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 저승사자 부승관입니다!
01. 저승사자는... 원래 이런가?


김여주
"...그래서, 전 이제 어떻게해야 하는거죠?"


부승관
"...어, 일단 저를 따라오시면 됩니다"

김여주
"어...네"


최승철
"저승가는 길은 알아?"

김여주
"아, 깜짝이야!"


최승철
"아, 놀랐어?"

김여주
"누, 누구세요?"

갑작스럽게 나타난 남자에 심장이 멎는 듯한 고통이 들었다. 아, 심장이 안뛰니까 이런 말을 쓰면 안되는건가. 그래도 뭐, 그렇게 아프지는 않았다지만 온몸이 찌릿한 기분이었다.

화들짝 놀라는 내 모습이 웃기기라도 한건지 옆에 실실 웃는 금발 저승사자의 머리를 한대 때려주고 싶었다. 실실 웃는 저승사자를 빤히 보자 자기가 더 화들짝 놀라며 얼굴을 굳히는 모습에 고개를 휙 돌려 나를 놀래킨 저승사자의 모습을 보았다.


...와, 미친

김여주 25년 인생 중에서 이렇게 잘생긴 사람은 처음 보는 것 같다. 키도 크고, 어깨도 넓고, 잘생겼고. 꽤 듬직해 보이는데. 도대체 이 잘생긴 사람은 왜 저승사자인 것인가. 내 또래인 것 같은데...

저는 운명을 따랐다고는 하지만, 지금 저승사자면... 저보다 더 일찍 죽은게 당연했다. 그리고 저승일을 한지 꽤 되어보이던데. 20대 초반에 죽은게 훤했다. 어째... 아무것도 못하고 저승에 오다니. 나도 꽤 일찍 저승에 오긴 했지만...


최승철
"저기, 다 들리거든? 25년 인생이라는거 보니까 나랑 동갑이네? 아, 그리고 잘생겼다는 칭찬은 고마워"

김여주
"네?"


최승철
"다 들린다고. 그리고, 일찍 죽은건 괜찮아"


최승철
"...차라리 죽는게 더 편했으니까"

귀를 의심하게 만드는 말이었다. 차라리 죽는게 더 편했다니? 혹시 어린 나이에 자살한건가? 이런저런 생각들이 뇌를 복잡하게 만들었다.


최승철
"자살은 아니고... 아, 자살 맞나?"


부승관
"아 형, 왜 그런 얘기를 꺼내요! 일단 저승이나 가요"

그 저승사자가 말을 꺼내자 다급하게 입을 막는 금발 저승사자였다. 저랑 동갑인 저승사자한테 형이라는거 보니 나보다 어린 것 같은데... 그렇게 일찍 죽었다고?

저승사자는 다 어린건가... 어린 나이에 죽은 사람들이 저승사자를 하는건가? 뭐 따로 법칙이 있겠지.


최승철
"아, 맞아. 나는 저승사자가 아니고, 저승차사야. 저승차사. 알고있지?"

김여주
"네? 네... 그럼 저 금발분은 누구신거죠?"


최승철
"너 담당 사자. 아직 신입인데 많이 서툴러서, 옆에서 내가 있을거야. 걱정 마"


부승관
"안녕하세요. 오늘부터 김여주 망자님을 맡을 신입 저승사자 부승관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김여주
"아... 반갑습니다."


최승철
"둘이 진짜 어색하네, 일단 저승부터 가자. 시간 많이 없으니깐"


부승관
"아, 맞다. 형, 형! 아까 고마웠어요. 사실 저 저승가는 길 기억 안났단 말이에요."

김여주
"푸흐" 형, 형! 거리며 병아리같이 따라가는 승관에 엄마미소가 지어지며 푸흐하고 웃었다. 웃음소리에 동시에 뒤를 돌아본 둘이 귀여워 크게 웃으면 왜 웃는지 몰라 어리둥절한 둘이었다. 아, 저승사자들이 이렇게 귀여워도 되는건가


최승철
"야, 귀엽다니-! 나 이래봬도 저승차사다?"


부승관
"지금 자랑하는거에요? 그리고 형이 아니라 저한테 한거에요!"


최승철
"망자들 이야기 듣지도 못하면서!"


부승관
"솔직히 이야기는 들을 수 있죠! 생각하는 것만 못 읽는거거든요?"


최승철
"그거 못 읽잖아! 난 읽을 수 있거든?"

김여주
"아니... 그만하시고, 가던 길이나 마저 가시죠?"

갑자기 유치하게 싸우는 둘에 엄마의 마음으로 지켜보다 점점 길어지는 싸움에 말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급히 둘의 팔을 잡고 말렸다. 꼭 유치원생 같이 한번 말리면 또 잘듣는 둘에 점점 어린아이를 보는 느낌이 강해졌다.

김여주
"둘이 외모만 보면 감탄만 나오는데 말이야..."


부승관
"네? 뭐가요?"

김여주
"아니요, 그냥..."

그렇게 몇분 정도 걸었을까 내가 살던 세계에선 전혀 볼 수 없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김여주
"...저게... 뭐예요?"

온통 검정색으로 도배된 꼭 석탄같은 돌과 바닥, 새빨갛게 끓어오르는 마그마, 붉은색 연기가 뿜어져 나오는 화산들, 뾰족하고 길쭉한 은색 낫을 가지고 있는 온통 검정색으로 뒤덮힌 사람. 아, 저승에 있으니 사람은 아니겠지만 말이다.

그리고 소리를 지르며 그 뜨거운 마그마에 뛰어내리는 사람들, 보는 저가 더 뜨겁고 소름 끼치는데 정작 당사자는 얼마나 무서울까.

너무나도 끔찍한 모습에 찡그린 얼굴과 함께 시야를 가리면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나를 데리고 어떤 조각상 앞에 서는 차사였다.


최승철
"뭐야, 저게 무섭다고? 겁쟁이 부승관도 안 무서워 하는걸?"


부승관
"저도 처음 왔을 땐 엄청 무서워 했거든요...?"


최승철
"아, 그랬지. 뭐, 지금도 가끔 무서워 하지않냐?"


부승관
"마그마 아래에 있는 백골들 빼낼 때요"


최승철
"그건 나도 좀 징그럽긴 하더라"

김여주
"그래서... 이 조각상은 뭐예요...?"


부승관
"저도 처음엔 몰랐는데, 재판을 받을 수 있는지 없는지 판단하는 기계랬나, 뭐래나. 신기하죠?"

김여주
"신기하기보단... 뭔가 무서운데요..."


최승철
"이게? 귀엽기만 한데"


부승관
"형... 형이 함부로 만지지 말라고 했지 않아요?"


최승철
"나는 오래 됐으니까 괜찮지-"


부승관
"빨리 명부나 넣어요..."


최승철
"나? 나 없는데?"


부승관
"형이 없으면 누가 가지고 있어요... 장난치지 말고 줘요."


최승철
"나 진짜 없는데? 너 혹시 잃어버렸냐?"


부승관
"네? 아 또 인간계 가야하나..."

김여주
"저... 승관님 주머니에 꽂혀있는데..."


최승철
"뭐? 야"


부승관
"아, 진짜요? 고마워요"


최승철
"하... 진짜 놀랬네, 넣기나 해"


부승관
"그럼 안 넣겠습니까..."

승관이 명부를 납작한 구멍 안에 넣자 위에서 붉은색 연기가 나오며 조각상에서 빛이 나오기 시작했다.


최승철
"...어"

왠지 모르게 어두운 차사의 얼굴이 나의 심리를 불안하게 만들었다. 더군다나 승관이 불안한 목소리로 차사에게 말했다.


부승관
"...승철이형, 이거... 그거 맞죠?"


최승철
"...응"


쿠우쿠
전보다는 조금 분량이 많은 것 같죠? 재미나게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최승철
25세 / 저승차사 / 친화력이 꽤 좋은편 / 어린나이에 저승으로 옴 / 승관이를 지수와 함께 꽤 아끼는 편 / 원래 망자들과 별로 대화를 나누지 않는 편인데, 여주와는 쉽게 친해짐 / 죽기 전 안좋은 일이 있어 일찍 저승에 온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