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가 사랑을 모를 때
3.좋아



박우진
잠깐 내 눈 봐봐.

_우진이 팔을 당겨 몸을 가까이 했다.

_우진의 눈을 쳐다보자 공기가 조용해졌고

_몸이 가까운 탓인지 우진의 냄새는 더 진해지기만 했다.


유여주
...


박우진
진짜 겁 많구나?


박우진
이걸 못보고있네..


유여주
...


박우진
계속 그렇게 아무말도 안하고 있을거야?


박우진
뭐,상관이야 없는데


박우진
나랑 친구하자.


유여주
어?

_놀라서 우진을 바라보자 우진이 싱긋 웃으며 다시 말했다.


박우진
친구하자고.


유여주
나 왕따야..


박우진
너 원래 김동현이랑 이대휘랑도 안친했지?


박우진
근데 내가 걔네 데려오니까 친해졌지?


박우진
나랑 친구하자니까..

_말로 구구절절 설명할 수 없고 항상 꼬여있는게 '친구'일텐데 이렇게나 쉽게 친구라 말하는 우진이 어이가 없기도 했다.


유여주
친구가 쉬운건가..(-중얼


박우진
나 쉽게 결정한거 아닌데?

_우진이 내 두 손을 맞잡아 눈을 맞추고선 말했다.

_그 순간,우진의 새끼손가락에 무언가 반짝였다.


유여주
붉은 실..


박우진
어? 무슨 실?

_어쩌면 이 아이가 날 이 끔찍한 인생에서 해방시켜줄 열쇠이자 인연일지도 모르겠다.


유여주
하자,그거.


유여주
친구...말이야.


김동현
나왔네.


김동현
이제 좀 괜찮나?


유여주
어...이제 안아파.


이대휘
영양실조가 뭐냐 21세기에.


유여주
...


이대휘
그..러니까 사람 빡치게 보건실까지 오게하지...말라고..


김동현
이대휘 너무 대놓고 츤데레 아냐?ㅋㅋㅋ


이대휘
개소리를 그만하자.


전웅
유여주!


유여주
웅아?


이대휘
아는앤가?


이대휘
완전히 고립된 왕따는 아니었나보네.


전웅
너 쓰러졌다며.


유여주
어떻게 알았어?


전웅
니 바로 옆반인데 뭘몰라,벌써 소문 쫙났지.


유여주
넌 집에 안가?


전웅
나 너 기다렸지.


전웅
아..친구들?


전웅
오늘만 따로 갈까?


유여주
아니아니, 뭐 약속한것도 없어서 괜찮아.


유여주
나 먼저 갈게,

_왼손으로는 웅의 손을 잡고 번대쪽 손으로 손을 흔들었다.


김동현
쟤 웃는거 처음이지 아마?


이대휘
우리 뭐..버려진거냐?


박우진
남친인가..옆엔..(-중얼


이대휘
학원 새로 끊었다길래 그러려니 했는데 같은학원일줄은 몰랐네.


박우진
...이거 마지막 학원이랬지,이따 카페갈래?


이대휘
야,우리 고2야.공부해야지 카페갈 시간이 어딨-


박우진
내가 살게.


이대휘
온다던 카페가 스터디카ㅍ..하...


박우진
고2공부 어쩌구.


이대휘
됐다..너랑 무슨말을 하겠니.


이대휘
너 근데 아까보다 텐션이 쏘 다운됐다?


박우진
...아니야


이대휘
아니 아까 유여주 있을땐 막 장난도 치고 했는데 왜 우리끼리 있으니까 전학와서 어색한 티 팍팍 내지?


박우진
근데 유여주 남친있냐?


이대휘
없..지


박우진
아까 걔는 누구야?


이대휘
걔 좀 유명해. 유여주 따인거 알면서도

-철컥

_문을 열자 새 집 냄새가 코를 감쌌다.


유여주
집 잘골랐네?


전웅
맘에들어?


유여주
완전.

_소파에 몸을 기대니,잠이 밀려왔다.


전웅
자려고?


유여주
졸리네..


전웅
야 너 큰일나려고..


전웅
애가 무슨 남의집에서 막 자.


유여주
넌 남 아니니까.


전웅
어?


전웅
남..이 아니라니?


유여주
넌 나한테 특별해.


전웅
근데..왜?


전웅
난 너한테 틀별하기만 한거야?


전웅
좋아해..


전웅
몇번을 말하는지도 모르겠다.

_새끼손가락만 핀 채 웅에게 나긋하게 말했다.


유여주
실.


유여주
안보이잖아.


유여주
인연이 아닌 존재들끼리 사랑하게되면 결국 둘중 하나는 상처입게 되어있어.그게 둘 다일지라도,난 너 상처받는거 싫어.


전웅
이건 상처주는거 아니고?


유여주
...

_웅의 진지함에 무거워진 분위기에 억압되어 말을 멈췄다.


전웅
아..미안해..


전웅
잠깐 감정기복이 심해져서..

_고개를 저었다.


전웅
오늘 자고 가.


전웅
나 말고 다른남자 집은 안돼.


유여주
...

_얌전히 웅의 무릎에 기대어 낮잠을 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