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선을 넘지 않기로 했다(시즌2)

21화. 거짓말



‘그래…

같이 일하다 보면 좋은 감정이 생길 수도 있고

고백을 할 수도 있는 거지…’

 

 

그렇게 생각을 정리하고 다시 침대에 누웠다.

 

 

그런데, 왜 훈지 씨는 내게 답장을 알려 주고

본인이 보낸 가짜 메시지였다고 말한 걸까?

 

 

뭔가 찜찜한 기분이 들었다.

 

 

내가 괜히 신경 쓰게 될까 봐

그렇게 말한 거라고 스스로를 달랬다.

 

 

‘그게 아니라면…

본인의 흔들리는 마음을

들키고 싶지 않은 건 아니었을까…’

 

 

훈지 씨가 흔들린다면

나는 그를 그냥 가도록 내버려두어야 하는 걸까…

 

 

여러 생각들이 한꺼번에 밀려와서

잠이 오지 않았다.

 

 

그 주의 금요일.

우진 씨가 점심 때 카페로 들어왔다.

 

 

“정아 씨, 우리 공연 본 날 못 먹은 저녁

 언제 먹을까요?”

 

 

“아…그 때…저 때문에 저녁도 못 먹고 갔었죠.

 말 나온 김에, 혹시 오늘 저녁은 어떠세요?

 약속 있으시면 주말도 괜찮아요.”

 

 

“어! 오늘 저녁 좋아요.

 그 때 파스타 좋아한다고 하셨던 거 같은데,

 괜찮으세요?”

 

 


“네. 좋아요.

 이따 퇴근하시고 카페로 오시겠어요?”

 

 


“네. 그럴게요. 그럼 이따 봬요.”

 

 


 그 날 저녁 우진 씨와 나는 함께

 그의 차를 타고 그의 단골 식당으로 이동했다.

 



“우와… 인테리어가 너무 근사하네요.

 여자들이 좋아하는 분위기에요.

 여기 자주 오세요?”

 

 

“처음에 소개팅 장소로 왔었는데

 입맛에 맞아서 가끔씩 와요.”

 

 

“아… 소개팅 장소로요?

소개팅 자주 하세요?”

 

 

“요즘은 좀 뜸한테, 예전엔 한창 많이 했었죠.”

 



우리는 파스타와 스테이크를 주문했다.

 

 

우진 씨가 대화를 하다가

구석에 있는 테이블을 유심히 쳐다봤다.

 

 

“왜요? 아는 분이라도 보셨어요?”

 

 

“아니요.

 여자 분들이 어디서 많이 본 듯하다 했더니

 배우들인 것 같아요.

 그래서 사람들이 힐끔 거리나봐요.”

 

 


“아. 진짜요?”

 



뒷모습을 봐서는 누구인지 알 수 없었다.

 



우리는 식사를 하는 동안

스페인에 관한 이야기부터

좋아하는 음악 이야기까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잠깐, 화장실 좀 다녀 올게요.”

 




나는 식사를 마치고 나오기 전에

미리 계산을 해두려고 화장실에 들렀다.

 



내가 화장실에 있는 동안,

여자들이 들어왔다.

 



“그래서 네가 먼저 고백했어?”

 



“어…오빠가 아직 대답은 안 했는데

 왠지 느낌이 좋아.”

 



“잘 해봐. 그 오빠 매너도 좋고

 내가 보기에도 넘 괜찮아.”

 



“우리 훈지 오빠가 좀 괜찮지?”

 




‘…훈지 오빠?’

 




나는 심장이 빨리 뛰기 시작했다.

 


가만히 대화를 들어 보니

목소리가 낯이 익었다.

 



훈지 씨가 본인이 장난으로

보낸 메시지라고 하기 전에

이전에 영화를 같이 찍었던 여배우라고

했던 게 생각났다.

 


그 목소리가 맞는 것 같았다.

 


그녀들이 화장실에서 나가고

나도 재빨리 따라 나가며 얼굴을 확인했다.

 



‘그 배우가 맞아…’

 

 

나는 떨리는 마음을 부여잡고

훈지 씨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훈지 씨…

그 날 카페에서 훈지 씨가 받은 고백 문자,

장난친 거 맞죠?]

 



[그렇다고 했잖아요. 왜요? 나 못 믿어요?]

 

 


[아니요. 믿어요…]

 


 
그가 내게 거짓말을 했다...

 



 
“우리... 좀 볼 수 있어요?” <22화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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