.


김태형
아, 이거는 고기 다 먹고 먹어야 하는건가.


김태형
달이 너 공깃밥 먹을래?


한 달
...대리님.


김태형
응?


말도 없던 사람이 재잘재잘 메뉴판 하나가지고도 많은 말을 했다.

도무지 납득이 가지 않는다.

왜 한 순간에 180도 다른 사람처럼 바뀌어버린건지.

아니, 정확히 말하면 나한테 왜 잘해주는건지.


한 달
저한테 왜 이러세요?


대리님의 손이 멈춰졌다. 메뉴판에 고정되어 있던 시선이 나한테로 온다.



김태형
...뭐가.

한 달
저 너무 당황스럽거든요?


김태형
......

한 달
뭐 영화처럼 몸이라도 바뀐거에요?

한 달
아니면 다른 영혼이 들어왔어요?


김태형
무슨 소리야 그게...

한 달
그게 아니고서야...

한 달
저한테 왜 잘해주냐고요.


김태형
......


김태형
달아 나ㄴ...

한 달
좋아하지 말라면서요.

한 달
단 한번의 기회도 안주셨잖아요.


김태형
......

한 달
그래서 저 진짜 열심히 노력했어요.

한 달
회사에서 대리님 눈도 안마주치려고, 아니, 대리님 형체도 안보려고 애썼고요.

한 달
목소리도 안들으려고 대리님한테서 최대한 멀리 떨어져있었어요.

한 달
별의 별 방법을 다 해봤는데도 포기가 안돼서...!


한 달
휴가까지 낸 거에요.

한 달
마음 정리할 겸, 대리님 안보려고.



김태형
......


한 달
근데 왜 이러시냐고요 도대체...


한 달
저 헷갈리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