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민트향 라벤더 (시즌 1)
EP26. 삼켜버린 진실 pt.2


※이번화의 내용도 지민의 시점으로 전개됩니다

어쩌면 김여주를 가둬두는 건 이정욱이 아니라 그녀를 좋아하는 나였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난..

그녀를 보내주기로 결심했고

그녀 역시 나에게서 벗어나고 싶었던 것이었는지 애써 외면하는 날 단 한번도 뒤돌아보지 않은채로 도망갔다

아니..정확히 말하자면 떠나갔다

그 후로 몇년이 또 금새 지나가버렸고

그 사이 난 윤기형과 이정욱 그리고 김여주의 그 끊임없고 지독한 관계에 대해 알아보고 다녔다

당연히 김여주와 내가 다시 만나게 될 거라곤 상상도 못하고 있었다

미련이라 말하자면 미련이고 죄책감이라 말하자면 죄책감인 감정으로 둘러싸인 내 마음을 물에 희석하듯 시간에 거의다 희석시켜 갈 때 쯤 한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지이이이이잉'


박지민
여보세요.


이정욱
여~박짐! 내가 요새 재밌는 놈 하나 데리고 놀고 있는데 너도와!!


박지민
아..형 저 지금...뭐 하고 있...


이정욱
그냥 나오라면 나와 새끼야~ 자꾸 빼지말고!


박지민
하아...네. 금방..갈께요..

내 직감인지 우연인지 몰라도 유독 이날은 이정욱의 부름에 더 싫증이 났지만 괜히 이정욱의 화를 돋궈 일진없는 누군가에게 그 분노의 파편이 튈까 두려워 결국 나가기로 했다

'퍽! 퍼억!'

아니나 다를까 역시 이정욱이 있는 곳에선 늘 사람을 마구잡이로 개패듯이 패는 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이정욱
왔어..?? 빨리왔네? 야 이 새끼봐라 ㅋ


이정욱
얼굴은 씨발 졸라 잘 생겼는데 하는짓은 쪼다야~(발로차며)


김태형
크헉....하아...


이정욱
어때??..너도 오랜만에 몸 좀 풀어야지 않겠어?? 그년 없어지고 나서 꽤 심심해 보이던데..??


이정욱
아 물론..

이정욱은 서서히 내 귓가에 가까이 다가오며 속삭였다


이정욱
개가 스스로 탈출한건지..누가 그 개를 풀어줬는지는..모르겠지만?...ㅋㅋㅋㅋ


박지민
.....!!!!!!

마치 모든걸 다 알고 있다는 표정으로 이정욱은 기분나쁘게 웃으며 어깨를 들썩였다


이정욱
크하하하핳!!!!


박지민
....(아..씨발)

트릭이나 다름없었다. 이정욱은 이미 내가 김여주를 풀어줬다는 것에 확신을 가지고 있었고 난 그저 거의 다 잡힌 쥐새끼였다


박지민
ㅋ 좆만한 새끼 뒤져!!!(발로 차며)


김태형
으윽...!!!...하아...하아...


박지민
아파? 씨발 ㅋㅋ 아프냐고!

이정욱에게 '완벽하게 난 니 편입니다' 하고 보여주기 위해선 이 방법 밖에 없었다

그렇지 않는다면

지금 이 자리에서 복수도 하지 못한채 죽는 거니까..


박지민
내가 왜 이러는지 궁금하지 않아..?


김태형
ㄱ..그걸...크헉...하아...내가 어떻게 알아..


박지민
병신새끼. 그러니까 니가 병신인거야!!!


김태형
으윽.. 하아.......!??!?!?

김여주
손대지마.


박지민
.....!!!!!!!....(ㄱ..김여주!?!?)


박지민
......넌 뭐냐? 야 김태 니 보호자냐?


김태형
(귓속말로)뭐..뭐하는거야..비켜...위험하다고..쟤 칼있어...칼 있다고!!!

김여주
도..망가..김태형.


박지민
니가 뭔데 이 새끼한테 가라마라야!?


박지민
ㅋ 꼬라지를 보니까 좀 노는 것 같은데!?

김여주
꺼져..씨발. 더러우니까.


박지민
뭐!? 이 씨발년이 진짜!!!!

'퍼억!! 퍽!!'


김태형
안돼..!!!! 김여주!!!!!

불행중 다행히도 김여주는 날 알아보지 못했고 그로 인해 슬픔인지 안도감인지 모를 감정들과

결국 또 다시 이 쓰레기짓을 해야한다는 분노감이

적절한 조합으로 섞이지 못해 편향된 감정.

분노만으로 표출되어 지독하게도 꼭 마치 진심인 듯 그들을 괴롭혔다

'퍼억!! 퍽!!..싹뚝!!'

김여주
끄흡..끅...다 꺼져버려!!! 개새끼들아!!!!!!


김태형
ㅇ,여주야!!!!!....윽...하아....하아..커흑...

마구 악을 자르며 버티던 김여주는 정신을 잃었고 그제서야 만족한 듯 이정욱은 무리를 이끌고 돌아갔다


이정욱
ㅋㅋㅋㅋㅋ 박짐 오늘 어후~졸라 재밌었어!! 또 연락할께~^^ 그때도 빼진마라 새꺄!!


박지민
.......


김태형
.....


김태형
쓰레기 같은 새끼....

세상에서 둘도 없는 싸이코라는 식으로 날 쏘아보던 김태형은 김여주를 안아서 어디론가 향했다


박지민
하아.......끅....끕...크흑...

억울하다는 말로 수년간의 아픔을 표현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 질거라 스스로를 달래던 짓도 더 이상 할 수 없었다

이미 내 머린 그 얘기가 새빨간 거짓말이었음을 즉시했고

상처는 아물기는 커녕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점점 더 덧나기 시작했으며

아물지 않은 상처위에 또 같은 상처를 입어

염증이 나고 곪아 이젠 썩어 문드러지기 시작하고 있었다

사실...사실말야 김여주

전부..다 내가 그린 그림이었어.

그날 병원에서 김태형과 함께 너의 신뢰를 져버린 것 도..

널 구하기위해....너가 가장 아끼는 동생이 잔인하게 당하도록 냅둔 것도...

모두 다 널 위해서 였어.

난 널 위해 꺼내고싶었던 진실을 삼켜버렸어..

가장 따뜻한 손길로 쓰다듬어주고 싶었던 너의 머리카락은 내 손으로 날카롭게 잘라버렸고

가장 따뜻하게 안아주고 싶었던 너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내어버려야 했지....

너가 죽을 만큼 서럽게 울어야만 이정욱이 웃을 수 있고..

이정욱이 웃어야...

내가 널 무사히 구해 낼 수 있었으니까..

김여주
ㅂ,박지민...아..안돼..끄흡...흑...끅...박지민!!!!


박지민
크흡....쿨럭...하아.....하ㅇ.......

내 죽음에..슬퍼하진 말아줘..

이럴수록..가기 힘들어지잖아.

너만 괜찮다면...너가 가장 소중하게 여겼던 사람들이 있는...너가 바라볼 그 하늘에..내가 가도 될까..

비록 지금이 아니더라도 언젠가 서로 눈 마주칠 수 있는 곳에 가 있을께..

멍청하게 다 죽어가는 이제서야..널 안을 순 없지만..

이건 알아 줬으면 좋겠어..

꼭 안아서 절대 놓아주고 싶지 않았다는 걸.

난 너라는 사막을 위해 민트를 뒤집어쓴

민트향..라벤더라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