光の水滴
04_内面_上へ



정예린
..다녀오겠습니다


정예린
...하아

드륵 -


정예린
안냥~~

짧은 한숨에 신세한탄과 각오를 담고 내쉰다.

그리고 본격적인 밝은 척 시작.


정은비
옌니 앙농~


황은비
ㅎ2!


정예린
투은비 앙냥~


최유나
예리니다아아아아


김예원
안녕 부반장~ㅋㅋ


정예린
앙농앙농~ㅋㅋㅋ


정예린
소정인?


정은비
몰라? 아직 안 왔어

타악 - !!


김소정
헤엑..헤에에엑.....


정예린
음....지금 모습을 보아하니 그대는 늦잠을 자고 뛰어온 것이로군


김예원
ㅋㅋㅋㅋㅋㅋ


김소정
예..정확하십니다..ㅋㅋㅋㅋ


여자친구
ㅋㅋㅋㅋㅋㅋ


김예원
수업 시작하겠다ㅋㅋ


정예린
그러네..자리로 가자

*

항상 느끼는 거지만, 이렇게 힘들어하면서 도대체 무슨 정신으로 학교 수업을 듣고 학원을 다니는지 모르겠다.

하루가 다 지나고, 슬픔이 시작하기 전 창문 앞에서 내쉬는 한숨.

슬픔과 외로움, 괴로움을 계속해서 눌러담는다.

눌러담다가, 더이상 눌러담을 수 없을 때 공간을 더 만들기 위해 하는 것이 한숨을 내쉬는 것이다.

그러다 한숨만으론 더 눌러담지 못하겠을 때 자해를 한다.

ㅡ쉬는시간

수학실 앞..


김소정
학교 창문 방충망에 구멍 뚫림...


정은비
...무쓸모다


최유나
ㅋㅋㅋㅋㅋㅋ

아....

창문을 보니 충동적으로 뛰어내리고 싶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꽉 채운다.

사실 어젯밤, 커터칼을 쥐었는데..

근데도 이렇게 충동적으로 끝내고 싶단 생각이 들다니..


정예린
...ㅎㅏ.......

후.. 한숨 새어나올 뻔 했네

*


정예린
학교 끝...


김예원
옌니 낼봐~~


황은비
빠빠~


최유나
정은비! 가자! 예리니 앙농~~


정은비
안녕 내일 봐~


김소정
야 같이가!!! 예린 빠이~


정예린
안녕~~ㅎㅎ

.....


정예린
학원 가야지...


정예린
어? 커터칼이네


정예린
.....아니야, 할꺼면 집에 가서.


정예린
오늘 왜 이러지, 진짜...

또 충동적 욕구가 차올랐다.


정예린
교탁에 올려놓고 빨리 가야지..

타다닥 -

이 길을,

남들은 다 누군가와 같이 걷는 길을,

나혼자 걷는다.

차라리....이렇게라도 혼자 있는게 편하긴 하지

근데 왜 괜히 서글퍼지냐..ㅋㅋ

...난 쓸모있는 사람일까..?

난...살 가치가 있는 사람일까..?

나..왜 살지?

왜 이렇게까지 발버둥쳐가면서..

왜....도대체 왜..?

내가 죽어도...슬퍼할 사람이 있기나 할까..?

.....글쎄

5명은 긴가민가 하지만..,

그 5명 빼곤 다 슬퍼하지 않을 것 같네

5명한테도 난 걸림돌이겠지...

내가 없어지면...,

더 잘 어울리겠지...

이럴바엔 그냥 죽는게 나은데..

학교 옥상도 잠겨있고, 학원 옥상도 그렇고,

도서관 옥상은 아예 죽질 못하게 거의 벽을 만들어놨는데...

마땅한 데 없나...

수면제 사기도 뭐한데... 또 집착할 거 뻔해...

그렇다고 커터칼로 죽기엔 내가 웬만큼 못 그을 것 같고

한강에 빠져죽기엔 집착 때문에 못 가는데...

하...씨.....


정예린
(중얼) 세상 참... 뭐같네 진짜

사람을 이렇게 힘들게 하냐..

낭떠러지에서 옷 끝자락을 붙잡고 있는데 이건 살라는 것도, 죽으라는 것도 아니잖아..

낭떠러지는 끝도 없어서 땅에 부딪혀 죽든 다시 올라오든.. 그런 것도 못하는데

진짜....잔인하다


정예린
(중얼)짜증나...


정예린
후우...

진짜 딱 하루만, 나혼자만의 하루를 보낼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그냥...스트레스성 과로로 쓰러져서...

다신 깨어나지 않았음 좋겠다..

음..그래도 유서는 써야지

....나중에 쓰자, 어짜피 맘대로 죽지도 못하는거.

어짜피 쓸데없이 질길듯한 생명인거.



정예린
와...하늘 진짜 맑다

나도...저 하늘처럼 맑고싶다.

나도...저 하늘처럼 밝고싶다

척이 아니라, 진심으로 밝아보고 싶다.

저 하늘만큼만...아니, 저 하늘의 10분의 1만큼만...

진심으로 밝을 수 있다면,

진심으로 맑을 수 있다면,

진심으로 웃을 수 있다면,

그럼 진짜 좋겠다..

한번만....그랬으면 좋겠다

근데 난...아니야,

이렇게 끝이 매일 부정적인 것도 싫어.. 지쳤어

....아리..보고싶다

팁 들어가야지


셀레나(정예린)
#아리야?


아이리스
#셀리!!!


아이리스
#동접이다ㅎㅎ


셀레나(정예린)
#오옹 뭔가 죠아ㅋㅋㅋ


아이리스
#근데 왤케 일찍 왔데?


셀레나(정예린)
#구냥ㅎㅎ


아이리스
#ㅋㅋㅋㅋ


셀레나(정예린)
#있지, 너도 자해한 적 있어?


아이리스
#당연히 있지


아이리스
#왜...무슨 일 있었어?


셀레나(정예린)
#그냥...나 어제 자해했는데 오늘 막 이상했어


아이리스
#...음? 뭐가 이상했는데?


셀레나(정예린)
#막...창문보면 뛰어내리고 싶단 생각이 들고, 커터칼 보면 손목 긋고싶단 생각이 들었어


셀레나(정예린)
#그것도 이성 하나도 안 거치고 그냥 충동적으로.


아이리스
#아....힘들지?


셀레나(정예린)
#..어?


아이리스
#충동적으로 그런 생각이 들면...어제의 자해는 네 맘 속에 응어리들 중 하나도 없애지 못한거야


아이리스
#그만큼 넌 상처가 많고 깊어서, 잘 없어지지 않는 다는 뜻이겠지


정예린
하아....

한숨부터 나왔지만, 막을 이유도 막고싶지도 않았기에 그냥 내보냈다.

아리가 해주는 한마디 한마디가 나를 공감해주고 다독여주는 게 느껴져서..마음이 벅차기 시작했다.

위로, 고마움, 미안함과 이름 모를 감정들이 마구 뒤섞여 내 가슴을 채웠다.

하지만 이름 모를 감정들은..결코 나쁜 기분이 아니였다.


아이리스
#사람 마음은 갑각류같다?


셀레나(정예린)
#갑각류..?


아이리스
#응. 갑각류는 성장할 때 딱딱한 허물을 벗고 가장 약한 모습일 때 성장을 한데


아이리스
#사람 마음도 똑같아. 가장 약해져있고 다치기 쉬울 때 성장하지.


아이리스
#너는 그냥 지금 성장하고 있는 거일 뿐이야


아이리스
#다만, 그 다치기 쉬운 시기에 여기저기 부딪히고, 찔려버린 거야


아이리스
#그 상처들을 치유하려, 고통을 없애려 끝낼 생각을 하는거야


아이리스
#근데, 죽으면 느끼질 못해서 고통은 없어지겠지만, 상처가 낫지는 않아


아이리스
#그게, 내가 너의 죽음을 막는 이유고 네가 쉽게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일꺼야


셀레나(정예린)
#고마워


셀레나(정예린)
#좀 더.... 살아볼께


아이리스
#응..ㅎㅎ 좋은 선택이야. 고마워 더 살아보려 해줘서


셀레나(정예린)
#아냐..내가 고맙지..사랑해♡


아이리스
#나둥♡ 언제든 고민 털어놓고 싶을 때 말해!


셀레나(정예린)
#응..ㅎㅎ


정예린
ㅇ..어..?

정신 차려보니, 내 얼굴에는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이때 알았다.

아, 난 위로가 필요했구나

이렇게 절실히도...위로가 필요했었구나...

[04_내면_위로] th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