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선을 넘지 않기로 했다(시즌2)

7화. 이름



"왜 그렇게 나를 봐요?

 박훈지를 그냥 박훈지로 저장하지.

 그럼 뭘로 해요?"





훈지 씨는 김대표를 보면서 말했다.





"대표님,

 정아 씨한테 전화 한 번 걸어 보세요."





김대표는 영문도 모른채,

훈지 씨가 시키는 대로 내 번호를 찾아

통화 버튼을 눌렀다.





[내 칭구, 태형씨❤️]





"이건 뭐에요 그럼?"




훈지 씨는 내게 따지듯 물었다.





"뭐가 뭐에요?

 친구니까 친구라고 저장했는데..."





"친구도 아니고 칭구에다가

 하트 이모티콘도 붙였잖아요."





나는 자꾸 따지듯 묻는 그가

피곤해졌다.





"훈지 씨. 자꾸 유치하게 이럴 거에요?"





김대표는 우리 둘이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지켜 보다가 말했다.





"훈지야...

 너는 헤어지고 나서

 이런 걸로 질투하는 건...

 좀 아닌 것 같다."





"하... 여기 내 편은 한 명도 없구나."





김대표는 그런 훈지 씨를 놀리듯 말했다.





"그 말은 맞네.

 정아는 너랑 헤어진 전 여친이고,

 나는 계약 안 한 기획사 대표니까...ㅎ"





김대표의 말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훈지 씨는 그 말에 아랑곳 않고

내게 말했다.





"예전처럼 내 이름 바꿔줘요."





"훈지 씨.

 그건 오버에요.

 그 때랑 지금은 상황이 다르잖아요."





식사가 끝나갈 무렵이었다.





"식사 끝났으면 우리 일어나요.

 태형 씨. 나 가다가 지하철 역에 좀 내려줘."





"뭐하러 그래.

 조금만 돌아가면 되는데...

 내가 집까지 데려다 줄께."





"그럼 나야 고맙지.

 감사합니다, 오빠."





"너는 꼭 이럴 때만 오빠라고 하더라?

 그런데 아주 듣기 좋아."





"대표님, 정아 씨 제가 데려다 줄게요."





김대표와 나는 동시에 훈지 씨를 쳐다봤다.





"대표님보다 제가 정아 씨 집이랑 더 가깝잖아요."





"그건 그런데...

 정아가 불편할 거 같은데..."





김대표는 내 눈치를 보면서

말끝을 흐렸다.





"태형 씨 바쁘면

 나 그냥 가까운 지하철 역에 내려줘도 돼."





내가 김대표를 바라봤다.





"내가 데려다 준다니까 굳이 왜 그래요?

 혹시 아직 나한테 미련 있어요?

 그런 거 아니면 불편할 것도 없잖아요?"





훈지 씨가 나를 도발했다.

김대표가 우리 사이에 끼어들며

말했다.





"아니야. 정아 내가 데려다 주면 돼.

 같은 서울인데 돌아가면 얼마나 간다고."




"하... 뭐라구요? 미련이요?

 나 그런 거 없으니까

 그냥 훈지 씨가 데려다 줘요."

 



결국 나는 훈지 씨 차에 타게 되었다.

내가 그의 계략에 말린 것일까...





막상 그의 차에 타고 나니

괜히 탔다 싶어 후회가 밀려왔다.

몹시 어색하고, 불편했다.





훈지 씨가 먼저 침묵을 깼다.





"갑자기 카페는 왜 생각하게 된거에요?

 혹시..."





"훈지 씨...

 그냥 가요.

 헤어지고 난 후의 일들...

 이야기하고 싶지 않아요."





"나를 잊기 위해서

새로운 무언가가 필요했던 거 아니에요?

 아니면...

 우리가 함께 지냈던 스페인이 그리웠던 거죠?"





정곡을 찔린 나는

아무 대답도 하지 못했다.





"그런데 왜 하필...

 미겔로 이름 지은 거에요?"





"그 사람 카페를 내가 좋아했으니까...

 미겔하고 아직 연락하면서 지내요."






"미겔이랑 아직 연락한다구요?

 뭘로?

 전화로? 인스타로?"






"가끔 전화도 하고,

 메시지도 주고받고...

 왜요?"





"아니... 무슨...

 연락을 그렇게 꾸준히 하고 그래요?"





"친구끼리 연락하는 게

 뭐가 어때서요?"





"그러면서 왜 나한테는

 연락 한 번을 안 했어요?"





"훈지 씨.

 뭔가 착각하고 있는 거 아니에요?

 우리가 친구 사이에요?"





"친구라고 할 수도 있죠.

 굳이... 말하자면..."





"훈지 씨는 참...
 
 자기 편리한 대로 생각하네요.

 나 그냥 저 앞 횡당보도에서 내려줘요.

 택시 타고 갈게요."





"아니에요. 알았어요.

 그런 말 안 할테니까 그냥 집까지 가요."


"그런데...

 나 정아 씨가 내려 준 커피 마시고 싶은데..."





"뭐라구요?"





"그때로 돌아간 거 같다..."    <8화 중에서>


<시즌1> 48화 'my summer' 편 참고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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