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청춘)
EP.01 웅의 이야기 - 02


나는 달렸다. 내가 집에서부터 어디까지 왔는지 모를 정도로 정처없이 그저 달리기만 했다.

운동을 안 해서 많이 야윈 몸을 갖고, 제대로 먹지 못 해서 마른 몸을 갖고, 죽을 때까지 달렸다. 아니 차라리 지금 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내심 나도 인간이었는지 죽음이 두렵긴 했다. 뒤에선 소리치는 소리가 들려왔고 그 소리는 나를 더욱 빨리 달리게 해주었다.

차가운 아스팔트 바닥에 발바닥이 쓸려 피가 나고 발이 얼어버리는 느낌이 들었다. 도저히 참을 수 없는 고통이었다. 뛰어 나올 때 슬리퍼라도 신었으면 조금 괜찮았을까?

아니다. 오히려 방해됐을지도 모른다.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그 중간지점의 날씨에 부는 바람은 참 무서웠다. 이 추운 날씨에 도망쳐나오느라 제대로 된 옷을 입지 못한 나는 추위에 떨 수 밖에 없었다.









갈 곳이 없던 나는 골목을 빠져나와 시내로 향했다. 사람이 북적이는 곳에서는 그 사람들이 날 추격하기 힘들테니까 꽤 괜찮은 선택이었다.

점점 내려가는 체온을 애써 따뜻하게 유지시키려고 손으로 몸 이곳저곳을 비벼봐도 올라갈 기미가 안 보였다.

돈도 없는 상태라서 어디 가지도 못 하고 정처없이 헤매다가 도착한 곳은

내가 알바를 하는 곳이었다.




24시간 동안 운영하는 편의점이었던지라 나는 자연스럽게 문을 열고 들어갔다.

들어가자 보이는 건 불과 2시간 전 나와 교대를 했던 오래 본 알바생 수한이었다. 수한이는 나를 보고 좀 당황한듯 하더니 이내 나의 발을 보고 어서 들어오라며 카운터 문을 열어주었다.

그리고는 히터를 틀어주고, 담요를 덮어주는 등 체온을 올리는걸 도와줬다. 내 상황을 잘 알고 있는 수한이라서 다행이었다. 그게 아니였다면 구구절절 설명을 해야 했을텐데

번거로운 일은 생기지 않았다.

수한이는 자신의 할 일을 하고 나는 내 발보다는 조금 큰 사이즈의 슬리퍼를 신은채 발가락을 꼼지락 가리며 몸을 녹이고 있었다.

발이 얼었던 건지 체온이 올라가면서 아까는 느끼지 못 했던 이것저것에 찔리고 쓸렸던 발에서 통증이 느껴졌다.

달릴때만해도 몰랐는데 생각보다 험한 길을 뛰어온 모양이었다. 내가 한껏 얼굴을 찌푸리며 고통을 참고 있을 때 수한이가 한 숨을 쉬며 다가왔다.

"너는 참 겁이없다..."


전웅
그거 칭찬이냐?

"칭찬이겠냐 이 밤탱아? 이 날씨에 어떤 미친 사람이 반팔에 반바지를 입고 맨발로 돌아다녀? 심지어 사채업자한테 쫓기고 있는 사람이."


전웅
아, 쓰흡 좀 살살해 아프잖아

"당연히 아프겠지 이 꼴통아"

제법 따뜻한 손으로 내 발에 난 상처를 치료해준 수한이었다. 수한이를 보며 그래도 나가 인복은 좋다는 사실에 절로 웃음이 났다.


딸랑 -


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위 아래로 제법 멋지고 깔끔하게 차려입은 남자아이가 들어왔다.

아이를 본 수한이는 치료해주던 내 발을 잠시 뒤로 한 채 밝은 톤으로 인사를 하며 손님을 맞았다. 그 아이는 꾸벅 인사를 한 뒤 편의점을 둘러보았다.

그리고 5분정도 지났을까 아이가 들고 온 것은 다름아닌 초코우유와 커터칼 그리고 밧줄이었다.


???
이거...


???
계산해주세요

수한이는 조금 으아하단 표정으로 아이를 바라본뒤 이내 바코드를 찍고선 6000원 입니다. 라는 말을 했다.

아이는 지갑에서 100만원 수표를 꺼냈고 잔돈은 괜찮다며 주머니에 초코우유를 제외한 커터칼과 밧줄을 구겨넣은 뒤 편의점 밖에 세워져있는 비싼 외제차를 타곤 사라졌다.

수한이는 눈을 동그랗게 뜬 채로 당황하듯 돈을 받은 손을 움직이지 않았다. 충격이 꽤나 컸던 것 같다. 물론 그건 나도 마찬가지다.

대체 어떤 미친놈이 수표를 편의점에다가 두고는 사라져버려? 나는 어떻게해서든 그 돈 안 쓰고 모아둘텐데

많이 곱게자란 얼굴 같던데 역시 부족할 것 없이 자란 애는 다르네...





※너무 오랜만이에요🥺 이제는 더욱 자주 찾아오도록 할게요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오늘도 좋은하루 보내시길 빌어요!

※저는 조금 더 많은 분들이 제 글을 읽어주셨으면 해요. 하지만 그건 제 욕심일까요? 지금도 많은 분들이 읽어주시고 댓글을 달아주시는 것에 큰 감사함을 느끼지만 역시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나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