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라는 처방전

프롤로그

“컥…!”
“그러게, 누가 그렇게 도망 다니면서 나 피하래?”
나는 그를 노려보았다.
“어쭈? 지금 눈이 그게 뭘까? 응? 눈 이쁘게 안떠? 돈을 빌렸으면 갚아야지.”
나는 주먹을 꽉 쥐었다.
“주먹 안펴? 어차피 돈 갚아야 하는 거면 지금 내놔. 니 의사잖아. 돈을 그렇게 못 버는 의사도 있나?”
내 옷자락을 잡은 그의 손이 나를 벽으로 밀었다.
“그러게, 왜 그렇게 오래 시간을 끄냐고?”
나는 입에서 느껴지는 비릿한 피맛을 삼키며 말했다.
“알았다고… 알았다고 했잖아. 내가 주겠다고. 근데, 지금은 안된다고.”
내 멱살을 잡은 그의 손이 더 단단해졌다.
“왜 지금은 안되는데? 숨겨진 통장이라도 있나봐?
나는 그의 손을 내 목에서 빼기 위에 그의 팔목을 잡고 끌었지만 꼼짝도 하지 않았다.
“너 이러다가 사람 죽여…!”
내 말에 그는 나를 던지듯 내려놓며 말했다.
“짜증나네. 야, 계속 시간 끌며 또 올거다. 이번에는 직장으로 찾아간다. 찾아가는 서비스 좀 그만하게 해라.”
그는 대충 주머니에서 전화기를 꺼내더니 누군가와 통화하며 걸어갔다. 나는 꾸겨진 내 옷을 정돈하며 중얼거렸다.
“이렇게 살거면 차라리 죽는게 났겠어.
비틀거리며 멀어져가는 그의 뒤모습을 씁쓸하게 바라보았다.
“오늘 그냥 죽을까?”
그렇게 마음을 먹은 나는 지금 한강 앞에 서있다.
계단만 내려가면 끝이다.
머뭇거렸다. 늦은 밤. 바람이 세차게 불었다.
“마지막 환자도 못 보고 나왔는데…”
계단을 한칸 두칸 내려갔다. 찬바람이 나를 지나갔다.
그때였다.
“저! 아저씨?! 거기 위험해요!”
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카메라를 들고 내 쪽을 바라보며 걱정스럽게 말하는 목소리.
나는 무시했다. 지금 그 누가 부르든 나는 더 이상 살고 싶지 않았다. 또 다시 들려온다.
“아저씨!! 거기 위험하다고요!!”
내 다리 전체가 물에 잠길 듯 말 듯 했다.
“나를 살리지 마… 살고 싶지 않으니까.”

그 순간.

그 여자는 나를 물속에서 끌 듯 땅으로 나를 끌어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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