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ㅣ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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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둘째 날, 아영과 지민은 준비를 빠르게 한 후 호텔 체크아웃을 하고 나왔다. 서울에서 몇 년을 살았던 아영은 지민에게 차근차근 소개하며 놀러 다녔고, 노을이 질 때쯤 공원 벤치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었다.
“… 꿈 같다.”
“응? 뭐가?”
“너랑 이렇게 마주보면서 대화 하는 게… 꿈 같다고.”
“이런 소박한 게?”
“응, 원래 소박한 게 제일 행복한 법이야.”
“음… 그건 그렇지.”

“아영이가 이렇게 웃는 걸 보는 것도 행복하고.”
“무슨 그런 게 행복하냐, 너는.”
“완전 행복한데, 왜.”
“으아… 피곤하다.”
지민은 피곤하다 말 하며 은근슬쩍 아영의 무릎에 머리를 대고는 누웠다. 아영은 놀라 머리를 칠까 생각했지만 지민이 귀여워 보여 살짝 웃었고, 지민은 그런 아영을 보며 아영을 따라 웃었다.
그렇게 서울 구경을 다 하고, 시골로 돌아갈 시간이 되어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한 채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며 아빠에게 문자를 보냈다. 30분만 기다리라는 답장을 받은 후 아영과 지민은 카페에서 기다린다고 답장을 보낸 뒤 손을 잡고는 눈에 띄는 분위기 있는 카페로 들어갔다.
“내가 음료 가지고 올게, 기다려.”
“응, 빨리 다녀와.”
음료를 가지러 간 아영에 지민은 자리에 앉아 턱을 괴고 아영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렇게 시선을 식탁에 두고 손톱으로 식탁을 톡톡 치며 아영을 기다리고 있을 무렵, 꽤 낯설지만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아영이… 남자친구?”
“아, 아영이 동창 분… 안녕하세요.”
“아영이는 어디 가고 혼자 있어요?”
“음료 가지러 갔어요.”
“음… 갑자기 이런 말 하기는 좀 뭐한데.”
“제 친구가 그쪽 마음에 든다고 해서… 아영이한테는 좀 미안하지만, 번호 한 번만 주실 수 있으세요?”
“… 제 전화번호 말인가요?”
“네, 부탁드릴게요.”
“… 아, 그게.”
“제발요, 아영이 오기 전에 빨리…!”
“… 지금 뭐하는 거야, 다온아?”
“아… 아영아.”
“그게, 뭐하고 있었냐면…!”
“변명 따위 필요 없어, 다 봤으니까.”
“지민이랑 나랑 사귀는 거 알면서도 접근하는 거… 진짜 소름이다.”
“내가 그러고 싶어서 그러는 게 아니라…!”

“변명 집어 치우라고, 듣기 싫으니까.”
“박지민, 우리 자리 옮기자.”

“뭐야, 민다온… 실패했어?”
“응… 미안해.”
“하, 진짜 멍청하긴.”
“미안… 갑자기 아영이가 와버려서.”
“너 남자 번호 하나 못 따서 세상 어떻게 살아가려고 그래?”
“한심하다, 진짜.”
“…”
“어떻게든 걔 번호 따와, 알겠어?”
“… 응, 나윤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