信任(信任)の結果
第85話「やめましょう…」


그렇게 길고도 짧은 밤이 지났다.

그리고 아침이 밝았다.


성재
으음_


민혁
전하. 일어나셨습니까?


성재
어...아..맞다..


성재
어젯밤에...하아...


성재
그거 꿈 아니었죠?


민혁
네. 꿈 아니에요.

성재는 부시시한 눈을 비비며 일어났다.


성재
아.. 미안해요.


성재
내가 어젯밤에는 너무 정신이 없어서...


성재
나 때문에 한숨도 못잤겠네요...


성재
얼른 가서 자요.


성재
너무 애같이 굴었네요 ㅎㅎ


민혁
ㅎㅎ 괜찮습니다.


민혁
앞으로도 더 아이같이 굴어주십시오.


민혁
아직 '아이' 이시니까요..


성재
...


성재
성인은 아니지만..아이도 아니죠


민혁
...


민혁
손부터 치료받으러 갈까요?


성재
네 ㅎㅎ

성재가 손을 치료받고 어의 곁에 있을 동안 민혁은 자객의 시체들을 치우고 피곤하지 않을 정도만 잤다.

계절은 어느새 겨울에 들어섰고 눈이 내릴 것만 같이 추운 날이었다.

"안에 계십니까?!"


민혁
어?


민혁
제가 나가볼게요.

철컥


민혁
누구십니까?

"금부도사 왕가 방연입니다."


민혁
여기까진 무슨 일이십니까?

"......"

"죄송합니다..."

"정말..죄송합니다..."


민혁
?


민혁
서..설마...

금부도사는 흰 천으로 덮인 상자 하나를 내왔다.


민혁
그 안에 든 것이..

"전하의 명입니다."


민혁
하아...


민혁
아..안됩니다..


민혁
절대.. 안됩니다.

"죄인 성재는 나와 사약을 받으라!"


성재
...


민혁
절대..절대 안됩니다.


민혁
허나 그 전에 제 목부터 따셔야 할 겁니다.


민혁
한번... 해보시지요?


성재
무사님.


민혁
저..전하?

성재는 큰 한숨을 쉬더니 말했다.



성재
이제 그만할래요.

성재는 터벅터벅 걸어나와 사약이 놓인 그릇 앞에 꿇어앉았다.


민혁
전하! 안됩니다..

관군들은 뛰쳐가려는 민혁의 두 팔과 다리를 잡아 움직이지 못하게 했다.


민혁
아..안돼..


성재
이제 살 의미도 없고 이유도 없잖아요.


성재
이제...


성재
그만할래요.


민혁
전하..제발..


성재
무사님.


성재
그동안 많이 고마웠어요.


성재
무사님 덕분에 나 여기까지 버틴거에요.


성재
나 하는것도 없고


성재
더 살아봤자 민폐만 끼칠거에요.


성재
여기서 그만하는게 맞아요.


민혁
아..아....아.. 제발..

성재가 그릇에 손을 가져간 순간




성재
어?


성재
눈이다..


성재
첫눈..


성재
예쁘네.

눈은 갑자기 오기 시작했음에도 정말 펑펑 내렸다.

커다란 눈송이는 성재의 머리카락에도,

민혁의 뜨거운 눈물에도 내렸다.

성재는 피식 웃더니 사약을 입에 가져다 댔다.


민혁
아..안돼! 안돼!!

민혁은 양팔이 잡힌 채로 어떻게든 빠져나가려고 버둥대며 절규했다.


성재
커헉_큽_

몇모금 마시지도 않아 성재의 입에서 피가 쏟아져 나왔다.

그리고 이어 눈에서도 코에서도 귀에서도 피가 흘러나왔다.

성재는 맥없이 풀썩 쓰러졌다.


민혁
안돼!!


성재
'흐릿해져가는 시야에 무사님이 보인다..'


성재
'목소리도..들린다.'


성재
'점점 숨쉬기가 힘들어..'


성재
'무서워...'


성재
'살고싶어!'


성재
'삶에 미련따위 없을 줄 알았는데..'


성재
'살고싶다...살고싶어.'


성재
'지금이라도 살려달라 외쳐볼까?'


성재
'언제든 달려와 날 살려줄 것 같은...데...'


성재
'아..틀린 것 같다...'


성재
'목소리를 낼 힘조차 나지 않고'


성재
'눈꺼풀을 들어올리는 것조차 힘들다.'


성재
'아...아..아...'


성재
'이제 정말..'


성재
'죽는구나...'

마지막까지 성재의 귓가에는 민혁의 울음섞인 절규가 맴돌았다.

신유년 열한번째 달 일흐레 (1457년 11월 7일)

16살의 어린 나이의 비극적이던 아이의 삶이 비극적인 끝을 맞았다.

모든 이야기는 역사적 사실에 허구를 얹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