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pletato] Sono stato catturato da un conglomerato
외현
11.9K 77
Taesan
너의 푸름을 사랑하는 방법


축제가 끝났다.

부산스럽던 부스도 정리가 차츰 마무리 되어 갔다.



김여주
오늘 공연 잘하던데!?


한동민
…(긁적)


김동현
그치?ㅎㅎ


김운학
형들 오늘 수고했어요!


김운학
이번에 완전 ㄹㅈㄷ, 이번 공연에 작년보다 많이 왔대요!


김운학
역시 형들한테 부탁하길 잘한 것 같아요


김동현
당연하지, 한동민이 학교 간판인데


한동민
…뭐래;


김운학
진짜예요!!


김운학
이번에 동민이형 밴드부에서 공연한다고 광고하니까 축구부 응원하던 애들 다 쪼르르 공연보러 왔다니깐요!!


김여주
이야..인기 많네


김동현
거의 무슨 팬클럽이야ㅋㅋ


한동민
…;;



김운학
암튼! 저 먼저 들어가 볼게요!

…


김동현
확실히 우리 공이 크다.


한동민
허파에 바람 좀 빼라..-

꺼드럭거리는 동현의 등을 툭 쳤다.


김여주
ㅋㅋㅋㅋ

드륵-

교실로 들어와 보니 안은 고요했다.


김여주
다들 갔나보다


한동민
하긴, 3학년은 자습하고 진작에 하교했겠네


김여주
축제 재밌었는데..-


한동민
그걸 3년 해봐라, 질리지


한동민
부스도 뭐 거의 매번 비슷하고..


김여주
난 처음이었는데


한동민
…아


한동민
…새롭겠네

얘 앞에서는 뭔 말을 못하겠네


김여주
근데,


김여주
근데, 너가 없어서 조금 아쉬웠던 거 같기도..


한동민
?


김여주
너도 있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고..(웅얼)

나는 다 기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한동민
…

부스럭.-

동민은 잠시 가방을 찾더니 이내 무언가를 가져온다.



한동민
야, 눈 감아 봐


김여주
?

여주는 순순히 눈을 감았다.

‘뭐지‘

‘갑자기 눈은 왜..’


김여주
이제 떠도 돼?


김여주
응?


김여주
떠도 되냐고..!

…

묵묵부답인 동민에 괜히 불안해졌다.

이걸 떠야하나..

“톡톡.-”

그때 손가락 하나가 내 어깨를 두들겼다.

”워어-!“


김여주
아악!!


김여주
ㄲ..깜짝아!!!


한동민
ㅋㅋㅋㅋ


한동민
어때, 놀랐어?

동민은 벗은 가면 뒤로 실실 웃음을 터트렸다.


김여주
아, 진짜;;


김여주
이건 어디서 가져온거야..;;


한동민
귀신의 집 부스하던 후배한테 받았어


김여주
…어쩐지, 익숙하더라 (중얼)

한동민한테 또 당했네.. 진짜..



한동민
너네 귀신의 집도 갔어?


김여주
당연하지, 뽕 뽑아야 되잖아~


김여주
여기 있는 부스 다 돌았을걸?


한동민
…아~


한동민
미술부도 갔겠네


김여주
어?


김여주
어떻게..?


한동민
얼굴에 왕점이 하나 생겼길래


김여주
와..왕..점..?!?!


한동민
페이스페인팅이었구나?

동민은 자신의 볼을 톡톡 건드리며 쿡쿡 웃음을 참았다.


김여주
야!! 이게 어딜 봐서 왕 점이야!!!?


김여주
하트거든?! 하트!!!!

여주는 동민의 도발에 울컥 짜증이 몰려왔다.

아니 이게 어딜 봐서 왕점인데;;



한동민
ㅋㅋㅋㅋㅋㅋㅋ


김여주
…


김여주
…야, 이리와.

비장해진 여주는 동민에게 다가섰다.


한동민
..?


김여주
페이스페인팅이 뭔지 보여줄게.

…

결국, 둘의 얼굴은 낙서 한바탕이 되었다.

한동민 성격상 당하기만 하지 않았다.

김여주가 반발해 오니 절대 져주지 않고 이판사판이라듯 달려들었다.

둘다 영 유치하기 짝이없다.

드륵.-


김동현
둘이 뭐하냐..

옆반에서 가방을 챙겨 나온 동현은 둘이 나올 기미가 보이지 않자 교실 안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펼쳐진 광경이 차마 어이가 없을 노릇


김여주
…


한동민
…쟤가 먼저 했어


김여주
누가 먼저 놀래키래.-


김동현
…


김동현
…몇 살이냐 둘다,,


김여주
…


한동민
…

서로의 눈이 마주쳤다.


김여주
…


김여주
…ㅋㅋㅋㅋ


한동민
…ㅋㅋㅋㅋ

서로의 얼굴을 보니 웃음이 터졌다.

이러고 집에 가야 된다는 생각은 못했는지

“야, 우리 따로 가자”


김여주
?


한동민
뭐가


김동현
쪽팔려 둘다

어쩐지 시선을 한번에 받는 얼굴들이 두명이니 이목이 집중될 수 밖에 없었다.



김동현
야, 난 일행 아니다?


한동민
의리 없네 저거;

그렇게 쌩 까버리는 동현의 빠른 발걸음에 빈정거렸다.


김여주
ㅋㅋㅋㅋ


한동민
..그만 웃어


김여주
…그치만 너무 웃기게 생겼어..ㅋㅋㅋ


한동민
…너도 피차일반이야


김여주
..ㅋㅋ..

어쩐지, 조금 편해졌다.

한동민이랑 단 둘이 있는 지금이 불안하지 않았다.

그날 이후 얼굴 보기도 어색해 죽는 줄 알았는데

또 실없는 장난 탓에 금방 적응해버렸다.

이대로 지금처럼만

네가 내 옆에 있는 게 당연해지게

…

..

.





“와, 미친…”


김동현
이게 되네..


김여주
?


한동민
뭔데


김동현
이번에 서바이벌 오디션 뽑길래, 서류 넣어봤는데


김동현
이게 뽑히네?


김여주
뭐야, 오디션!?


한동민
네가 웬일이냐, 그런 걸 다..


김동현
…어, 근데


김동현
그게 내가 아니야


김여주
응?


한동민
?

동현은 영상 하나를 보여주며 말했다.


김동현
당연히 너 이름으로 넣었지

동현이 보인 영상은 축제때 한동민의 공연이었다.

너무 당당한 태도에 동민은 잠시 말을 잃었다.


한동민
…뭐?


김여주
아.. 그래서 그때 영상 찍으라고 했구나

여주는 그제야 동현의 의도를 깨달았다.



김동현
장난 반 진심 반으로 넣었는데


김동현
진짜 될 줄 몰랐지


한동민
…하?


한동민
지금 그걸 말이라고;;


김동현
이참에 나가보자


김동현
우승할지 누가 알겠냐


김여주
뭐야 한똥민 가수되는거야..!?


한동민
아니..;;


한동민
시발, …널 어디서부터 조져야되지?


김동현
아, 아니 잠깐만


김동현
진짜로


김동현
생각해봐, 너 졸업해서 뭐 할거 있어?


김동현
이거라도 해서 얼굴 알리면 어? 인플루언서라도 할 수 있


한동민
인플루언서 이지랄;


한동민
누가 한대?


김동현
..크흠


김여주
그래도 아깝다..


김여주
서류까지 붙은 거 아니야?


김동현
이제 최종 면접만 붙으면 끝이지


김여주
와.. 그럼 tv나오는거야!?


김동현
그래! 그렇다니깐~


김여주
우와, 유명인 되는거네!


김동현
그치~


한동민
…

이것들이 짜고 치나..

뭔 오디션이야..;;

고작 학교에서 축제 공연 하나 한거 가지고 합격인데..;;



한동민
암튼, 난 안 해.


김여주
뭐? 왜~!


김동현
이거 붙는 게 얼마나 어려운ㄷ


한동민
됐고,


한동민
난 안 나간다고.

탁.-

동민은 단호하게 자리를 떠났다.



김동현
…허어,,


김동현
하면 잘 할 것 같은데..


김여주
…




“음악 좋아하는 거 아니였어?”


한동민
?


한동민
뭐야, 언제 따라왔어


김여주
방금ㅎㅎ


한동민
…


한동민
…발도 빠르다


김여주
근데 진짜 안 해?


한동민
…뭘


김여주
오디션


김여주
너라면 잘 할 것 같은데


한동민
…


한동민
그거 해서 뭐해..-


김여주
음악 좋아하잖아


김여주
집에서도 작사 작곡을 취미로 하는 게~


한동민
…취미니까


김여주
재능이기도 하지


한동민
…아 진짜;


한동민
또 돼도 않는 비행기 태울 생각이면 관 둬라


김여주
비행기 아닌데-3-


김여주
너는 잘한다 잘한다 하면 의심부터 하더라


김여주
경계심 많은 고양이야, 아주.


한동민
뭔.. 고양이..;;


김여주
난 거짓말 안 하는데


김여주
너한테 한 말 다 진심이었다고..-


김여주
잘하는 걸 잘한다 하지, 뭐라해?


한동민
…

어쩌면 두려운 걸지도 모르겠다.

새로운 시작이

내게 다가올 변환점을 스스로 감당할 수 없을까봐

옳은 길이라 믿었던 곳에서 넘어져보니 너무나도 쉽게

한줌에 사라진 모래알처럼 잃어버린 것에 처참히 무너졌다.

내게 좌절과 절망감을 남기고 스스로 일어섰을 때에 남겨진 건 끊어진 동아줄이었다.

잡으면 떨어진다는 걸 알면서도 내게 내려온 동아줄

한때는 그마저도 잡고 싶었다.

살기 위해 발악하듯 손을 뻗었다.

잡았다고 착각이 들면 하늘은 비웃듯 날 밧줄과 함께 떨어뜨렸다.

나는 떨어진 곳에서 굶주린 호랑이의 먹잇감이 되었다.

뜯겨나간 살점에 얻은 교훈은 내게 주어진 한계점.

결국 내 욕심이 불러 온 결과였다.

알면서도 꾸역꾸역 썩은 동아줄을 잡은 내 잘못.

그날 내가 배운 건 현실이었다.

그런데

어느날 얄궂은 하늘이 내게 새로운 동아줄을 내렸다.

잡으면 떨어질까, 알 수 없는 새로운 밧줄이 시야에서 대롱거렸다.

이미 떨어진 경험은 망설임이 됐다.

놓인 새로운 동아줄 앞에 겁먹은 나 자신이 있었다.



한동민
내가 잘하는 지 네가 어떻게 알아


김여주
야


김여주
나도 눈도 있고 귀도 있다?


한동민
..뭐?


김여주
누가 뭐래도 네 1호 팬이라고


한동민
뭐라는거야..


김여주
네 실력에 의심하지 않는단 말이야


한동민
…

네가 뭔데..

무슨 근거로 날 믿겠다는 거야..

나도 날 못 믿겠는데

네가 뭐길래


김여주
난 거짓말 못 해


김여주
난 거짓말 알러지 있어. 거짓말을 하면 막 속이 울렁거리고 몸 속이 개미가 기어다니는 것 같아. 어? 또 그리고••• (주절주절)


한동민
…


한동민
…하ㅋㅋ

웃음이 터졌다.

네 앞에서 내 의심은 별거 아닌 것 처럼 사라진다.

저 되도 않는 얘기에 어이없이 잊게 된다.

무대포 같은 확신에 등이 떠밀렸다.

동아줄에 매달려 내게 손을 뻗고 있던 건 너였나

관망하며 동아줄을 의심할 때 너가 먼저 내게 손을 건넸다.

어쩌면 내가 잡은 건 네 손이었을지 모르겠다.



김여주
그러니까 내 말은!

‘덥썩‘

동민은 여주의 한 손을 덥썩 잡았다.


김여주
…어?

순간 할말을 잃은 여주의 얼굴은 놀란 기색이다.


김여주
ㅅ..손은 왜

횡설수설 말 조차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한동민이 갑자기 왜 이러지, 손은 왜? 갑자기?


한동민
싫어?


김여주
어?


한동민
거짓말 못 한다며


김여주
…ㅇ..어, 어..?


김여주
…좋아(?)

좋아? 뭐 좋아??? 아니 나 무슨 말을 하는 거지

순간 언어가 퇴화된 기분이다.

무슨 말을 하려고 했던 것 같은데 그새 잊고 잡힌 손에 정신이 팔렸다.

잡힌 손에 또 싫다곤 대답은 못하고

방금 한 말을 주워담을 수 없는 노릇이니

한동민이 이걸 노렸나

머리 잘 굴리는 이 녀석이라면 금세 새로운 변수를 떠올렸겠지


김여주
…

묵언수행하듯 얌전히 다물어진 입에 바짝 입이 말랐다.

차마 얼굴을 들 수가 없이 고개만 푹 내려간다.

이미 얼굴은 터지기 일보직전


한동민
…


한동민
…곧 종친다

동민은 잡은 여주의 손을 끌고 교실로 향했다.

터벅터벅 걸어가는 와중에

이게 뭐라고

떨리는지 모르겠다.

티를 안 내고 싶었지만, 의지와 상관없이 꿈틀거리는 손끝에 괜히 자존심 상했다.

한 손에 잡히는 작은 손이 한숨에 부서질까 겁이 나면서도 놓을 순 없었다.

…

..

.





-


-


…

다음화에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