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선을 넘지 않기로 했다(시즌2)
15화. 호락하지 않은 연하남

sophie97
2026.08.28浏览数 81
나는 훈지 씨를 가만히
한참 동안이나 바라보고 서 있었다.
그도 아무 말 없이 나를 마주 바라보다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왜 그렇게 봐요...?"
나는 대답하지 않고
여전히 그를 바라봤다.
그러다 천천히 입을 열었다.
"내 마음이...
지금 어디에 있나 생각하고 있는 중이에요."
"정아 씨 마음은 지금
어디에 있는데요?"
"잘... 모르겠어요..."
나는 잠시 말을 고르다 입을 열었다.
"나는 이제 괜찮아지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시작을... 하..."
끝내 말을 잇지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
"우리 좀 앉아요."
캄캄한 밤
풀벌레 소리가 들리고
하늘에는 별들이 반짝이고 있었다.
바람이 뺨을 스치고 지나갈 때마다
마음이 간지러웠다.
"훈지 씨! 내 손 좀 잡아봐요."
"네?"
"자! 잡아봐요.
손 잡았는데 떨리는지 보려구"
그는 내 손을 살며시 잡았다.
"처음처럼 막 떨리고 그러는 건
이제 없는 거 같아요..."
"진짜? 정말로 하나도 안 떨려요?"
나는 그의 손을 꼭 잡은 채 물었다.
"훈지 씨는 떨려요?"
그는 잠시 내 손을 내려다보더니 말했다.
"떨리는 건 모르겠고..."
잠시 뜸을 들인 그가
내 손을 조금 더 꼭 잡았다.
"난 좋은데...
얼마 만에 이렇게 손잡고 있는 건데...
아무 느낌이 없다구요? "
"거봐요.
우리가 이제 손잡고 떨릴 타이밍이 지났어요."
"그럼 다른 걸 해 볼까요?
떨리는지?"
"다른 거 뭐요?"
그는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말했다.
"키스를 해 보면...
더 정확하게 알 수 있을 거에요."
"누가 꼼수 쓰래요?"
나는 그의 양볼을 꼬집었다.
"아..아... 아파요.
알았어요. 취소.."
나는 그의 볼에서 손을 떼고
벤치 의자에 등을 기대고 앉았다.
잠시 그를 바라보다가 입을 열었다.
"훈지 씨.
눈 좀 감아봐요."
"정말요? 눈 감아요?"
"네..."
훈지 씨는 무언가를 기대하는 듯한 얼굴로
눈을 감았다.
나는 그의 귀에 이어폰 한 쪽을
살며시 꽂아주었다.
"풀냄새에
음악에
바람이 느껴지고...
하늘에선 별빛이 쏟아지고...
너무 평화롭죠?"
"네... "
잠시 조용해진 뒤
그가 말했다.
"그래서... 언제 하려구요?"
나는 피식 웃었다.
"이곳을... 다시 와보고 싶은 곳으로
만들어줘서 고마워요. 훈지 씨."
그가 고개를 돌리고
내 쪽을 보는 게 느껴졌다.
나는 눈을 감은 채
말을 이었다.
"어쩌면 우리는 지금처럼
지내는 게 더 좋을 수도 있어요.
서로 싸우지도 않고
질투도 없고...
평화롭고 좋잖아요.
안 그래요?"
"하지만 이 상태는 서로에게 언제든지
다른 상대가 생길 수 있다는 거잖아요.
그리고... 친구끼리는 스킨쉽도 못 하고..."
나는 스킨쉽이란 말에
웃음이 나왔다.
"우리 훈지 씨가 언제 이렇게...ㅎ"
"생각해 볼게요."
"진짜?
생각해 볼 거에요?"
"네..."
"바로 선을 그을 것 같아서 조마조마 했는데..."
"우리 6개월 정도 시간을 가져봐요.
그 정도 시간이 지나면
훈지 씨도 마음의 정리가 될지도 모르잖아요."
"안 돼. 6개월은 너무 길어.
3개월로 해요.
나 이제 정아 씨 말이라면 고분고분 듣던
연하 박훈지가 아니에요."
"그렇다고 연상 박훈지도 아니잖아요?"
"호락호락한 연하남이 아니라구요. 이제!"
"네...오빠..."
나는 그의 호기로운 표정이 너무 귀여웠다.
'내 마음이... 왜 이러지?
다시 설레는건가...'
"같이 가실래요?" <16화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