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 품은 바다

4. 햇살이 닿는 곳

쏴아― 쏴아―

햇살이 눈꺼풀을 두드렸다.

나는 천천히 눈을 떴다. 낯선 공간에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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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해

" 여긴… 또 어디지…? "

몸을 일으키려던 순간, 나는 멈칫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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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해

" 내 다리가 왜... "

다리가 다시 지느러미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이상하게도 햇빛에 빛나는 지느러미가 예뻐 보였다.

지느러미를 살짝 움직이자 모래가 까슬하게 스쳤다.

그 감촉도 묘하게 좋았다.

쏴아ㅡ 쏴아ㅡ

파도 소리가 들렸다. 마치 나를 부르는 것처럼 느껴졌다.

나는 바다를 바라보다, 망설임 없이 몸을 던졌다.

풍덩.

바다는 수족관 물과 달리 포근하게 느껴졌다.

지느러미를 조금씩 움직여보았다.

오랜만에 물살을 가르는 감각이 짜릿했다.

그때, 등 뒤로 검은 그림자가 스쳤다.

나는 속도를 올려 힘껏 달렸지만, 그림자는 빠른 속도로 가까워지더니

무언가에 갇힌 듯 귀가 먹먹해진 기분이 들었다.

무서워 몸을 움츠린 나에게 무언가 툭 하고 어깨에 닿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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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해

" 범고래…? "

거대한 범고래 한 마리가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조심스레 손을 뻗었다.

그러자 범고래는 고개를 기울여 내 손에 머리를 부볐다.

미끌거리는 감촉이 왠지 모르게 심장을 간질였다.

함께 수영하다 수면 위로 올라왔다.

나는 젖은 머릿결을 정리했다.

범고래도 나를 따라 하는 듯 숨구멍으로 물을 뿜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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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해

" 으악! 차가웤ㅋㅋ "

장난치는 범고래는 어째서인지 물속에서 보던 크기보다 더 작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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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해

(( ' 아까보다 작아진 것 같은데...? ' ))

아까보았던 위압감이 거짓말처럼 느껴졌다.

범고래는 갑자기 지느러미를 수면에 내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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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해

" 푸하...! "

나는 튀어 오르는 물방울을 막으며 겨우 눈을 떴다.

떨어지는 물방울 사이로 저무는 해가 눈에 들어왔다.

바다 위 노을은 정말 예뻤다.

푸르던 수면이 천천히 주황빛으로 물들었다.

범고래를 쓰다듬으며 노을을 구경하는데

무언가 지느러미를 툭툭치는 것 같았다.

이때까지만 해도 나는 범고래가 장난치는 줄 알았다.

하지만, 그 간격이 점점 짧아지더니

턱ㅡ

누군가 내 지느러미를 강하게 끌어내렸다.

그렇게 나는 바닷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노을때문에 주황빛이던 바다가 검은색이 될 때까지 끊임없이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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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해

“ 하아… 하… 아..”

나는 숨을 크게 들이쉬면서 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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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해

“ 헉… 뭐… 뭐야… ”

나는 또다시 낯선 공간에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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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해

“ 여기는… ”

익숙한 천장, 어제 봤던 화장대, 나는 그제야 꿈을 꾸었다는 걸 깨달았다.

천천히 일어나 침대 끝에 앉았다.

숨을 고르며 높아진 심박수를 정리했다.

똑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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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구

" 연화아가씨, 해승 밤구이옵니다 "

노크 소리에 급하게 식은땀을 닦고, 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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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해

(( ' 밤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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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해

(( ' 여기서 밤비 이름은 밤구구나 ' ))

문 앞에 밤구는 나를 보더니 공손히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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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구

“ 조반 시간이 되어 모시러 왔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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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해

(( ‘ 조반…? 아침? 같은 건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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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구

“ 기억을 잃어 길을 모르실 테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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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구

“ 이동하면서 제가 설명드리겠습니다 ”

그 말에 나는 잠시 멈칫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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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해

(( ‘ 기억을 잃었다는 걸 잊지 말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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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해

(( ' 나는 여기서 연화니까…! ’ ))

나는 아무 일도 없다는 듯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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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해

" 네 부탁드릴게요! "

용궁에 오고 처음으로 방 밖으로 나가는 순간이었다.

밖으로 나가자 내리쬐는 햇빛에 눈이 부셨다.

처음으로 보인 건 거대한 진주 기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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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해

“ 우와… ”

줄지어 서 있는 진주 기둥 뒤로 조개껍데기와 이끼로 장식된 건물들이 보였다.

마치 독수리처럼 날아다니는 가오리들도 신기했다.

나는 한 발짝 움직일 때마다 연신 감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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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구

“ …아가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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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해

“ 네…? ”

밤구는 갑자기 몸을 돌려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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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구

“ 아가씨는 기억 안 나시겠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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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구

“ 용궁에 처음 오셨을 때도 이렇게 감탄하시곤 하셨습니다.”

어쩐지 밤구의 표정은 조금 슬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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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해

“ 아… ”

그의 표정에서 연화와 언제부터 함께했는지 알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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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왕

“ 연화야 ”

용왕은 나를 보자마자 망설임 없이 다가와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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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왕

“ 잘 잤느냐 ”

갑작스런 포옹에 놀랐지만, 용왕의 품이 익숙하게 느껴졌다.

그 느낌이 오히려 어색해 몸이 굳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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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해

(( ‘ 용왕은 연화랑 무슨 사이길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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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해

(( ‘ 볼 때마다 안는 걸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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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왕

“ 그런데 왜 이리 늦은 것이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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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구

“ 송구하옵니다. 전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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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구

“ 연화아가씨에게 이곳저곳을 설명하다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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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구

“ 조금 늦었사옵니다…”

밤구의 말에 용왕은 아차 싶었는지 깊은 눈으로 나를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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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왕

“미안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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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왕

“네가 기억을 잃었다는 게 믿기지 않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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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왕

“내가… 내가…”

용왕은 말을 하다가 멈췄다. 하지만, 어떤 마음인지 알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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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해

(( ‘ 연화에게 굉장히 애틋하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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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해

(( ‘ 연화는 어떤 존재였던 걸까? ’ ))

용왕은 내 손을 잡은 채 식당으로 안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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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해

“ 헤엑!! ”

엄청나게 큰 식탁 위에 차려진 음식을 보고 눈이 휘둥그레졌다.

요리사복을 입은 해마들이 쉴 새 없이 음식을 날랐다.

신기한 것도 잠시 막상 의자에 앉아 가까이서 음식을 보니 대부분 날생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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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해

(( ‘ 이걸 어떻게 먹지…? ’ ))

평소에 해산물과 회를 좋아하지만,

그것과 달리 진짜 날 것 그 자체의 모습에 나는 속이 울렁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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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왕

“ 자, 어서 들거라 연화야 ”

용왕은 내가 얼른 먹기를 바라며 빤히 쳐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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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해

“ 하하… ”

나는 민망함에 앞에 보이는 미역 샐러드를 조금 집어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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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해

“ 음~ 와 맛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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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왕

“ 연화 네가 좋아하는 것들만 준비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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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왕

“ 많이 먹거라 ”

용왕은 그제야 밝게 웃으며 식사했다.

미역 샐러드는 정말 맛이 없었다. 바다 내음과 비릿한 맛이 섞여 도무지 먹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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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해

(( ‘ 김치찌개 먹고 싶다… ’ ))

용왕과 밤구가 일을 하러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나는 용궁 이곳저곳을 구경했다.

왕이 있는 곳이라 그런가 굉장히 넓고 웅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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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해

“ 저게 뭐지? ”

어디선가 강한 빛이 느껴졌다. 나는 그 빛을 따라 회오리처럼 생긴 돌계단을 올라갔다.

거의 꼭대기에 이르렀을 때, 커다란 공간 안에 햇빛을 한껏 품은 크나큰 나무를 발견했다.

바닷속에서 볼 수 없는 빛에 궁금증이 생긴 나는 가까이 다가갔다.

입구에 일렁이는 투명막이 나무를 지키는 것 같았다.

나는 그 막을 손으로 가볍게 만졌다.

비눗방울처럼 톡 터지더니 다시 빠르게 생겼다.

신기한 광경에 다시 막을 톡 건드렸다. 막이 없어진 틈에 나무 아래 떨어진 붉은 사과가 눈에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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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해

“ 어? 사…사과다 ”

밥을 거의 먹지 못한 나는 사과를 보자마자 꼬르륵 소리가 났다.

나는 조심스럽게 얇은 막에 팔을 집어넣었다.

막이 터지며 머리 위로 물방울이 흩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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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해

" 앗 차가...! "

안으로 들어서자 좀 전과 달리 공기로 숨을 쉬는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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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해

“ 흐음~ 풀냄새! ”

이 곳의 바닥은 해초가 아닌 잔디였다.

포슬포슬 잔디를 발가락 사이사이로 느끼며 나는 숨을 크게 들이쉬고 내쉬었다.

그리곤 나무 아래로 달려가 사과를 집어 들었다.

대충 옷으로 닦아 한 입 베어 물려 할 때,

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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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해

“ 으앆!!! ”

화살이 날아와 사과를 관통하더니 그대로 땅에 꽂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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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해

(( ‘ 화살 맞지…? ’ ))

나는 놀라 손을 덜덜 떨었다.

???

“ 연화아가씨? ”

드리워진 그림자에 고개를 들자

눈앞에 보인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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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해

" 닌... 닌자 거북...? "

화살을 옆구리에 맨 거북이였다.

.

..

...

왓치미쀼뀨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왓치미쀼뀨

설 연휴는 잘 보내셨나요?

왓치미쀼뀨

앞으로 연재 주기에 대해 말씀드릴까 합니다.

왓치미쀼뀨

제가 준비해오던 시험이 이번 년도 상반기까지 쭉 있을 예정이라

왓치미쀼뀨

빠르면 2주에 한 번, 늦어도 한 달에 한 번 주기로 연재할 예정입니다.

왓치미쀼뀨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올해도 무탈한 한 해 보내시기 바랍니다.

왓치미쀼뀨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과 응원은 사랑♥️입니다🫶

※ 회차에 사용되는 일부 배경 이미지와 인물 사진은 AI로 제작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