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urnal d'enquête dangereuse

민 경위님의 말을 끝으로 사무실에는 싸늘한 정적이 흘렀다. 나는 삼백안인 민 경위님의 눈은 쳐다보지도 못 히고 애꿎은 최 경위님만 한동안 바라보다가 김 경감님을 봤다. 김 경감님은 말 없이 고개를 저으셨다. 아마, 말 하지 말라는 뜻이겠지.

하여주 [28]

"...이 사건 끝나고, 심도 있게 말씀 드려도 괜찮을까요 경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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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31]

"그래. 그렇게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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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31]

"일단 너 의무실부터 가."

정호석 [30] image

정호석 [30]

"그래, 이 황소고집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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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30]

"그거 말 하려고 의무실보다 여길 먼저 오냐?"

하여주 [28]

"또 까먹을까봐...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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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30]

"가자. 의무실 직원분 휴가시니까 내가 봐줄게."

하여주 [28]

"네~"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정 경사와 하 순경이 사무실을 나가자 또 다시 사무실은 정적이 흘렀다. 그 정적을 깬 건 정적보다 더 차가운 민 경위의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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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31]

"...그래서, 김 경감님. 누구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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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32]

"어? 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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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31]

"하 순경 건든 애 누구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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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32]

"...몰라, 나는... 그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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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31]

"...너네도 대충 알지."

김 경감이 대답을 회피하자 민 경위의 도끼눈은 김 경사와 박 경장, 김 경장, 전 순경에게로 옮겨갔다. 살기가 느껴지는 민 경위의 눈에 기가 제대로 눌린 후배들을 대신해서 김 경사가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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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30]

"...혼자 저렇게 됐을 수도 있고. 아무튼 저희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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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30]

"하 순경이 사건 끝나면 얘기 해준다 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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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31]

"저게 혼자서 뭔 짓을 해야 생기는 상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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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31]

"딱 봐도 누구한테 쳐맞은 거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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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31]

"임전고에 갔다 했는데, 임전고는 휴교해서 사람도 없을 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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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32]

"...민 경위, 너 지금 다 알면서,"

혼잣말로 중얼중얼 말을 늘어놓는 민 경위의 말을 가만 듣고 있던 김 경감이 민 경위에게 조금의 의심을 품은 목소리로 물어오자 민 경위는 실소를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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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31]

"뭐... 그래. 이 정도면 걔도 알아들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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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31]

"마지막 경고라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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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32]

"...하, 민 경위 너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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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31]

"제가 언젠가 말 하지 않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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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31]

"막내 건드는 놈들 다 제명에 못 살게 해주겠다고."

평온하고 흔들림 없고 여유 있는 모습이었지만 김 경감은 그런 민 경위의 모습에 움찔했다. 민 경위가 처음 팀에 합류 했을 때가 생각나면서 김 경감은 민 경위의 눈을 피하고 컴퓨터 모니터로 눈을 돌렸다.

한편, 정 경사와 하 순경은 의무실 직원의 허가를 받고 마스터키로 의무실 문을 땄다. 정 경사는 하 순경에게 조그마한 원형 의자를 갖다주며 앉으라고 손짓 후 자신은 치료에 필요한 약품을 찾기 시작했다.

그런 정 경사의 뒷모습을 보던 하 순경은 문득 입을 열어 정 경사에게 말을 건넸다.

하여주 [28]

"정 경사님. 근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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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30]

"응?"

하여주 [28]

"경사님은... 왜 경찰이 되고 싶으셨습니까?"

그 질문에 약품을 찾던 손이 잠깐 멈칫한 정 경사는 이내 약품 찬장 문을 닫고 하 순경이 앉은 것과 똑같은 의자를 끌고 와 하 순경 앞에 앉았다. 여전히 하 순경의 물음에는 대답이 없었다.

하여주 [28]

"...정 경사님 의료 분야에 관심 있으셨으면 의료계 종사자를 선택하셨을 수도 있는데.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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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30]

"입."

하 순경의 쫑알대는 입을 멈추기 위해 정 경사가 택한 방법은 하 순경의 터진 입술에 약을 발라주는 거였다. 하 순경이 말을 멈추자 정 경사는 묵묵히 하 순경의 입술에 약을 발라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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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30]

"....."

복잡미묘한 정 경사의 표정에 하 순경은 더 이상 아무것도 묻지 못 하고 치료를 받는 동안 묵묵히 있을 수밖에 없었다. 하 순경은 다시 한 번 더 선배들이 자신에게 숨기는 게 많다고 생각했다.

치료가 거의 끝나갈 때 쯤. 이제 마지막 상처에 연고를 바르고 밴드를 붙이면 끝날 타이밍에 두 사람의 허리에 채워져있는 무전기에서 치직거리는 소리가 나더니 곧 인이어에서 김 경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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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30]

@ "정 경사. 응답해라."

정 경사를 찾는 김 경사의 목소리에 정 경사는 연고가 발라져있는 면봉을 손에서 내려놓고는 인이어를 꾹 누르며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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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30]

@ "네, 강력 1팀 정 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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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30]

@ "치료 다 끝났나? 이제 슬슬 결론을 내야 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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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30]

@ "아, 밴드 처치 하나 남았습니다. 금방 하고 올라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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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30]

@ "네, 확인했습니다. 신속하게 처리 요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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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30]

@ "네, 무전 끊겠습니다."

무전을 할 때면 동기더라도, 직급이 같더라도 높임말을 조금은 써주는 게 예의였다. 정 경사는 무전을 끊음과 동시에 마지막 밴드를 붙였고 의자에서 일어나며 하 순경한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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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30]

"너도 들었지? 빨리 오라네. 일어나."

여전히 차기운 정 경사의 모습에, 건들면 안될 곳을 건드렸나 싶어서 하 순경은 괜히 죄송스러워졌다. 그래서 하 순경은 더 이상 이 일에 대해서는 얘기를 꺼내지 않기로 다짐하며 의자에서 일어났다. 연고를 바른 얼굴의 상처가 쓰라린지 인상을 찌푸리며.

사무실에 들어오는 정 경사와 하 순경을 보고 김 경감은 자리에서 일어나 보드 앞으로 나갔다. 보드 앞의 원형 탁자에는 뜻밖의 인물이 앉아있었다. 바로 피해자의 어머니, 배주연씨였다.

김석진 [32] image

김석진 [32]

"배주연씨."

배주연 [50]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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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32]

"본 결과는 저희가 재수사를 거친 후 최종적으로 내리는 결과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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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32]

"이에 대해 인정하시겠다고 동의하셨습니다. 맞습니까?"

배주연 [50]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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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32]

"...그 결과 브리핑으로 들어보도록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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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32]

"김 경장, 나와."

김태형 [29] image

김태형 [29]

김태형 [29] image

김태형 [29]

"...안녕하십니까. 김태형 경장이라고 합니다."

김태형 [29] image

김태형 [29]

"우선, 따님 주선영 양은 5월 13일, 오후 5시경. 본인이 재학 중인 임전고등학교 운동장에서 숨진 채 발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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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29]

"당시 자습 중이었던 학생 증언에 따르면, 쿵- 하고 떨어지는 소리가 나서 나가보니 주선영 양이 운동장에 쓰러져 있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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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29]

"저희는 시체 부검과, 같은 반 학생들, 담임선생님의 심문을 진행했고, 그 결과 투신 자살이라는 결론이 내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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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29]

"재수사 하고 나서 추가로 알게 된 사실은, 주선영 양이 평소에 학교폭력을 당했으며 학생들은 그 사실을 알았음에도 방관한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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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29]

"하지만 이 사실 이후에 추가로 나오는 증언이나 증거가 발견되지 않아서 더 이상의 수사는 무리라고 판단되었습니다."

김태형 [29] image

김태형 [29]

"그래서 저희는, 또 다시 사망 원인을 '투신 자살'로 결정 짓게 되었습니다."

김 경장의 브리핑을 듣는 배주연씨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자살할 리 없다고 확신하던 때와는 다르게, 학교폭력을 당했다고까지 하니까 어느 정도는 수긍이 되는 표정이었지만 자식을 잃은 비극은 숨겨지지 않았다.

배주연 [50]

"...네. 알겠습니다."

김태형 [29] image

김태형 [29]

"...감사합니다."

김태형 [29] image

김태형 [29]

"여기, 싸인 해주시면 됩니다."

볼펜을 집어드는 배주연씨의 손이 덜덜 떨리는 것을, 배주연씨의 눈물 한 방울이 수사 동의서에 떨어지는 것을, 그 눈물 자국을 엄지손가락으로 매만지는 김 경장을, 그때의 그 침침한 공기를, 강력 1팀은 잊지 못 한다.

그렇게 배주연씨에게 동의도 받아내고 사건은 어느 정도 마무리 되었다. 수사일지 작성 담당인 나는 몇 줄 끄적이다가 배주연씨의 떨리는 손과 눈물이 잊혀지지가 않아서 수사일지를 들고 밖으로 나왔다.

걷고 걷다가 발걸음이 멈춘 곳은 임전고등학교였다. 서에서 그렇게 멀리 떨어져있는 곳은 아니지만 길이 꽤 복잡한 곳이라 마음 먹고 와야 하는 위치인데 생각 없이 걸어서 도착했다 생각하니 더 우울해졌다.

정말로 그 아이는, 스스로 목숨을 끊을 만큼 힘들어했던 걸까.

하여주 [28]

"...하."

한숨을 깊게 내쉬며 다시 서로 돌아가려고 발걸음을 돌렸을 때였다. 길목 끝에서 어떤 남자애가 내 쪽으로 달려오고 있었다. 걸음을 멈추고 얼굴을 자세히 보니 학교에서 우리에게 말을 걸었던 그 남자애였다.

한기범 [19]

"저기요...!"

하여주 [28]

"어... 네?"

한기범 [19]

"저... 기억하세요?"

하여주 [28]

"네... 뭐..."

한기범 [19]

"...혹시 그 사건, 종결 됐나요?"

하여주 [28]

"아, 종결 전이긴 한데 이미 결론 났어요. 제가 수사일지 쓰고 있고요."

한기범 [19]

"........이제 와서 이런 말 하기 좀 그렇긴 하지만."

한기범 [19]

"제가 알고 있는 걸, 말해드려도 괜찮을까요?"

그 남학생이 꺼낸 이야기는 가히 충격적이었다. 그 애의 정확한 사망 원인은 자신이 알고 있으며, 적어도 자살이 아니라는 건 입증해드릴 수 있다면서, 늦게나마라도 기회를 달라고 울면서까지 빌길래 알겠다며 진정시켜서 서로 데리고 왔다.

전정국 [27] image

전정국 [27]

"...뭐야, 얘는?"

하여주 [28]

"...아, 그게..."

박지민 [29] image

박지민 [29]

"어, 너는..."

한기범 [19]

"...안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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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32]

"하 순경. 누구야?"

하여주 [28]

"수사 과정에서 임전고등학교를 수색하던 현장팀에게 말을 걸어온 남학생이었습니다."

하여주 [28]

"잠깐 바람 쐬려고 나갔을 때 마주쳤는데, 절 보자마자 급하게 뛰어와서 피해자의 사인을 알고 있다 하더라고요."

김남준 [30] image

김남준 [30]

"...뭐?"

하여주 [28]

"늦었지만... 진술 할 기회를 달라고 해서..."

한기범 [19]

"...부탁드립니다, 형사님들."

김태형 [29] image

김태형 [29]

".....일단, 알겠어."

김태형 [29] image

김태형 [29]

"여기 앉아볼까?"

김 경장님은 고삐리 남자애 하나를 그 무서운 취조실까지 데리고 가는 건 무리수라고 생각하셨는지 아까 배주연씨가 앉아계셨던 원형 탁자 앞에 앉으라고 해주셨다. 남자애는 쭈뼛거리며 앉았다. 그리고 그 남자애 앞에는 김 경장님이 수첩을 들고 앉으셨다.

김태형 [29] image

김태형 [29]

"자... 간단하게 자기소개 해볼까?"

한기범 [19]

"어... 저는 임전고등학교 3학년, 다니고 있는 한기범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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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29]

"이야~ 얼굴도 잘 생겼는데 이름도 잘 생겼네."

가만 보다 보면 김 경장님은 취조 대상에 따라 스킬이 바뀌시는 거 같다. 긴장한 남자애, 아니 기범이를 위해 가벼운 분위기로 심문을 이어나가셨다.

김태형 [29] image

김태형 [29]

"그때 그 사건을, 한 번 설명해볼까?"

이제 드디어, 베일에 쌓인 사건의 전말이 드러날 차례이다. 이 지긋지긋한 합동수사도 끝이 나도록 활약을 해주길 기대해본다.

시험기간...인데 글을 너무 안 쓴 거 같아서 분량 줄여서 와봤습니다 🥹 대신 다음화는 '꼭두각시 자살 사건' 종결과 동시에 쿠키까지 같이 준비해서 분량 빵빵할 거니까 🍪 기대 많이 해주시고 다음화에 봬요! 기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

_ 글자수 : 4561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