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전해주는 가게》
의문의 신사


알바. 은하가 고아원을 나와 생계를 위해 시작했던 일이었다.

손님
"여기 고기 불판 좀 갈아주세요."

은하는 가게 안을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손님들의 부탁을 들어주었다. 겨울인데도 금방 땀이 흘러 옷깃을 적셨다.

고기냄새와 매연가스향이 섞여 이상한 냄새가 났지만 코로 숨쉬는 걸 포기한채 열심히 일했다. 그저, 멍하니.

그렇게 몇 시간이 흘렀을까, 손님이 뜸해지자 사장이 손짓으로 은하를 불렀다.

사장
"자, 여기 알바비. 바쁠 때 또 부를게."


은하
"감사합니다."

은하가 3시간을 일해 번 돈은 고작 2만원이었다. 그래도 은하는 최저시급을 받은 게 어디라며 품에 돈을 넣어두고는 가게를 나왔다.

은하는 거리를 배회했다. 고기집에서 고기냄새만 맡다보니 배가 고파졌다. 손으로 배를 쓰다듬으며 달랬다.

2만원으로 밥을 먹어야하나? 하지만 은하는 오늘은 왠지 쓰고싶지는 않았다. 형편상 100원이라도 아껴야해.

하지만 배가 너무 고팠다. 두 의견이 충돌했다.

그런 은하의 눈에 전봇대에 붙여져있는 조그마한 포스터가 들어온다.

*고아원봉사자 모집 식사무료제공.*

바로 여기다. 여주는 빠르게 이름과 장소를 스캔하고는 발걸음을 향했다. 서둘러 뛰어가는 발걸음엔 힘이 없었다.

고아원,익숙한 이름이지만 절대 익숙해지지 않는 장소다. 은하는 날짜가 오늘이었음을 마저 확인하고는 그 곳으로 향했다.

고아원으로 추정되는 장소에 도착해 주변을 돌아다니고 있으니 원장으로 보이는 여자가 은하에게 말했다.

원장
"어머, 학생 어서와. 고아원은 처음이지?"

처음은 아니었지만 어떻게 대답해야할지 몰라 대답을 얼버무렸다. 원장은 대수롭지 않게 넘기고는 안으로 여주를 안내했다.

하지만 있어야 할 아이들은 안에서 놀고있는 건지 보이지 않았다. 으스스한 분위기와 그늘 때문에 찬 공기에 소름이 돋는 은하다.

원장의 추천으로 여주가 주위를 둘러보자, 울타리너머에서 정장 입은 남자가 조용히 문을 두드렸다.

두드리는 소리에 돌아보자 순간 움찔하는 여주다. 정장입은 남자. 여주는 혹시나 하고 얼굴을 살펴보지만 여주가 기억하던 그는 아니었다.


남자
"누구 없으십니까."

남자가 꽤나 낮은 목소리로 불렀음에도 불구하고 기다렸다는 듯 바로 뛰쳐나오는 원장이다.

정장입은 남자를 보고는 허리를 숙여 인사한다.

원장
"아이고, 오셨어요? 고생많으십니다."

남자
"그럼 잠시 실례하겠습니다."

원장과 남자가 건물 안으로 들어가자 원장에게 별다른 지시를 받지 않은 여주는 왠지 모를 이끌림에 근처에 있는 숲길로 향해들어갔다.

숲길을 따라들어가자 그곳에서 한 아이가 앉자 꽃을 꺾어 무언가를 만들고 있었다.

여주는 아이가 놀라지않게 천천히 다가가 옆에 앉았다. 아이는 신경쓰지않고 계속 만들고있었다. 여주가 물었다.


은하
"여기서 혼자 뭐하고 있어?"

아이
"......"

아이는 대답이 없었다. 여주가 아차하며 어깨를 살짝 두드리자 그제서야 여주를 발견했던 아이가 살짝 웃었다.

이 아이는 청각장애인이었다. 여주가 어릴적 고아원친구와 나눴던 수화를 떠올려보더니 이내 손을 움직였다.


은하
'재밌겠다. 나도 같이 만들어도 돼?'

아이가 고갤 끄덕였다.

은하는 어릴때 만들었던 솜씨로 화환을 만들어 아이의 머리에 씌워주었다. 아이는 화환을 쓴 자신의 모습을 보고는 여주에게 웃어주었다.

그러자 아이가 자신이 만들던 꽃팔지를 여주의 손목에 끼워주고는 손을 움직였다.

아이
'친구'

두 소녀가 환하게 웃었다.

아이와 나란히 손을 잡고 돌아오니 문 앞을 나오는 남자가 눈에 들어왔다.

원장
"아이고, 학생 애를 데리고왔네? 안그래도 부탁하려고 했는데."

원장이 아이를 데리고 들어가자 은하는 아이에게 손을 흔들어주었다. 아이는 손으로 '다시 만나자' 를 반복했다.

비록 밥은 얻어먹지도 못했지만 괜찮다며 원장에게 인사하고는 돌아가는 은하다.

길을 따라 걸어가니 아까 고아원에 왔었던 남자가 보였다. 은하는 거리를 유지하며 걷다가 툭 하고 무언가 떨어지자 서둘러 달려갔다.


지갑이었다. 아직 계속 가고있는 걸 보아하니 아직 지갑을 떨어뜨렸다는 걸 눈치채지 못한 것 같았다.


은하
"저기요, 지갑 떨어뜨리셨는데..."

이미 저멀리까지 가버린 남자가 시야에서 사라졌다. 지갑을 주운 은하가 남자가 사라진 길을 멍하니 바라봤다.

은하는 돌려줘야겠다고 생각하며 지갑을 열었다. 다행히도 명함에 이름과 전화번호가 적혀있었다.

명함만 조심히 꺼내 전화를 적혀있던 번호로 걸었다. 하지만 예상과는 다르게 받지 않는 남자다.

여주가 발을 동동 굴리다가 일단 집으로 돌아가기로 한다.


은하
"여, 여보세요?"

집으로 돌아가니 그제서야 전화를 받는다. 은하는 대략적으로 상황을 설명해줬다. 그러더니 남자가 건물로 찾아와 줄 수 있냐고 부탁했다.

은하는 딱히 거절하고 싶은 마음도 없었기에, 남자가 설명해주는 건물을 찾아갔다.


은하
"우와..."

남자가 안내해준 곳은 앞에서는 꼭대기가 안 보일 만큼 높은 건물이었다. 은하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러자 마음을 먹고는 건물로 들어갔다.

남자가 해줬던 안내를 생각하며 천천히 건물로 들어왔다. 분명 아무나잡고 물어보면 된다고 했었는데ㆍㆍㆍ. 어떻게?

아, 분명 '박우진' 이라는 이름을 대라고 했던 게 기억났다. 은하는 그 남자의 이름이라고 짐작하고 누군가를 붙잡았다.


은하
"저, 저기요... 혹시 박우진이라는 분 지금 어디계세요?"



김재환
"아... 따라오세요."

다행히 잘 찾아온 것 같다.

둘은 승강기를 타고 꼭대기층의 버튼을 눌렀다. 이런 건물에 꼭대기층이라니, 직위가 높았던 사람같다.

은하는 정적이 흐르자 조심히 벽에 등을 기댄다. 같이 탄 그도 정적이 마음에 들진 않는지 벽에 기대고 있었다.

띠링-.

도착하자 승강기에서 내린 은하는 그의 권유로 천천히 나아갔다. 그러자 옆에서 문서꾸러미를 살피며 오는 남자다.


남자
"아, 오셨네요."

은하를 발견하자 아까와는 다르게 환하게 웃는 남자다. 은하가 어정쩡하게 지갑을 건네자 말했다.

남자
"먼길 오시느라 고생하셨을텐데 안으로 들어오세요. 안그래도 사장님이 궁금하신 것 같던데."



박우진
"제 이름은 박우진입니다."

은하는 그가 직접 건네준 명함을 받았다. 받은 걸 살피자 지갑 안에 있던것과 똑같은 명함이었다.

그의 안내에 따라 사무실 안으로 따라들어갔다.

사무실 안으로 들어서니,


그가 눈에 들어왔다.


옹성우
"어서와요."

또다른 행복의, 시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