危险调查日记

第30集 家庭纵火杀人事件(1)

경무관님께 강제로 얻다시피 한 휴가. 정해진 기한도 없는 휴가였지만 마냥 좋지만은 않았다. 휴가 기간이 길어질 수록 정국의 의식 불명 기간만 늘어나는 거였으니까.

며칠간 강력 1팀 전원은 병원에서 살다시피 했다. 본가에 들어가지도 않고 정국의 침대 옆에 둘러앉아 수다를 떨기도 하고, 정국에게 말을 걸어보기도 했다. 이러면 정말 당장이라도 대답할 거 같아서였다.

김태형 [29] image

김태형 [29]

"...우리 정국이, 얼른 일어나서 수사 가야지~"

김남준 [30] image

김남준 [30]

"휴가가 반갑지만은 않다, 너 덕에..."

하여주 [28]

"...저 잠깐 바람 좀, 쐬고 올게요."

여주가 병실을 나가고 그런 여주를 한참을 쳐다보던 윤기도 자리에서 일어나 병실을 나갔다. 아마 여주를 따라간듯 보였다. 최근 며칠 동안 강력 1팀의 분위기는 기복이 심했다. 몇 분 전까지는 웃고 떠들다가도 복귀 얘기를 꺼내기만 하면 금세 가라앉았다.

김석진 [32] image

김석진 [32]

"...우리 팀이 인정을 받는 순간을 너도 같이 겪었으면 오랜만에 웃었을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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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29]

"언제 오게, 전정국..."

차라리 탓할 수 있었다면, 여주가 다쳤을 때처럼 다그칠 수라도 있었다면, 그게 더 나았을까. 너를 탓할 수도, 혼낼 수도 없는 상황이 우릴 더 고통스럽게 해. 제발, 오래 걸리지는 말아줘.

알찬 시설과 깔끔한 화이트 디자인, 화려한 수술 성공 이력을 가지고 있는 병원과는 달리 초라한 옥상과 마주했다. 사실 얼마 전부터 선배들, 그리고 아저씨 몰래 흡연을 하기 시작했다. 경찰 되면 정신이 건강해질줄 알았는데, 오히려 더 역효과가 났다.

불을 붙인 담배를 입에 물고 숨을 들이쉬다가 내뱉는다. 허공에 뿌연 연기가 퍼졌다가 사라진다. 내가 들고 있는 담배의 끝이 타들어가는 걸 보며 멍을 때린다. 꽉 차있는 생각을 없애고 싶을 때 제일 좋은 방법이었다. 나름의 도피처였다. 핑계라면 핑계다.

민윤기 [31] image

민윤기 [31]

민윤기 [31] image

민윤기 [31]

".....하여주."

하여주 [28]

".....아, 그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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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31]

"...꺼. 도대체 언제부터 피기 시작한 거야."

하여주 [28]

"얼마 안 됐어요..."

담배는 민 경위님이 끄라 하시자마자 바로 껐다. 공과 사 구분이 확실한 민 경위님이 공적인 공간에서 직급이 아닌 이름으로 부르시는 걸 보고 심상찮음을 느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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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31]

"...애들 폐 건강 때문에 담배 피는 거 다 말리고 다닐 때 나 무슨 생각 한 줄 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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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31]

"너 만큼은 손 안 대길 바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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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31]

"힘든 거 있으면 말을 해, 이런 거 하지 말고."

하여주 [28]

"...죄송해요. 한 번 피니까 걱정이 다 사라지는 느낌이 들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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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31]

"...내려가자. 냄새 빼고 와. 비밀은 지켜줄게."

하여주 [28]

"네, 감사합니다..."

담배 피지 말라 잔소리 하는 것부터 비밀 지켜준다는 것까지 민 경위님만의 걱정 방식인 것도 아는데 내심 서운했던 건 어쩔 수 없었다. 뭐가 힘든지 좀 물어봐줄 수도 있는 거 아닌가... 물론 지금이 그런 상황이 아니긴 하지만.

벌써 강제 휴가를 받은지도 일주일이 조금 안 됐다. 전 순경님은 아직 의식이 돌아오지 않으셨고 모두가 날이 서있었다. 휴가 받고 좋은 것도 하루 이틀이고, 수다 떨면서 분위기 환기 시킬 수 있는 것도 고작 삼 일밖에 못 갔다.

슬슬 병원에서 사는 것도 줄어들고 팀원들 한 두 명은 오랜만에 본인의 집에 들렀다 오기도 했다. 내 어깨 통증도 점차 나아지긴 했지만 아직 사건 현장에 들어가기는 역부족이었고 김 경사님의 화상 상처 진물도 빈번하게 나오는 바람에 애를 먹고 있었다.

어쩌면 폭탄이 터진 그 순간부터 우리의 정신도 같이 붕괴된 게 아닐까 싶었다. 사고가 난 직후보다 회복 과정이 너무 아프고 쓰라렸다. 그리고 그 날은, 오랫동안 버텼던 김 경감님 마저 본가에 가시고 부상 팀원 셋만 남은 날이었다.

나는 간만에 가지는 개인 시간이니 만큼 선배들에게 부탁해서 그간 썼던 수사일지를 가져와 보는 중이었다. 강력한 첫 사건이었던 흑장미 살인사건부터, 내가 쓰기 시작해서 김 경장님이 마무리 지은 백화점 폭탄 설치 사건까지.

다음 수사일지는 무슨 사건으로 채워질지 기대 되면서도 이번과 비슷한 일이 생길까봐, 정신 회복이 완전히 되지 못한 상태에서 사건에 뛰어들면 전과 같은 강력 1팀의 능력을 발휘할 수 없을까봐 두려웠다.

전정국 [27] image

전정국 [27]

"막내, 뭐 하고 있어?"

하여주 [28]

"아, 저 수사일지 좀 보고 있었... 어...?"

수사일지를 집중해서 보고 있을 때 머리 위에서 들리는 익숙한 목소리에 익숙하게 대답 했다가 김 경사님의 목소리와는 다른 목소리에 대답을 멈추고 고개를 들자 그곳에는 꽤 수척해졌지만 그래도 여전히 맑은 전 순경님의 얼굴이 있었다.

하여주 [28]

".....뭐야. 전 순경님?! 아니, 정국..."

하여주 [28]

"언제 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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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27]

"방금~ 오랜만이다."

하여주 [28]

"뭐야,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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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27]

"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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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30]

"으음, 여주야... 무슨 일... 전정국?!"

내가 놀라 소리 지르는 거 때문인지, 우는 소리 때문인지 옆 침대에서 자고 있던 김 경사님까지 깨셔서 비몽사몽한 상태로 전 순경님을 맞이했다. 침대에서 우당탕 소리를 내며 내려오는 소리가 김 경사님이 전 순경님을 보고 얼마나 놀랐는지를 말해줬다.

하여주 [28]

"내가, 진짜, 얼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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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30]

"왜 이렇게 늦게 왔어, 전정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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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27]

"미안해~ 좀 쉬고 싶었나봐."

전 순경님을 보고 곧 완전체가 되어 복귀할 수도 있다는 사실에 거짓말처럼 방금까지 날 옥죄던 두려움은 없어지고 기대감과 설렘만이 남아있었다. 이 사람들과 다음 사건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마주했을 때의 감정은 말로 이룰 수 없이 벅찼다.

강제 휴가를 일주일만에 마치고 오랜만에 강력 1팀 사무실에 다같이 모였다. 나와 김 경사님, 전 순경님은 직접적으로 현장에 간섭할 순 없고 뒤에서 보조 역할을 한다는 전제 하에 복귀를 허가 받았다. 사무실이 간만에 시끌벅적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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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29]

"아! 그거 내 아침이라고, 김 경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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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29]

"어쩌라고~ 우리 사이에 서운하게 왜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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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29]

"하... 퇴근하면 가만 안 둔다,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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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30]

"하 순경, 팔 움직여봐. 고정 잘 됐어? 압박감은 어때."

하여주 [28]

"다 괜찮아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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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30]

"피 새거나 통증 오면 나한테 바로 말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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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30]

"김 경사, 전 순경 너네도. 진물 나오는 대로 있지 말고 나한테 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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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30]

"알겠어요, 이 잔소리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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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30]

"걱정해줘도 난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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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27]

"정 경사님, 저 바르는 약 다 떨어져서 그런데 이따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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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30]

"어어, 그래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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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31]

"경감님, 김현성 징역 3년 받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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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32]

"뭐? 미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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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32]

"우리 애들 말고 인명피해 더 있었으면 10년은 때리는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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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31]

"에이, 신상 공개된 게 어딥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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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31]

"박수연씨 스토킹건도 같이 수사중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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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32]

"다행이네. 박수연씨는 괜찮으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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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31]

"그런 거 같던데요? 멘탈이 워낙 강하신 분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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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32]

"어휴, 그래도 잘 끝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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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30]

"민 경위님, 출동 지시 준비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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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30]

"6월 첫 사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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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31]

"아이고... 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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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29]

"하 순경! 나 수사일지 다시 부탁해도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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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29]

"백화점 사건 때 마무리 하느라 힘들었어..."

하여주 [28]

"ㅋㅋㅋ 네, 김 경장님~ 제가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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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29]

"야, 하 순경 한 쪽 팔도 못 쓰는데!"

그렇다. 아직까지는 팔을 움직이면 고통이 느껴져서 정 경사님의 강요로 깁스를 해서 팔을 고정 시켜놨다. 덕분에 휴가 기간 동안 복귀했을 때를 대비해 왼손으로 글씨 쓰는 법만 연습했다. 이젠 꽤 잘 쓰기도 한다.

박 경장님의 걱정 섞인 김 경장님을 향한 타박에 반박이라도 하려고 입을 뗐지만 이내 사이렌 소리가 사무실을 가득 채웠다. 오랜만에 듣는 소리와, 오랜만에 보는 풍경. 사무치게 그리웠던 것들이었다.

정호석 [30] image

정호석 [30]

"사건번호 2002도259, 정하동 정하주택. 화재 사건 접수됐습니다. 즉시 출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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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31]

"강력 1팀 출동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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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30]

"...화재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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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32]

"화재 사건이면 우리를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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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30]

"어제 저녁에 일어난 화잰데 방화 의심 정황이 있어보여서 수사 요청이 들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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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29]

"화재 사건이면 다들 장갑이랑 마스크 챙기는 거 아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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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29]

"화재 사건 장비 비품칸 4번에 구비해뒀습니다-"

그렇게 나는 경찰로서 처음 수사해보는 화재 사건, 어쩌면 누군가의 울분이 들어가있을지도 모르는 방화 사건 수사를 하게 됐다. 이번 사건으로 강력 1팀이 무너지지 않았다는 걸 확실하게 보여줘야 하니 왜인지 모를 긴장을 오랜만에 하며 출동 준비를 했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한 가정의 보금자리로 포근한 분위기였을 주택이 작은 불씨로 인해 새까맣게 타버리고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았다. 그저 화상을 입은 사람들, 화재 연기를 많이 마셔 중환자실에 있는 사람들, 화재의 트라우마가 남은 사람들만이 남아있었다.

김석진 [32] image

김석진 [32]

"안녕하세요, BU경찰서 강력 1팀입니다."

김연지 [26]

"선배님들 안녕하십니까!"

3팀이 정직 처분을 받고 2팀이 조금이나마 바빠져 최근 현장에서 마주치는 일이 더 잦아졌다. 저번 백화점 폭탄 사건 때도 고객들과 직원들 대피를 도와주기도 했다. 이번 사건 때는 우리보다 먼저 와 화재 경위를 조사해보고 있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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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29]

"어, 김 순경? 오랜만~"

김연지 [26]

"안녕하십니까, 김 경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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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29]

"최초 신고자분은?"

김연지 [26]

"아, 곧 오실 텐데... 저기!"

김 순경이 가리킨 곳엔 앳되보이는 얼굴의 여자아이가 하나 있었다. 딱 고등학생 같았다. 아마, 화재가 발생한 집에서 살았던 아이겠지.

김연지 [26]

"저는 팀 사무 업무가 좀 밀려서... 먼저 가보겠습니다!"

전정국 [24] image

전정국 [24]

"그래, 나중에 또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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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29]

"그래... 우리 친구는 이름이 뭘까?"

자신보다 작은 키의 아이에게 허리를 숙여 눈높이를 맞춰주고 다정하게 물어보는 김 경장님. 김현성씨 취조할 때 아마추어처럼 울었다고 선배들이 놀렸었는데, 현장에서는 영락없는 프로 그 자체였다. 김 경장님에게 제일 적합한 단어.

전아영 [19]

"전아영, 이라고 해요..."

김태형 [29] image

김태형 [29]

"으응~ 몇 살?"

전아영 [19]

"19살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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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29]

"공부에만 집중해야 할 나이인데,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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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27]

"오, 나랑 성 같네?"

장난식으로 분위기를 풀어보려고 전 순경님이 입을 열었지만 아영이라는 그 친구는 대답도 없었고 웃음기도 없었다. 그냥 어딘가 불안해보였고 위태로워보였다. 화재의 충격이 꽤 셌나보다.

김태형 [29] image

김태형 [29]

"내가 지금부터 몇 가지를 물어볼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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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29]

"대답해줄 수 있어?"

전아영 [19]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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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29]

"그래, 고마워."

김 경장님의 말이 끝나자 정 경사님은 녹음기를 키셨고, 전 순경님은 카메라를 드셨다. 김 경장님은 어린 나이의 사람의 진술을 받아낼 때는 심문실까지 가지 않으셨고 그 자리에서 하는 특징이 있으셨다. 아무래도 위화감을 조성하기 싫으셨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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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29]

"화재가 언제 일어났는지 기억해?"

전아영 [19]

"어제, 야자가 끝나고 집에 갔을 때니까, 11시쯤일 거예요."

전아영 [19]

"집에 들어가려고 문고리를 잡았는데, 뜨거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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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29]

"응~ 집에는 누구누구 계셨어?"

전아영 [19]

"저 빼고 다요... 엄마, 아빠, 오빠, 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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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29]

"너희 삼남매구나? 대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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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29]

"그러면, 가족분들은 다 어디 계시는데?"

전아영 [19]

"제가 그나마 빨리 발견해서..."

전아영 [19]

"많이 위독하시진 않고, 지금은 병원에 입원해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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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29]

"그렇구나. 더 자세한 건 나중에 물어볼게, 그래도 돼?"

전아영 [19]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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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29]

"고마워- 어디 지낼 곳은 있어?"

전아영 [19]

"네, 고모집에서 당분간 지내기로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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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29]

"다행이다. 씩씩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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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29]

"이만 가봐. 놀랐을텐데 가서 푹 쉬어."

전아영 [19]

"네, 감사합니다..."

아영이가 자신을 기다리고 있던 고모에게로 가고 그와 동시에 녹음기와 카메라도 작동을 멈췄다. 입가에 미소를 잔뜩 머금고 있던 김 경장님도 웃음기를 거두고 눈높이를 맞추러 숙였던 허리도 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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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30]

"일단... 방화인지 아닌지 그거 먼저 조사해야 될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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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30]

"수사 방향이 완전 달라지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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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31]

"그래, 다들 마스크랑 장갑 잘 끼고."

이제는 더 사건의 더 깊은 내면을 들여다볼 차례이다. 우리가 수사할 여섯 번째 사건인 이 사건의 속은 과연 얼마나 불타있고 끔찍할지, 우린 그걸 알러 간다.

처음 불이 시작한 장소라 집은 이미 형체를 알아볼 수 없었다. 벽지는 다 녹아내렸고 시커멓게 그을린 집안 가구들. 그 중 제일 먼저 눈에 띄었던 건 바닥에 있는 가족사진이 들어있는 깨진 액자. 절반 정도는 그을리긴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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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30]

"...하 순경, 뭐해?"

하여주 [28]

"...아, 가족사진이 있어서요."

그 가족사진이 유독 눈길이 갔던 이유는 가족사진 치고는 어색한 느낌이 많이 났고 억지로 떠밀려서 찍은 사진처럼 가족 구성원들 표정이 어두워보였다. 그렇게 행복했던 가정은 아니었나. 내 사정이랑 비슷하네.

하여주 [28]

"좀... 슬퍼보이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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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30]

"그런가... 그런 거 같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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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30]

"넌 참, 사람 표정에 예민한 거 같단 말이지."

하여주 [28]

"...제가요?"

그럴만도 했다. 어릴 적부터 눈치란 눈치는 다 보고 살기도 했고, 그 덕에 작은 한숨 소리만 들어도 움찔 했고, 미묘한 표정 변화 하나하나를 다 느낄 수 있었다. 그래, 그럴만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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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30]

"이 사건 끝나고 돌아가면, 포지션 정하자."

하여주 [28]

"어? 진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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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30]

"그래- 대신 사고 안 치고 해결하면이다."

하여주 [28]

"그럼요~ 아픈데 뭘 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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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30]

"어...? 김 경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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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32]

"어,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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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30]

"베란다에 빈 기름통 있습니다."

정 경사님과 스몰톡을 나누던 것도 잠시 김 경사님의 다급한 외침에 팀원들이 모두 베란다로 모였다. 베란다 구석진 곳에 있는 빈 기름통. 가정집에서 흔히 쓰이는 식용 기름도 아니었고 반투명한 기름통은 누가봐도 수상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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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32]

"민 경위, 증거 수집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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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31]

"네, 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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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32]

"정 경사, 준비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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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30]

"이건 오랜만이라 좀 떨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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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30]

"사건번호 2002도259, 정하동 정하주택 화재 사건. 방화 사건으로 전환합니다."

빈 기름통의 발견으로 인해 수사의 방향은 완전히 바뀌었고 정 경사님이 이를 공식적으로 공표하셨다. 첫 방화 사건. 이번 사건은 다치는 사람 없이, 탈 없이 잘 마무리 하고 싶다.

여섯 번째 사건인 '일가족 방화 살인 사건 🚒', 오랜만에 강력 1팀 완전체와 함께 달려볼까요?!

_ 글자수 : 6388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