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거긴 왜요?
— 그냥 가주면 안 돼요?
— 어··· 알겠습니다. 타세요.
지금 집사님하고 나밖에 없는 시간에 그래도 한 번은 다시 들려야겠다고 생각했다. 이곳을 석진 집사 오빠가 아닌 태형 집사님과 다시 올 줄은 몰랐다. 그냥 지금이 아니면 다시는 못 와볼 것만 같았다.
— 한바퀴만 둘러보고 올게요.
— 같이 가드릴까요?
— 네···?
— 아, 그냥 여쭤본 거예요. 낯선 곳이라 혼자 두는 게 제 마음이 걸려서.
— 괜찮아요.
— 여주···?
— 어? 정국아!
— 금방 올게요. 집사님.
— 네, 기다리고 있을게요.
어떻게 차에서 내리자마자 정국이를 보았다. 안 본 사이 정국이는 더 큰 거 같다. 솔직히 안 본 시간이 길지는 않았지만, 나에겐 좀 특별한 사람이라 너무 반가웠다.
— 학교 다시 오는 거야? 그때 말도 없이 사라져서 걱정 많이 했어.
— 아빠가 회사 일 시작하라고 해서. 어쩔 수 없이 그만 다니게 됐어···.
— 아··· 그랬구나. 그럼 여긴 어떻게···.
— 마침 때가 맞아서 다시 와보고 싶었어. 너를 이렇게 볼 거라는 생각은 못 했네.

— 그래도 반갑다. 저··· 번호 좀 알려줄 수 있어?
— 응···?
— 이제 학교 안 오는 거면 못 보잖아. 이렇게 끝인 건 아쉽지 않아?
— 그렇지···?
졍국의 권유에 난 흔쾌히 번호를 주었다. 나도 솔직히 정국이를 못 봤던 게 아쉬웠으니까. 정국은 내 번호로 전화를 걸었고, 내 핸드폰에도 정국의 번호가 찍혔다. 사실 번호를 직접적으로 주고받는 게 처음이라 조금 설레기도 했다.
— 그··· 진짜 미안하고 아쉬운데 나 수업 있어서···. 연락할게, 또 보자.
— 어, 그래. 가!
그렇게 정국을 만난 것만으로도 난 충분히 만족한다. 학교 구경은 뒤로하고 난 차로 갔다. 거의 다 왔을 때쯤 태형 집사님이 미리 나와 차 문을 열어주었다. 석진 집사 오빠만큼 센스쟁이인 거 같았다.
— 고마워요.
— 아니에요. 머리 조심하세요.
.
— 학교 구경은 충분히 하신 거예요?
— 사실 아까 그 친구만 보고 왔어요. 좀 귀찮은 거 있죠?
— 그래도 친구분 만나셔서 좋았겠어요.
— 맞아요. 제 대학 첫 친구였어요.
— 아 여기가 아가씨께서 다니시던 학교였어요?
— 네···ㅎ 나 여기 온 거는 부모님께 비밀이에요. 알겠죠?

— 네, 알겠어요.
— 그럼 이제 댁으로 갈까요?
— 네. 나 때문에 힘들죠. 미안해요.
— 아니에요. 이게 제 일인데요, 뭘. 미안해하지 않으셔도 돼요.
— 고마워요.
.
집으로 가는 길, 창문 밖 풍경을 보면서 넋 놓고 있다가 문득 석진 집사 오빠 생각이 났다. 어떻게 하루 종일 연락 한 번도 없고. 좀 서운하긴 했다. 그래서 잠시 머뭇거리다가 오빠에게 먼저 연락했다.
💬 뭐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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