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ững bước chân của một tâm hồn tan vỡ

01. Phát hiện bất thường (1)

낯선 천장이다.



눈을 뜨자마자 시야로 들어온 것은 새하얀 천장이었다. 눈알만 옆으로 스르륵 굴리니 기억 속에는 없는 장소였다. 침대는 내가 누워있는 곳 말고 일곱 개 정도 더 있었으며 방 전체는 하얗다. 내 옆에는 대롱대롱 매달린 수액이 액체를 똑똑 떨어뜨리고 있었으며, 누군가가 내 옆을 지키고 있었는지 겉옷과 가방이 보조 의자에 올려져 있었다.

한참을 눈알만 굴려대고 멍하니 눈을 끔벅거리고 나서야 정신이 팍 들었다.



아, 여기 입원실이구나.



어...



나 혼나나?


"얘가 겁도 없이! 못살아, 정말!"


그리고 예상과 같이 엄마한테 혼났다. 사유는 겁도 없이 나무에 올라갔다가 떨어져서.

아, 기억난다. 학교에서 애들이랑 농구를 하다가 공이 나무에 걸렸었는데, 그거를 빼내 오겠다고 호언장담을 하며 나무에 올라갔었다.

사실 직접 올라갈 생각은 없었는데 친구의 '쫄?'이라는 한마디에 욱해서 뒤도 돌아보지 않으며 올라가 버렸고, 순조롭게 나무 위로 올라간 나는 농구공을 빼내는데 성공했기는 했다. 근데 무사히 내려왔다면 지금 나는 여기 누워있지 않았겠지.

담장 위로 걸어가던 까만 고양이를 쳐다보며 내려가다가 발을 삐끗해 나무 위에서 떨어졌다. 그리고 그 뒤 기억이 없다.

그래, 그 고양이 꽤 귀여웠는데. 새까만 털에 연녹색 눈을 한 그 네로가 동아리 후배와 꽤 닮았다는 생각이 들어 나무에서 내려가는 것에 집중 안 하고 딴 곳을 쳐다보다 생긴 사달이었다.

천만다행으로 찰과상과 약간의 뇌진탕으로 끝났다고 한다. 중간에 떨어지면서 가지에 걸려 충격이 완화되었다고. 뼈가 안 부러진 게 기적이라나.

경과를 지켜보기 위해 며칠 더 입원하기로 했다. 아무래도 머리를 세게 부딪혀서 그런 것 같았는데, 어지럽다거나 속이 울렁거리는 등의 증상이 있으면 바로 호출 벨을 누르라는 설명을 들으며 나는 얌전히 고개를 끄덕였다. 원래 의사와 간호사 말 잘 들어서 안 좋을 거 하나 없다.

시간을 보니 꽤 늦은 저녁이었는데, 내가 깨어나지 못하고 있으니까 학교 친구들은 면회를 오지 못한 것 같았다. 면회 온 부모님과 동생이 돌아가고 커튼을 친 후 침대에 다시 드러누웠다. 그리고 병원 밥은 예상과 같이 맛이 없었다. 국도 반찬도 전부 간이 밍밍하다. 당연하다. 환자식은 보통 저염식이니까.



"아, 냉면 먹고 싶다."



퇴원하면 도은호 데리고 면옥 가서 평양냉면 한 그릇 먹어야지. 날도 슬슬 더워지고 있으니 딱 좋다.

근데 걔는 아주 높은 확률로 바지락 칼국수 먹자고 할 것 같은데, 뭔 전생에 바지락 못 깨먹어서 한 맺힌 해달이 '다음 생 만큼은 바지락을 가득 먹고 말 거야!'라는 다짐을 안고 인간 세계로 뛰어들어 환생이라도 한 건지. 걘 정말 바지락 칼국수에 미쳐있었다.

여름인데 그렇게 뜨거운 걸 끝없이 먹다니, 덥지도 않나? 물론 은호가 옆에 있었다면 이열치열이라던가 국물이 시원하고 끝내준다던가 이런 말을 했겠지만 안타깝지 않게도 녀석은 내 옆에 없었다.

환자인거 들먹이며 냉면 먹자고 끌고 가야지. 나는 히죽거리며 잠에 들었다.



'냉면에 고춧가루 뿌려 먹어야지... 아, 그러고 보니 떡볶이는 고추장보다 고춧가루를 넣어야 맛있다던데. 아, 우리 학교 근처 분식집에 소떡소떡 맛있는데. 근데 소떡소떡은 소시지랑 떡이잖아. 그럼 핫도그는 소빵소빵이 될 수 있는 거 아닐까?'


자리에 눈 감고 이런 저런 생각 회로를 돌리고 있으니 여느 때와 다름 없이 까무룩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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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나는 꿈을 꾸었다. 마치 SF 영화에나 나올 것 같은 사이버 펑크스러운 도시에서 나는 끊임없이 달리고, 춤을 추며, 노래를 불렀다. 꿈속의 나는 굉장히 빨랐다. 내가 달려간 곳은 네온 빛의 잔상이 남았는데, 그것이 마치 내가 빛의 속도로 움직이는 듯한 느낌을 물씬 들게 했다.

깜깜한 하늘 아래 건물과 가로등의 불빛이 태양이라도 된 듯 도시를 밝히고 있었다. 자동차와 지하철이 빛과 함께 바람을 흩뿌리며 빠르게 지나갔고, 나는 위험을 까맣게 잊어버린 것처럼 아무렇지 않게 그 사이를 마구 뛰어다녔다. 기차가 빠르게 지나가는 철도 사이에 앉아 노래를 부르거나 누워 도시의 네온사인에 삼켜져 모습을 감춰버린 별을 찾기 위해 검은 하늘을 눈에 담기도 했고, 파쿠르 선수라도 된 것 처럼 건물 사이사이를 뛰어다니거나, 무용을 하며 도로 한가운데를 여유롭게 지나가기도 했다.

나는 아무런 눈치도 보지 않고 자유로움이라는 경기장에 몸을 던진 자신감 넘치는 국가대표와 같았다. 상식이라는 제약을 풀어 하고 싶은 대로 마구 몸을 움직이고 있자니, 가슴이 벅차오르며 가슴 속 깊은 곳에서 해방감이 터져 나와 머릿속이 굉장히 상쾌했다. 마지막 스텝을 밟으며 빙글, 몸을 돌리자 저 앞에서 갑자기 망가진 컴퓨터 화면처럼 허공이 갈라지며 그 사이에서 무언가 쨍그랑, 떨어져 내렸다.

저게 뭐지? 동전? 의아함에 고개를 갸웃거리며 그것을 주워들었다.



'HELLO'



나는 꿈에서 깨어났다. 형광만이 어둠을 밝히던 꿈속 세상과 달리 밝은 태양 빛이 내 눈을 간질였다. 

병원에서 맞이하는 첫 번째 아침은 누구나 예상 가능할 정도로 별거 없었다. 삼삼한 맛의 밥을 먹고, 처방된 항생제 같은 약을 먹고 낮잠도 자고, 휴대폰을 만지작거리고.

나는 옆으로 누워서 드레싱 한 팔뚝을 가볍게 톡톡 두드려보았다. 찢어진 상처는 열흘 정도 후에 실밥을 풀 예정이니 격하게 움직이거나 힘을 쓰지 말라고 한다. 당연히 운동은 삼가야겠고, 그럼 당분간 기타는 못 치는 건가? 그 정도는 살살 치면 괜찮을 거 같은데... 나중에 한 번 여쭤봐야겠다.

흉터 생기는 건 아니겠지? 팔뚝에 흉터가 있으면 여름에 반팔 입을 때 다 보일 텐데, 다 아물면 흉터 연고 하나 사야겠다. 마X카솔 사면 되려나? 음, 그냥 약사님한테 뭐 바르면 좋냐고 물어봐야지.

간식으로 먹으라고 부모님이 갖다준 쫀드기를 우물우물 먹으며 콩나물 무선 이어폰으로 노래를 듣고 있으려니 갑자기 휴대폰과 나 사이에 공간에 누군가의 얼굴이 불쑥 들이밀어졌다. 



"채봉구!"



심장에서 쿵 소리가 들리는 착각이 들 정도로 깜짝 놀라 소리를 지를 뻔하였으나, 여기는 8명이 함께 쓰는 입원실이라는 인식으로 간신이 비명을 목구멍 너머로 도로 집어넣는데 성공했다.



"형 놀랐어?"



낄낄거리며 웃고 있는 놈은 도은호였다. 노이즈 캔슬링 상태로 노래를 듣고 있었던지라 오는 소리를 듣지 못했던 것이다. 은호는 내 자리에 커튼을 걷곤 키득키득 웃고 있었다. 날 놀라게 한 것이 은호라는 인식이 머리 속에 박히자마자 눈을 가늘게 뜨며 귀에 있는 이어폰을 뺐다.

등짝이라도 한 대 쳐주고 싶었지만, 한 팔은 수액을 꽂고 있고 한 팔은 꿰맨 상태였던지라 그렇게 행동할 수 없었다.

뒤이어 노아 형과 예준이 형이 손을 흔들며 들어오고 있었고 하민이는 마지막에 들어와 병실 문을 닫고 있었다. 예준이 형이 다정한 어투로 내 안부를 물어왔다.



"몸은 좀 괜찮아?"

"노려보는 눈빛 보니까 멀쩡하다 못해 건강하네요."

"넌 좀 조용히 하고. 보다시피 살짝 찢어진 거만 빼면 멀쩡해요."



많이 다치지 않았다는 의미로 드레싱 한 팔을 흔들어 보였다. 우리의 만담에 피식 웃던 노아 형은 다 같이 돈 모아서 사 온 선물이라며 들고 있던 박스를 침대 옆 책상에 올려두었다.



"많이 안 다쳐서 다행이야."



오, 병 음료수 종합세트. 병문안 선물의 국룰이지.

안그래도 맛없는 병원 밥에 질렸던지라 아까 먹다 남은 쫀드기를 한입에 넣고 우물거리며 오렌지 주스를 하나 꺼내 들었다.



"고마어오. 자무으께."

"삼키고 말해."



박스에서 주스 병을 꺼내자마자 자연스럽게 내 손에 있던 오렌지 주스를 은호가 가져갔는데, 비닐 포장을 뜯고 뚜껑을 따서 다시 내 손에 쥐여줬다.

 나는 가볍게 '땡큐'라고 말하며 주스를 마셨다. 미지근했지만, 종일 삼삼한 밥만 먹던 내겐 초고속으로 혈당 스파이크를 날릴 것만 같은 자극적인 달콤함이었다.

주스를 쭉쭉 들이키고 있으니 주변을 둘러보던 예준이 형이 작은 목소리로 우리에게 소곤소곤 말을 전했다.



"다인실에서 떠들면 민폐니까, 휴게실로 가는 게 어때?"

"좋은 생각이야."

"찬성."



형 말대로 다 같이 쓰는 입원실이니 여기서 떠드는 건 예의가 아니었다. 빈 주스 병은 수액 걸이 받침대에 올려두고 드르륵 끌며 바깥으로 향했다. 은호가 내가 끌고 있는 수액 걸이는 빤히 쳐다보다 궁금한 것이 생겼는지 물었다.



"근데 외상에도 링거 맞아야 해?"

"몰라. 그냥 놔주시던데."

"어디서 들었는데, 수액 안 맞으면 입원 자체가 안 된다고 하더라고요."

"아하."



은호의 궁금증은 하민이가 해결해줬다.

복도를 거닐면서 작은 목소리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자니 금세 휴게실에 도착했다. 책장에 책도 있고, 의자랑 테이블도 놓여 있었다. 밥 다 먹고 식판 반납할 때 빼고는 나올 생각 없이 병실에서 커튼 치고 침대에 박혀있었던지라 이렇게 휴게실이 깔끔하게 잘 되어있는 줄 몰라서 감탄했다.



"휴게실 처음와봐."

"그럼 하루종일 뭐 했어? 안 답답해?"

"병실 침대에서 콩나물 끼고 유X브 봤는데."



주스병을 재활용 통에 넣으며 말하자 은호는 이해 못하는 얼굴로 고개를 기울였다. 파워 E 성향인 녀석은 이해 못하겠지만, 나는 안 나가고 침대에서 하루종일 뒹굴뒹굴할 수 있었다.

한 쪽은 소파, 중간은 테이블, 또 한 쪽은 의자인 곳에 가서 사이좋게 앉았다. 나는 소파가 좋아서 소파에 냉큼 앉자 노아 형이 내 옆에 앉았다. 건너편 의자에 예준이 형과 은호가 앉았는데, 한 명이 보이지 않았다. 물론 고개를 옆으로 돌리는 것으로 순식간에 찾아낼 수 있었지만.

하민이는 무슨 불만이라도 있는지 멀찌감치 떨어져선 뚱한 얼굴로 이쪽을 쳐다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