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ison 3_Jang Ma-eum, une orpheline issue d'une famille de 13 enfants

#29_Mon ami de toujours

빅히트 사옥에서 곡 수정을 마치고 집으로 가는 길, 정연이에게서 전화가 왔다.

“야, 장마음. 나 기사 봤다”

“말투 왜 그러시죠, 친구님”

정연이가 말하는 기사라 함은, 아마 나의 수능 만점 소식일 것이었다. 같은 수험생으로서 배신감을 느꼈겠지.

“마음 같아서는 너를 줘 패버리고 싶은데,
참고 있는 말투랍니다”

“크크크, 왜 나한테만 난리야”
photo

“요번 수능 만점자가 너밖에 없으니까 그렇지!”

“기사 보고 전화한거야?”

“솔직히 말하면 심심해서.
대학 원서도 다 썼고,
대학 입학할때까지 난 백순데…”

“알바라도 하지 그러냐”

“와, 장마음 현실성 미친듯…?”

“열여덟 이전의 내 삶을 봐라. 그렇게 안 되겠냐.”

“아니 그래두…”

약간 어두운 주제를 꺼내자 날아다니던 정연이의 목소리의 톤이 한 단계 내려갔다.

굳이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는데, 배려 넘치고 텐션 높다가 갑자기 다시 바닥인 건 집안 내력인 모양이다. 어쩜 이렇게 정한이 오빠랑 똑같니.

“놀러 갈래? 나도 요즘 백수이긴 한데.”

“응! 어디서 만날까?”

“플레디스에서 볼까? 버스 타면 10분 거리야”

“넌 지금 어디에 있는데?”

“빅히트. 그건 기사 안 나갔어? 나 빅히트 소속인데.”

내 말에 정연이는 왜인지 소리를 지렀다.

“아, 내 귀.”

“야, 그럼 우리 방탄 오빠들도 보겠네?”

“아아… 너 아미야? 나 RM 선배님 본 적 있는데”
photo

“…대박. 울 오빠도 나 방탄 못 만나게 하는데,
너 권력 남용 안 되냐?”

쓸데없이 진지한 정연이의 모습에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정연이 진짜 아미구나. 내 첫 여사친이 되어 내 이야기를 듣고도 떠나가지 않아주었던 그녀에게 그 정도는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음, 여쭤볼게. 안 될 수도 있다는 걸 잊지 마렴”

“키야~ 나 친구 잘 사귄 듯 싶다!”

“방탄 선배님들 때문만은 아니지?”

“야, 서운하게 왜 그러냐…
난 너 연예인 아니었을 때도
좋은 친구라고 생각했거든?”

살짝 찔러보니 나오는 반응이 재밌다. 몹쓸 농담이라는 건 알았지만 정연이 반응이 너무 귀엽다.

“그럼… 플레디스에서 만날까?
나 너랑 가고 싶은 데 있거든”

“헉, 좋아. 그게 어딘지는 몰라도
평생 따라간다, 친구야”

그녀의 말투는 장난기가 잔뜩 묻어났지만 진심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녀가 내 평생의 친구가 될 것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photo

플레디스 사옥에 도착했을 즘에는 살짝 해가 진 시점이었다.

초저녁에는 마치 나무가 타는 듯이 외로움을 남기는 냄새, 약간 습하고 달큰한, 그리고 어쩌면 깊은 향이 풍겼다.

“어, 마음 씨. 들어오셔도 되는데”

플레디스 관계자가 밖에 있는 나를 발견했는지 나와 나에게 말했다. 남자였는데, 연예인이라고 해도 믿을 만큼 꽤 훈훈한 얼굴이었다.

근데, 어디서 많이 본 얼굴인데… 진짜 많이 봤는데 어디서 봤더라. 기억 못 하면 뭔가 되게 많이 죄송한데.

“감사해요. 근데 지금 정연이 기다리고 있어요…”

“정한 씨 여동생 분 말씀이시죠?
오시면 안으로 보낼게요.”

“배려 감사해요…”

살짝 고개를 숙이는데, 그 분은 살짝 놀란 눈치다.

“이렇게까지 예의 바를 줄은 몰랐는데…”

“네?”

“일단 들어가서 얘기해요.”

“네…”

그의 젠틀한 에스코트에 나도 모르게 회사 안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그가 인도한 응접실에 가만히 앉아 기다리니 곧 코코아를 건네주었다.

“밖에 엄청 추워요. 어떻게 밖에서
기다릴 생각을 해요…”

“추위에는 익숙해요.”

그래도 따뜻한 핫초코는 살짝 언 몸을 녹혀주었다.

“근데 제가 어디서 많이 봤거든요?
진짜 기억이 날랑말랑해요…
혹시 예상가시는 거 있으세요?”

그는 내가 귀여운지 피식 웃었다. 그는 내 앞의 의자를 빼내 나를 마주보고 앉았다.

“뉴이스트 JR이라고 합니다”
photo

그의 말에 순식간에 입이 떡 벌어졌다. 왜인지 미안할 일이 될 것 같더라니만. 이 분이 JR님일 줄이야…

“죄송해요… 기억했어야하는 건데…”

“아니에요. 괜찮아요.
그나저나 정연이랑은 왜 만나려고 했어요?”

그는 정말 아무렇지 않아보이는데 나 혼자 죄책감에 그를 제대로 볼 수가 없었다. 목소리도 죄송함에 계속 개미 기어가듯 작아졌다.

“귀걸이 사서 귀 뚫고 뮤지컬도 한 편 보게요…”

그는 자신감이 죽은 나를 걱정스럽게 쳐다보았다. 내 앞머리를 걷어주려다 멈칫하는 그의 모습이 보였다.

“어디 아파요? 왜 그래요…”

“그런 거 아니에요. 너무 죄송해서…”

그는 피식 웃으며 말을 이었다. 죄스러워하지 말라고.

“이렇게 미안해하는 것만으로도 저는 너무 감사해요.
진짜 괜찮으니까 너무 그러지 마요.
애들한테 들으니까
마음 씨는 당당한 게 더 매력적이에요.”

저 애들은 당연히 세븐틴이겠지? 아, 젠장. 또 미안해지네.

“세븐틴 오빠들이 대체 어떻게 말했으면 그래요…”

“뭐, 굉장히 예쁘시고 매력적이라고? 실물이 낫네요”

“칭찬 너무 감사해요.”

JR 오빠는 내 반응에 살짝 놀란 것처럼 보였다. 칭찬 받고 그저 감사하다고 하는 내가 신기한 것도 같았다.

“성격, 애들이 말한 거랑 완전 똑같네요.
보기 좋아요”
photo

“별말씀을요.”

나도 피식 웃어보이고는 늘 그렇듯 처음 만난 사람에게도 친한 척, 원래 알던 척을 했다. 친해지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이었다.

“다른 소속사라도 친하게 지내요.
어차피 세븐틴이랑 같이 쭉 지낼 것 같은데…
오빠라고 불러도 되죠? 그것도 본명으로?”

원래 같다면 이렇게까지는 하지 않는다. 조금 부담스러워하시는 내향적인 선배들도 많으니까. 그러나 플레디스 소속 아티스트에게까지 참기는 힘들었다. 세븐틴에게 가족이면 나에게까지 가족이니까.

“그럼 나도 마음이라고 부르면 되나?
보니까 디노랑 동갑이던데?”

그런데 나의 이런 태도를 기다렸던 것 같았다. 우와, 내 친한 척을 넘어선 대단한 신계의 사람이다.

“응! 마음이라고 불러줘!”

내 명랑한 대답에 JR 오빠는 피식 웃었다. JR 오빠와 얘기를 조금 더 나누고 싶었지만 눈치 없이 울리는 전화벨 때문에 죄송하다는 양해를 구하고 전화를 받았다.

“나 플레디스 왔어. 너 종현이 오빠랑
안에 있다는데, 어디야?”

정연이도 나 못지 않은 마당발인 듯 싶었다. 방탄 만나게 해주면 그 분들이랑도 연락하고 지내는 거 아닌가.

“응접실A? 거기인 거 같은데.”

“아, 바로 여기네. 곧 보자!”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었고 끊긴 전화를 표시하는 화면을 멍하게 쳐다보았다. 물론 얼마 남지 않은 만남에 전화까지 할 필요는 없지만 조금 당황스럽네.

“정연이?”
photo

“네. 곧 온다네요.”

“아… 그럼 곧 가겠네.”

아쉬움 뚝뚝 묻어나는 목소리가 적랄하게 들렸다. 나도 아쉬운데, 종현이 오빠는 더더욱 아쉬워보였다.

“네에… 우리 꼭 다음에 만나요.
이렇게 헤어지면 너무 아쉬워”

“이렇게 만난 것도 충격이었다, 마음아.
조금 놀려봤는데 네 반응이
너무 강렬해서 괜히 미안하네.”

“죄송한 건 이쪽이죠. 세븐틴 오빠랑 같은 소속사
가수인데 그것도 몰라뵙고…”

“다음에 알아보면 돼. 나 진짜 괜찮아.”

괜히 다시 죄송해했고, 다시 괜찮다는 말을 받았다. 종현이 오빠 말대로 우리 첫만남은 가히 인상적이었다. 죽어서도 까먹지 않을 정도로.

“찾았다, 장마음!”

정연이의 쾌활한 목소리에 고개를 돌려보니 입구에 정연이가 떡하니 서있었다.

“아, 종현이 오빠도 안녕~”

종현이 오빠는 헛웃음을 지으며 손을 흔들어주었다. 둘이 무척이나 친한 것 같았다.

“마음 님은 제가 데리고 가겠습니당~
나중에 연락할게요, 오빠. 그럼 안뇽~”

정연이는 내 손을 잡아 살짝 잡아당겼다. 몸에 힘이 빠져있어서 그런지 그녀에게 훅 딸려갔다. 피식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나중에 봬요, 오빠”

종현이 오빠는 다정히 손을 흔들어주었다. 그 다음은 정연이의 손에 주욱 끌려 플레디스 밖으로 나왔다.

“너 뭐할건데? 나 왜 불렀어?”

“귀 뚫으려고”
photo

“흐어… 야, 안 무섭냐?
나 뚫을 때 무서워서 진짜 죽을 것 같았는데”

정연이의 호들갑에 멘탈이 낙엽처럼 흔들렸다. 경험자가 그렇게 말하면 아무리 굳게 마음을 먹어도 떨리는 게 당연한 이치였으니까.

“웬만한 두려움은 다 겪어봤다, 정연아.”

“암암, 네 경험에 비댈 바는 못 되지.”

“귀걸이부터 사야겠지?”

“삼성동에 귀 잘 뚫는 데 알아.
내가 거기서 뚫었거든.
귀걸이 예쁜 데도 알고. 피어싱도 뚫을 거야?”

고개를 저었다.

“피어싱은 조금 더 생각해보고 하려고.”

심지어 귀 뚫는 것과 달리 피어싱은 진짜 진심으로 무서웠다. 귀 뚫는 건 귓불인데, 피어싱은 연골이었으니까.

“귀걸이부터 고르러 가볼까요~ 비싼 거 살거야?”

“넌 왜 당연히 비싼 거 살거라고 예상하냐.
나 부담스러워서 못 그러거든요”

“너 나중에 명품 모델해야하면 어떡할거야”

“야, 말도 안 되는 얘기하지 마.
내가 무슨 모델도 아닌데, 뭐”

“체, 될 수도 있는 거지.”

정연이는 괜히 본인이 아쉽다는 듯 말하고 다시 앞장서서 걷기 시작했다.

“귀걸이 사러 가는 거지?”
photo

“응. 처음이니까 심플한 걸로 사는 게
나을 것 같아서. 귀 뚫으면 며칠은
그것만 하고 있어야 돼.”

정연이는 내게 팔짱을 끼고 해맑게 웃으며 걸어갔다. 나조차도 얼굴에서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