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민트향 라벤더 (시즌 1)

EP12. 같고 다른 하늘

김여주

으으음...

김여주

..어!?..

언제 눈을 감았는지는 기억이 잘 나지 않았지만 눈을 떠보니 난 내 방 침대 위에 누워있었다

분명 좀 전까지만 해도 민트를 짓밟고 있었던 것 같은데 이상하게도 난 집에 들어와있었다

김여주

내가..언제 집에 들어왔.....!?!?

김여주

뭐야..전정국!?!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눈을 돌리니 침대 맡에서 전정국이 상모돌리기를 하며 자고 있었다

김여주

자네...

난 어쩔줄을 몰라하다가 깨지않게 조심조심 일어나려했다

그런데 일어나려하자 오른쪽 어깨에서 통증이 느껴졌다.

김여주

..윽...

내 어깨는 하얀 붕대로 칭칭 감겨져 있었고 상처가 생각보다 깊은지 붕대 위로 피가 조금씩 새어나와 있었다

김여주

...아...설마..

이제서야 나는 상황이 파악되었다

다친 내 어깨. 이상하게 방 침대에서 눈을 뜬 나.. 그리고 그 침대 밑에 전정국.

기억은 안나도 분명히 어젯밤 나는 민트를 짓밟다가 다쳐 쓰러졌고 그걸 보게 된 전정국이 나를 집으로 데리고 왔다는 시나리오가 머릿속에 그려졌다

김여주

하...

내 꼴을 봤을 정국이 표정은..상상도 하기 싫었다

까치발을 들고 조용히 거울 앞에 서서 내 모습을 보았다

당연히 가관이었다

쥐보다는 호랑이를 잡아먹었다는 말이 더 잘 어울려보이는 입술. 그럴거면 왜 입고 다니냐는 말을 들을 치마.

피가 묻어 민트 냄새가 진동을 하는 상의까지 한마디로 난장판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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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일어나 있지 말고 앉아.

김여주

....!!(깜짝)

언제깨어났는지 들려오는 정국이의 목소리에 화들짝 놀랐다

김여주

ㅇ...어!?..어어...

나는 화가난건지 슬픈건지 잘 모르겠는 정국의 표정을 보고는 눈치를 살피며 침대에 걸쳐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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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말해.

김여주

ㄱ..갑자기..뭐를..?

정국이는 말없이 눈짓으로 내 모습을 가리켰다

김여주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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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말하라고

대답이 없는 나에게 정국이는 언성을 높이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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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왜 또 그런꼴로 다니는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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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너..!!!..진짜..사람 걱정시키는게 재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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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며칠동안 내 전화는 아예 받지도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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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학교는 마음대로 빠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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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석진이 형이 얼마나...걱정했는 줄 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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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같이 찾아보자 해도..아연이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옆에 있어야한다고 나보고 꼭 찾아달라고 할때..내가 형한테..얼마나 미안했는줄 아냐고!!!!

김여주

....

...오빠가 많이 걱정했다는 얘기에 움찔했지만 입밖으로 아무 말도 나오지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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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넌..나 하나도 신경 안쓰이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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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그냥 당연히 니 옆에 있는 사람인 거 잖아..나는.

김여주

무슨..말을 그렇게 해!?!?

김여주

.....니가 나한ㅌ..!!...하...그럴꺼면 신경을 쓰지마!!

김여주

신경을 끄면 되는 거 아냐!?

김여주

왜 괜히 들쑤셔서..가뜩이나 벼랑 끝에 있는 나를..왜 자꾸 몰아세우는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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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몰라서..물어?

정국이는 갑자기 벌떡 일어서더니 점점 나에게로 가까이 다가왔다

김여주

ㅁ...뭐하는 거야!? 전정국!!!

나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정국은 점점 더 가까이 왔고 기어이 침대로 날 밀치고는 양 손목을 잡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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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이래도 몰라!?

김여주

...뭐하자는 ㄱ...흐읍!?!?

내 말은 딱히 듣고 싶지 않다는 듯이 정국이는 내 입술을 덮쳤다

김여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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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하아...하아...

입술을 뗀 정국은 태연하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다가 내가 입고 있던 상의의 팔을 걷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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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

내 팔을 본 정국은 여전히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나는 정국의 시선을 따라 내 팔을 살펴보았다

...이제서야 떠올랐다

라벤더 향기가 나는 사람과 사랑하면 없어질 이 상처들은 여전히 내 몸 위에 남아있었 던 것이였다

나도 정국이를 좋아하는 것 같았다 그런데 상처들은 없어지지 않았다

나는 당황해서 버벅거렸다

김여주

ㄴ..너 민트야??...아..아님 너 진짜로 나 좋아하는게 아닌가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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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너 진짜 바보지.

김여주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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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이 바보야. 나 민트아냐 그리고 나 너 좋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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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니가..날 안 좋아하는거지..

나에게..쓸쓸한 웃음을 지어보이며 말했다

김여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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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나 간다. 어깨 조심해.

그렇게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로 정국을 보냈다

전정국과 나는 분명 사랑했다

하지만 내 몸이 말해주고 있었다

우리가 한 사랑의 이름은 다르다고.

전정국이 한 사랑의 이름은 이성이고.. 내가 한 사랑의 이름은 가족이라고.

..우린 분명 같은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하지만 니가 보는 하늘엔 태양이 떠 있었고 내가 보는 하늘엔 달이..떠 있었다

너의 옆에 있을 거라 생각했던 내 마음은 어느새 너와 정반대의 길에 서 있었다

난 이제서야 너와 내 마음 사이에...

지구 반바퀴의 거리가 존재한다는 걸..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