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보다 어린 옆집 과외 선생님

#19_사랑싸움

서애빈

"MT에서 최대한 빨리 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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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안 그래도 돼요, 놀다 와."

서애빈

'하지만 너 얼마 전에 삐진 것 같던데...'

서애빈

"아니야, 오늘 빠져도 되면 바로 톡 할게! 같이 시간 보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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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무리해선 빠지지 말고, 잘 갔다 와요."

동현은 그녀에게 손을 흔들며 배웅해 주고 애빈도 손을 흔들며 멀어져 갔다.

서애빈

"저 선배, 저 이제 가봐도 될까요?"

?

"어어, 갈 사람은 가도 돼."

서애빈

"앗, 감사합니다!"

애빈은 지도 앱으로 근처 정류장과 도착시간을 확인한 뒤 동현에게 문자를 보냈다.

서애빈 [오후 8:26] 나 이제 갈게! 30분쯤 뒤에 아파트 앞 놀이터에서 봐.

들뜬 마음으로 방구석에 놔둔 가방을 챙겨 나가려 했다.

?

"1학년들 왜 이렇게 일찍 가! 가려는 사람들 멈춰!"

한 선배가 문쪽에 서있는 사람들을 보고 말했다.

?

"첫 MT인데 이렇게 가면 안 되지. 모든 학년 다 폰 걷고 술 게임 시작!"

서애빈

"네?"

애빈이 사정을 말할 새도 없이 모든 이들의 폰은 걷어져 바구니에 담겼다.

서애빈

"동현이한테 연락해야 되는데..."

걱정이 가득 차 술 게임에 제대로 집중하지도 못하고 계속해서 표정이 안 좋아졌다.

끼익

그네에 앉아 다리로 살짝씩 움직이니 끼익 소리가 반복해서 들렸다.

다리로 몸을 살짝 뒤로 뺐다가 힘을 빼면 잠시 왔다 갔다, 멈추고. 계속해서 반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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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1시간 지났는데..."

김동현 [오후 9:39] 누나 못 와요?

아까 전에도 보낸 문자만 해도 수두룩했다.

하지만 1은 사라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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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30분... 30분만 더 기다려보자."

10:14 PM

30분이 더 지났음에도 애빈의 모습은 나타나지 않았다.

그녀의 사정을 모르는 동현은 지금 크게 화가 나려는 상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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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하... 얼마나 재밌게 놀면 이렇게 연락이 안 돼... 저 말도 술김에 한 건가..."

그네에서 일어난 그는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

몇 번의 신호음이 가고 시끌벅적한 소리가 화면 너머로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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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아직 동창회 하는 중?"

"어, 오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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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응, 지금 가도 안 늦겠지?"

"야! 당연하지! 얘들아 김동현 온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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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지금 가니까 기다려라."

"빨리 와!"

짧은 통화를 한 뒤 그는 동창회가 진행되는 장소로 향했다.

서애빈

"아아악... 힘들어..."

이제서야 폰 보고 문자 확인하는 애빈.

가장 위에 올라와 있는 채팅방에 26이란 숫자가 눈에 들어왔다.

서애빈

"헐... 어제 많이 기다렸나..."

이제서야 문자들을 확인하고 답장을 했다.

서애빈 [오후 12:35] 미안... 어제 사정이 있어서ㅜㅜㅜ

서애빈

"으... 화났을 것 같은데 어떡하지..."

지금까지 처음 만들어진 갈등이기에 애빈의 한숨은 더 짙어졌다.

서애빈

"프사 바꿨네."

그가 한 말들을 보다가 프로필 사진이 바뀐 것이 눈에 들어왔다.

동창회에서 찍은 단체 사진이었다.

서애빈

"응? 어디 갔었나."

그리고 아무 생각 없이 동현을 찾아 줌을 당기는데.

서애빈

"... 이분은 누구실까."

그의 바로 옆에 서서 손가락으로 브이를 그린 여자가 애빈의 눈에 들어왔다.

서애빈

"거리가... 너무 좁은데..."

동현은 그냥 웃으며 서있고 문제의 그분은 브이를 한 채로 살짝 몸을 기울이고 계셨다.

서애빈

"신경 쓰이네..."

띠링 띠링

계속해서 울리는 알림에 부스스 눈을 떠 핸드폰을 확인했다.

애빈에게서 온 문자들이 전부였고 무의식적으로 누르려다 정신을 차리고 미리 보기로 내용만 대충 파악했다.

매우 유치하지만 그가 화났을 때 나오는 행동이었다.

편의점에 아르바이트를 하러 나온 동현.

그는 은근히 기다리는 것이 있다.

혹시나 편의점으로 찾아올 애빈이다.

하지만 둘의 생각은 이번에도 맞지 못했다.

서애빈

"일하는데 심란하게 찾아가서 방해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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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와주면 좋겠는데..."

하이고...

애빈은 일이 끝나고 돌아오는 동현을 기다리며 아파트 앞에 서서 발만 툭툭거렸다.

서애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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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왜 여깄어요?"

딱 봐도 자신을 기다리는 그녀의 모습에 가까이 다가가 말을 걸었다.

서애빈

"너 기다렸지."

말없이 싸운 기분이라 둘 사이에 어색한 기류가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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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왜 기다렸어요, 어차피 옆집인데."

동현은 웃으면서 아파트 안으로 들어가려 했다.

서애빈

"우리 할 말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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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할 말 있으면 해요."

지금 동현의 상태는 진짜 화날 때만 나오는 것이다. 기분 나쁜 티 없이 밝게 웃는데 말투도 침착하지만 밝다.

하지만 뭔가 평소랑 다른 눈빛.

서애빈

"...넌 할 말 없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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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누나야말로 할 말 없어?"

서애빈

"..."

미리 그에게 할 말을 모두 정리해놨지만 막상 바로 앞에 마주 서니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자신의 잘못은 잘 알지만 쉽게 말이 나오지 못했다.

하지만 동현은 애빈이 자기 잘못을 생각 안 해본 줄 알고 피식 웃음이 새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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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됐어요, 들어가요."

그는 애빈의 손을 잡고 들어가려 했지만 애빈이 그의 손을 내쳐버렸다.

서애빈

"그래, 가고 싶으면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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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누나만 두고 어떻게 가요."

그는 다시 몸을 돌려 손을 잡으려 했지만 애빈은 손을 피했다.

서애빈

"그냥 이렇게 넘어갈 거야?"

애빈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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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아뇨."

서애빈

"피하지 마,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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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피하는 거 아니에요."

둘은 엄청난 답답함을 느끼며 서로를 빤히 쳐다봤다.

투둑

애빈의 눈에서 눈물이 떨어지고 그녀는 놀라며 얼굴을 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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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괜찮..."

서애빈

"나 들어갈게."

똑같이 놀란 동현은 물어보려 했지만 애빈이 급하게 자리를 피해버렸다.

한순간에 대역 죄인이 된 동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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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음..."

뒤늦게 집에 들어온 그는 밤새 깊게 고민하다가 문자를 보냈다.

김동현 [오전 1:12] 자요?

당연히 애빈이 잘 거라고 생각하고 미리 준비한 말을 치는데.

1은 바로 사라졌다.

알 수 없는 정적에 숨 막히던 중, 전화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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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여보세요...?"

"자요? 네가 헤어진 전 남친이냐? 어? 하... 놀이터에서 봐."

본인 할 말만 빠르게 하고 통화는 끊겼다.

동현은 이게 마지막 기회라 여기고 급하게 후드만 뒤집어쓰고 나갔다.

반면 애빈은 안 마주치려고 3분 정도 뒤에 나갔다.

애빈이 내려가니 벤치에 앉아있는 그가 보였다.

목을 가다듬으며 신호를 보내자 동현이 일어났다.

말없이 서로 빤히 쳐다보다가 애빈이 먼저 입을 뗐다.

서애빈

"미안해, 처음으로 가 보니까 이번 일의 원흉이 나 때문인 것 같아."

서애빈

"일단 MT 간다고 먼저 말 안 한 거, 괜히 너 기다리게 기약 없는 약속한 거."

서애빈

"변명 같겠지만 간다고 하고 가려 했는데... 한 선배가 애들 폰 다 걷고 못 가게 하셨어. 그리고 아까 내 잘못 다 얘기 못한 거... 막상 너 보니까 화나 보여서 말이 안 나오더라."

동현은 바닥만 보며 생각에 잠기고 애빈은 대답을 기다리며 하늘을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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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애빈아."

서애빈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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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왜 나한테 먼저 말 안 해줬냐고 말 안 꺼내서 이렇게 되게 한 거 미안해. 말도 안 하고 동창회 가고, 하루 동안 연락도 안 된 거..."

그때 동현의 눈에서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서애빈

"어? 왜 울어?"

애빈이 당황해서 그에게 달려가고 동현은 손가락으로 눈가 톡톡 치면서 눈물을 닦는데 진정이 되지 않았다.

애빈이 소매로 눈물 닦아주면서 손을 꼭 잡아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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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너 울려서 미안해."

눈 가리고 훌쩍이며 겨우 뱉어낸 한 마디.

서애빈

"푸핫, 오빠 그거 때문에 우는 거야?"

대놓고 웃으면서 우쭈쭈 해주고 동현은 애빈을 끌어안고서 칭얼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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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너 우는데 내가 얼마나 미안했는데..."

서애빈

"오구구, 나 괜찮아. 마음 약해서 어째..."

동현이 키가 더 큰 탓에 애빈이 안아준 거임에도 안긴 것 같았다.

서애빈

"동현아 나 봐봐."

그의 얼굴을 손으로 감싸자 눈물에 젖은 얼굴이 보였다.

서애빈

"우니까 섹시하네 동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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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왜 이래..."

능글맞게 말하는 애빈에 그는 웃음을 터뜨렸다.

서애빈

"섹시한데 귀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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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아 진짜 이러지 마..."

그는 듣기 민망한지 애빈의 손을 잡아내렸다.

서애빈

"우리 앞으로 더 맞춰가자, 알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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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그래요, 서운한 건 바로바로 말하고."

동현이 그녀의 이마에 짧게 입을 맞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