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의 프롤로그에서 만난 너

05. 아직 다 안 가르쳤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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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태산

좋아서 그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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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

태산의 말 한마디에 여주의 얼굴은 물 위로 올라온 햇살보다 붉게 달아올랐다. 밀착된 상체너머로 태산의 단단한 가슴팍에서 느껴지는 쿵쿵거리는 심장 박동이 제 것인지, 그의 것인지 구분조차 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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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태산

뭐, 놀란 표정 하지마! 물이 좋아서 그렇다는 뜻이니까.

태산이 툭 던지듯 나지막하게 덧붙였다. 겉으로는 특유의 무심하고 담담한 표정을 짓고 있었지만, 태산의 시선은 여주의 젖은 속눈썹과 경직된 어깨를 아주 천천히 훑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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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태산

' 물이 좋기는 무슨. '

태산은 속으로 낮게 실소를 흘렸다. 하루에도 몇 시간씩 갇혀 살다시피 하는 곳이었고, 질릴 대로 질린 냄새였다. 하지만 지금 제 품에 들어온 조그마한 온기 때문에, 지금 그 뻔한 수영장조차 전혀 다른 공간처럼 느껴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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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태산

' 물보다, 네가 좋은 건데. '

속마음을 숨긴 태산은 일부러 무뚝뚝한 척 여주의 몸을 약간 더 들어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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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태산

몸에 힘 더 빼. 허리에 힘 들어가면 밑으로 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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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아, 알았어……! 그, 근데 태산아, 좀 너무 가까운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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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태산

수영 가르쳐줄 때 거리 따지는 스승도 있냐? 놓치면 네가 물 먹는 거야. 억울하면 제대로 뜨든가.

태산이 놀리듯 입꼬리를 올리며 여주를 더 바짝 끌어당겼다. 남들에겐 한없이 차갑고 거리를 두던 수영부 에이스 한태산이, 오직 자신만을 향해 이토록 가깝게 숨을 내뱉고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그때, 풀장 저편에서 수영부 부원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수영부원들

어, 저기 태산이 아니야? 누구 가르치고 있는거 같은데?

수영부원들

야, 한태산이 남을 가르쳐준다고? 해가 서쪽에서 뜨겠 ……

아이들의 시선이 둘 쪽으로 쏠리려 하자, 태산의 눈빛이 순간 매섭게 가라앉았다. 태산은 여주를 제 넓은 품으로 완전히 감싸 안아 남들의 시선으로부터 완벽히 가려버렸다. 그러고는 풀장 너머를 향해 서늘한 목소리로 짧게 한마디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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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태산

볼일 끝났으면 다들 탈의실로 들어가라. 훈련 끝났잖아.

수영부원들

아, 어…… 그래! 태산아, 먼저 들어간다!

에이스의 압도적인 아우라에 눌린 부원들이 서둘러 물 밖으로 나가자, 야외 수영장에는 다시 두 사람만의 조용한 물소리만 남게 되었다.

여주는 태산의 품에 안긴 채 두근거리는 심장 소리를 들으며 수줍게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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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태, 태산아…… 나 이제 발 땅에 닿아도 될 것 같은데 ..

태산은 여주를 내려다보며 젖은 앞머리를 쓸어 올렸다. 수모 아래로 드러난 태산의 눈동자에는 오직 여주 한 사람만이 가득 차 있었다. 태산은 쉽게 여주를 놓아줄 생각이 없는 듯, 여주의 허리를 감싼 손에 살짝 힘을 주며 나지막하게 속삭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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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태산

싫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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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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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태산

아직 내가 다 안 가르쳤잖아, 김여주.

태산의 입꼬리가 호선을 그리며 짙게 올라갔다. 수영장의 물빛보다 더 깊은 그의 시선이 여주의 입술과 눈을 번갈아 담아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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