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선을 넘지 않기로 했다(시즌2)

115화. 러브레터



나의 세모네모, 정아 씨에게




첫눈이 내리고, 날씨가 조금씩 추워지고 있어요.

정아 씨가 있는 그곳은 어때요?

자기는 추위를 많이 타는데...

그곳은 언제나 따뜻했으면 좋겠어요.




어제는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정아 씨가 나에게 수술을 해 주고

먼 곳으로 떠나기 전까지.

사람들은 알아채지 못 했지만...

만약 의식이 있었다면 얼마나 무서웠을까...




캄캄한 곳에서 혼자 아파했을 당신을 생각하니

나도 함께 아파 오는 것 같았어요.

그제야 알 것 같았어요.

이제 우리는 연결되어 있구나...




정아 씨가 내 아픔을 느꼈듯이,

나 역시 정아 씨의 아픔을

느낄 수 있었던 건 아닐까 하구요.





정아 씨가 기억하기 싫어하는 우리의 첫 만남.

차에서 내리자마자 어딜 저렇게 급히 가는 걸까,

그런 생각을 했어요.

그런데 그 생각을 하자마자,

정아 씨가 카디건 소매에 목이 걸려

뒤로 다시 당겨지는 거에요.

그때 마시던 커피를 뿜을 뻔 했잖아요.

웃음 참느라 얼마나 고생했다구요.




그런데 정아 씨가 우리 사무실로 들어가길래

'뭐지?' 싶었어요.




대표님 사무실에 앉아 있는 당신을 보고서야

'아... 내 영어 선생님이구나!'

하고 알아챘어요.




사실 대표님은 정아 씨가 어려보여서 

다른 선생님으로 알아봐야 하나 고민했는데,

내가 정아 씨를 강력하게 추천했어요.




왠지 정아 씨랑 수업하면

재미있는 일들이 많이 생길 것 같았거든요.




당신은 뭔가...

나와는 다른 세상에 살고 있는 사람 같았어요.

용감하면서도 섬세하고,

조금은 엉뚱하기도 했어요.

정아 씨를 만나러 가는 날이면

늘 마음이 설레고 두근거렸어요.




그리고 당신도 나를 좋아한다고 말해 준

그날을 잊을 수가 없어요.

그날은 지금도 내 인생에서 가장 기뻤던 날이에요.




당신을 만나면서 내가 당신에게 상처를 준 적도 있고,

당신 때문에 마음 아팠던 날도 있었지만

지금은 그런 일들이 하나도 기억나지 않아요.





그저...

우리가 서로를 아주 많이 좋아했고,

사랑했다는 것만 기억나요.




그리고 앞으로도,

내가 당신 곁으로 가기 전까지

당신만큼 누군가를 사랑할 자신은 없어요.

사실은 그러고 싶지도 않아요.




누구를 만나도 당신이 떠오를 거에요.

그러다 언젠가 당신이 떠오르지 않는 날이 온다면,

난 또 그 사실에 괴로워질거에요.




나의 첫사랑이자

마지막 사랑, 정아 씨.




당신을 만나고, 사랑에 빠지고

함께 했던 시간들을 기억하고 추억할 거에요.

내가 당신 곁으로 갈 때까지...




그 때까지 내가 없어서 지루하고 재미없더라도

조금만 참고 기다려줘요.



내 마음과 약속을 담아

이 반지와 편지를 당신에게 바칩니다.



당신의 세모네모, 훈지가



P.S. 참, 우리의 마지막 버킷 리스트를 위해

      잘 다녀올게요. 행운을 빌어줘요.

      국제 미아가 되지 않도록!!🫰

photo

**지금까지 읽어주신 독자분들!!

  특히 '박먼꼬만사랑해' 님 감사드려요.🫶

  덕분에 열심히, 재미있게 쓸 용기가 생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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