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연 단편 모음
조그만 배신자

정화랑
2026.09.11Lượt xem 5
나무 바닥을 가볍고 조용하게 디디는 발소리가 작게 울리더니, 찬연이가 방 안으로 미끄러지듯 들어온다. 그는 심플하고 박시한 회색 니트 스웨터 차림에, 어두운 머리카락은 헝클어진 채 눈가에 느슨하게 흘러내려 있다.
그가 의자 바로 옆에 멈춰 선다. 내 무릎 위에 안겨 포대기에 싸인 조그만 뭉치를 내려다보는 그의 얼굴에 다정하고 믿을 수 없을 만큼 따뜻한 미소가 단번에 번진다. 아기는 깊은 잠에 빠져들어, 부드러운 뺨에 아주 작은 주먹을 꼭 쥔 채 조그맣고 얕은 리듬으로 숨을 쉬고 있다.
"자, 이리 줘." 찬연이가 깊은 목소리에 장난스럽고 놀리는 듯한 리듬을 담아 속삭인다. 그가 몸을 숙이자 그의 커다란 손이 내 무릎 위로 뻗어오고, 그의 넓은 체구가 내 영역을 완전히 감싸 안는다. "너 금방이라도 잠들어서 흔들의자랑 같이 넘어질 것 같은 표정이야."
"방금 겨우 잠들었어." 내가 메마르고 지친 목소리로 중얼거리며 그를 약하게 흘겨본다. "조심해. 진짜 쪼꼬만 하니까."
"에이, 나 순발력 엄청 좋잖아." 그가 부드럽게 웃음을 터뜨린다. 자신만만하고 다정한 미소가 그의 입꼬리에 스친다.
그는 완벽하고 흔들림 없는 다정함으로 아기를 건네받는다. 그의 긴 손가락이 아기의 포대기 밑으로 조심스럽게 미끄러져 들어가, 한 손바닥으로는 작은 허리 아래를 받치고 다른 한 손으로는 신생아의 부서질 듯 연약한 머리 무게를 세심하게 감싸 안는다. 그는 천천히 일어서며 아기를 자신의 넓은 가슴으로 완전히 끌어당긴다.
나는 의자에 앉아 그 시각적인 대비가 주는 묘한 느낌에 부드러운 미소를 짓는다. 찬연이는 몸집이 정말 크고 어깨도 넓은 운동선수 같은 체구인데도, 이 조그만 아기를 조심스러울 정도로 다정한 손길로 안아주고 있다. 그는 자신의 쇄골 가까이에 아기 뭉치를 소중히 안고, 아기의 머리 뒷부분을 커다란 손으로 완전히 감싸 안아 안전하게 붙잡아준다.
아기는 만족스러운 듯 자그맣게 숨을 내쉬며, 찬연이의 부드러운 회색 니트 울 원단에 얼굴을 폭 구긴다.
"와, 이 조그만 배신자 좀 봐." 찬연이가 중얼거린다. 발을 떼며 조용히 몸을 흔들기 시작하는 그의 어두운 눈동자 속에 밝고 즐거운 기색이 춤을 춘다. 그는 아기를 내려다보며 완벽하게 매료된 듯, 숨길 수 없는 순수한 다정함으로 얼굴을 부드럽게 붉힌다. "내가 여기 온 지 고작 2분밖에 안 됐는데, 내 스웨터가 좋다고 벌써 널 완벽하게 버렸네. 이해는 해, 이거 진짜 부드럽거든."
"그냥 오빠 체온 때문에 이용하는 거야." 내가 지독한 피로 속에서도 어쩔 수 없다는 듯 미소를 지으며 속삭인다.
"에이, 이겼으면 장땡이지." 그가 숨을 죽인 행복한 목소리로 받아치며 내 의자 앞으로 다가온다. 그는 아기를 여전히 자신의 가슴에 단단히 안아 고정시킨 채, 내 무릎 바로 옆 카펫 바닥에 무릎을 꿇고 앉아 내 눈높이에 자신의 얼굴을 맞춘다.
그가 맞잡지 않은 다른 쪽 손을 뻗어, 따뜻하고 긴 손가락으로 내 코끝을 장난스레 톡 건드린 뒤 지친 내 이마 위로 흘러내린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넘겨준다. 그의 엄지손가락이 아득할 정도로 깊은 배려를 담아 내 뺨의 피부를 쓸어내리고, 그의 손길은 고요하게 안심시키는 애정으로 가득 차 있다.
"진짜 고생 많았어." 그가 부드럽게 말한다. 놀리던 어조가 깊고 진심 어린 다정함으로 완전히 녹아내리며 내 마음 깊은 곳을 온통 간지럽게 만든다. 그는 잠든 아기와 내 눈을 번갈아 바라보고, 그의 가슴은 일정하고 편안한 리듬으로 오르내린다. "그나저나 얘 코 말이야, 고집 있어 보이는 너랑 똑같이 생긴 조그만 코야. 너 쉬는 동안 얘 보면서 계속 웃음이 안 멈추더라."
"완벽해." 내가 숨을 내쉬며 손을 뻗어 그의 넓은 어깨에 기댄다. 그의 체온이 내 피부로 고스란히 퍼져나가는 동안, 내 손가락이 그의 스웨터 울 원단을 꼭 움켜쥔다.
"진짜 그래." 찬연이가 내 턱선에 엄지손가락을 가만히 댄 채 중얼거린다. 내게 남아있던 스트레스를 완전히 씻어내 주는 아름답고 헌신적인 온기를 담아 내 시선을 붙잡아둔다. 그가 고개를 숙여 내 이마에 자신의 이마를 부드럽게 맞대고, 어두컴컴한 호박색 불빛 속에서 그의 숨결이 내 호흡과 부드럽게 뒤섞인다. "이제 눈 감고 아무 걱정 마. 내가 제일 좋아하는 두 사람 다 완벽하게 책임질 테니까. 자, 어서 자."
나는 만족스러운 듯 나직하게 숨을 내쉬며 그의 어깨에 머리를 기댄다. 비 오는 오후의 무거운 어둠 속에서, 장난스러우면서도 나를 지켜주는 깊은 배려가 가득한 그의 존재감이 우리 작은 가족을 완벽하게 안전한 공간으로 채워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