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nicomio
Episodio: 10


황민현은 그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요즘도 취미가 같은지 등의 일상적인 얘기들을 하던 중 내가 물었다.


옹 성우
"연애는? 사귀는 사람없냐?"


황 민현
"있겠냐?"


옹 성우
"하긴, 전부터 연애에 관심없었지."


황 민현
"그냥 난 바뀐 거 하나없이 똑같이 지냈어. 4년이라고 해도 금방금방 지나가더라."


옹 성우
"그렇냐? 후으, 이제 좀 졸리다. 몇 시야?"


황 민현
"열두 시."


옹 성우
"시간도 안 보고 살았더니 시간도, 날짜도 다 개념이 없어진 것 같다. 하하.. 지금 몇 월 몇 일이냐?"


황 민현
"..2019년 1월 17일 목요일."

멋쩍게 웃어보이는 날 가만히 보더니, 살벌하게 물어오는 황민현이다.


황 민현
"야, 정신병원 이름이랑 그 새끼 이름 뭐야-"


옹 성우
"..왜? 설마 찾아가려는 거 아니지?"


황 민현
"맞으니까 빨리 말해."


옹 성우
"그랬다가 너까지 나처럼 되면..!"


황 민현
"안 그럴테니까, 얼른 말하라고."


옹 성우
"..너원 정신병원, 걔 이름은 강다니엘."


황 민현
"그럼 갔다올테니까 가만히 여기있어."


옹 성우
"..같이 가."


황 민현
"넌 무서울 거 아니야, 거기. 감금당하듯 있던 곳에 굳이 뭐하러 가-"


옹 성우
"너랑 가는 거잖아, 괜찮아. 가자."


황 민현
"그럼.. 못 있겠다 싶을 때에 혼자 먼저 나가."


옹 성우
"알았어, 가자."


정신병원에 도착해, 몇 없는 접수대로 향했다. 솔직히 안 두렵다면 거짓말이겠지만, 듬직하고 든든한 황민현이 옆에 있으니 꽤 덜하다.

"무슨 일로 오셨죠?"라며 묻는 간호사에게, 황민현이 거칠게 말했다.


황 민현
"강다니엘 데려와."

꽤.. 많이 화난 듯하다. 그렇게 몇 분이 지났을까, 강다니엘이 우리쪽으로 왔고, 황민현은 나를 뒤로 감췄다.


강 다니엘
"무슨 일로 저를 찾으셨죠?"


황 민현
"강다니엘?"


강 다니엘
"네, 맞는데 누구신ㅈ.."

"퍽-", 저의 가슴팍을 세게 친 황민현에, 저는 날아가듯 바닥에 떨어졌다. 넥타이를 거칠게 고쳐 매더니, 인상을 찌푸리고 황민현의 멱살을 잡는다.


강 다니엘
"나 아나? 왜 갑자기 사람을 치는데, 미친 기가?"

황민현은 어이없다는 듯 피식 웃으며, 자신의 멱살을 잡은 강다니엘의 손을 뿌리치고 말한다.


황 민현
"멀쩡한 사람을 4년이나 정신병원에 가둬두는 건 미친게 아니고?"

그 말에 흠칫하더니, 황민현의 얼굴을 세게 치는 저다. 그제서야 내가 보인 건지, 나에게 다가와 내 목을 세게 잡는다.


옹 성우
"..!"


황 민현
"야, 안 놔? 이 개새끼ㄱ.."


강 다니엘
"옹성우 죽는 꼴이 보고 싶은 거면 움직이고- 아니면 닥치고 가만히 있으라."


황 민현
".."


옹 성우
"나한테.. 윽, 왜 이래.."


강 다니엘
"그러게 왜 도망을 치는데? 도망쳐놓고 다시 제 발로 들어오는 건 뭔 심보가?"


강 다니엘
"더 빡세게 관리해 달라는 거가?"

나의 목을 천천히 풀어주더니, 내 손을 꽉 잡고 말한다.


강 다니엘
"다시 가야제, 형 병실."

이제 더 이상 저에게 당하는 내가 아니란 걸 보여주기 위해, 용기를 냈다.


옹 성우
"..내가 뭘 너한테 그렇게 잘못했는데 사람 인생을 좆되게 만들어놓고도 이 지랄이야-"

용기를 내는게 어쩌면 당연하다. 내가 저를 왜 무서워해야 해, 난 당당해야 돼.


옹 성우
"사람 인생 망치는 거 취미 아니면, 나 좀 내버려둬. 이 쯤이면 됐잖아. 4년동안 사람 가둬뒀으면, 그랬으면 됐잖아."

나는 잘못이 없으니까.


강 다니엘
"..아.. 아아.. 형, 내 얘기 한 번만 들어줘. 미안해.. 나도 내가 잘못한 거 알아, 얘기만 들어주라."


옹 성우
"안 받아줄 거니까 그만해. 너도 내 얘기 안 들어줬잖아. 안 그래? 나가게 해달란 얘기하면 며칠동안 밥이고 물이고 주지도 않고."


옹 성우
"넌 앞으로도 후회하고 슬퍼하고 미안해하면서 죄책감에 찌들어 살아. 그게 맞는 거야."

내 말에, 나를 슬프게 응시하다가 이내 눈물을 흘리는 저다. 4년동안 한 번도 보지 못한 저의 눈물이었지만, 내가 저 때문에 얼마나 많이 울었는데 저런다고 봐줄리가 없다.

황민현은 강다니엘에게 조곤조곤 욕을 하고는, 내 손을 잡아 병원 밖으로 향했다.



황 민현
"..옹성우. 이제 넌 자유롭고, 아무도 널 감시하지도 않아. 그러니까 너 하고 싶은대로 해."

그 한 마디가 나를 눈물 흘리게 했다. 잘 안 우는 내가 울어서인지 조금 놀란 황민현이 금방 날 꽉 안아주었다.


황 민현
"괜찮아, 뚝."



황 민현
"무서워하지도, 두려워하지도 마. 네가 잘못한 건 하나도 없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