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없는 사이

14











테이블이 쿵 하고 울리는 소리에 정신이 번뜩 들었다

맞은편에는 태희가 짜증 섞인 얼굴로
나를 쏘아보고 있었다


“ 오늘따라 왜 그러냐? “

“ 아.. 혈당 스파이크 와서 피곤한가 봐 “


기껏 한다는 핑계가 혈당 스파이크였다

피곤함을 핑계 삼아 먼저 일어나자며 재촉하니
어리둥절한 얼굴로 나를 따라왔다









“ 피곤하다며, 웬 드라이브? ”

“ 바람도 좀 쐴 겸~ “


Gravatar


안전벨트를 매고 곧장 시동을 걸었다

목적지도 정하지 않고 냅다 고속도로 방향으로 달렸다

가고 싶은 곳 없냐는 물음에
너는 순박한 얼굴로 바다를 보고 싶다고 답했다

웃음이 픽 나왔다

갑자기 뜬금없는 곳을 가자고 해도
어디든 같이 가줄 것만 같은 그 모습이
내심 귀여워 보였다

한참 도로 위를 달리다 진득한 하품 소리가 났다

옆을 살짝 돌아보니
태희는 금방이라도 잠에 들 듯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 어우.. 니가 왜 아까 피곤하다고 했는지 알 것 같다 ”

“ 그치, 피곤하지? ”

“ 응… ”


Gravatar

“ 좀 자, 도착하면 깨워 줄게 “


절대 안 자겠다며 떵떵거릴 땐 언제고
의자까지 야무지게 뒤로 젖히고 푸지게 잠들었다

늦잠까지 자 놓고 뭐가 그렇게 피곤한 건지
차에 타자마자 잠든 태희가 나름 웃겼다

마음 같아서는 수면 시간이 거의 신생아급이라고
무지하게 놀리고 싶었지만
아기처럼 잠든 관계로 입꼬리를 씰룩거리며 웃음을 참았다









화장실도 들를 겸 잠시 휴게소로 빠졌다

급하게 주차를 마치고 화장실에 다녀오니
일어나 있을 줄 알았던 태희는
여태 곤히 잠들어 있었다


“ 얘는 이 날씨에 반팔만 딸랑 입고 나오냐.. ”


유난히 휑해 보이는 옷차림에
겉옷을 훌렁 벗어 잠든 몸 위로 덮어 주고 곧바로 출발했다

뻥 뚫린 고속도로를 쭉 달리다 부산 방향으로 빠졌다

나름 장거리 운전이었지만
도로에 차가 많이 없어서인지
예상했던 시간보다 더 일찍 도착할 수 있었다

그 시간 동안 태희는 단 한 번도 잠에서 깨지 않았다

주차를 끝내고 작은 어깨를 살살 흔들어
잠든 태희를 깨웠다

태희는 퉁퉁 부은 눈을 치켜뜨더니
팔을 쭉 늘리며 기지개를 켰다


“ 벌써 도착했어? ”

“ 일어나셨습니까, 행님~ ”


차에서 내리자 보인 풍경은 무지 아름다웠다


Gravatar


태희는 눈이 부실 정도로 빛나는 바다를 보곤
신난 아이같이 벤치를 향해 달려갔다

벤치에 앉자마자
벙찐 듯이 한참을 노란 바다에 시선을 두었다

나 역시 멍하니 윤슬을 주시했다

커다란 태희의 눈동자는
노란 노을이 비춰 유난히 반짝였다


Gravatar


바다를 보느라 정신 팔린 태희의 눈망울을
넋 놓고 바라보았다

저녁노을을 머금은 바다 위로
은빛 물결이 잔잔하게 부서졌다










Truyện phổ biến với fan của Lee Kn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