第三季_張馬音,一個有13個孩子的孤兒

#44_생일 축하해, 내가 많이 사랑하는 사람아

시간의 장난이 시작되었고, 72시간이나 되는 길다면 긴 시간이 눈 깜짝할 새에 사라지고 말았다.


그 말은, 오디션 보러 가는 날이 되었다는 뜻이고, 오디션 보러 갈 시간이 됐다는 의미였다.



“어디가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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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퇴폐미에 집착미 넘치는 어느 소설 속 남자주인공처럼 승철이 오빠는 몰래 나가려는 나에게 말했다.



“오디션 보러 가…”



숨기려고 했는데 솔직하게 말 안 해주면 절대 안 보내줄 것 같아서 어쩔 수 없이 사실을 말했다.


승철이 오빠는 어떤 오디션이냐고 물었고, 한숨을 푸욱 쉬며 순순히 사실을 불었다.




“드라마 오디션이야”



“아… 너 연기도 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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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가보는 거야.
참여하는 거에 의의를 두는 거니까.”



승철이 오빠는 납득한 듯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무언가 깨달았다는 듯 말했다.



“다른 애들한테는 말하지 말까?”



“사실 오빠한테도 서프라이즈였어.
아직 붙지도 않았는데 오버할까봐.”



“아아… 알았어. 그럼 나도 모른 척 해야겠네.”



집에서는 막내인데, 세븐틴에서는 첫째에 리더라 그런지 늘 어른스러웠다. 그 역시 스물셋이어도 되는데.



“응, 아마”



“그럼 데려다주고 싶어도 못 그러겠다.
잘 다녀와, 마음아. 못했다고 또 울지 말고.
알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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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감정을 걱정해주는 그의 말에 나도 모르게 미소가 저절로 띄워지고 있었다.



“참가에 의의를 두는 거라니까.”



“아, 데리러는 갈 수 있을 거 같은데.”



“응?”



무슨 말인가 싶어 되물었고, 승철이 오빠는 짖궂게 웃으며 대답했다.



“어디 들르는 길에 널 우연히 만났다고 하면 되잖아.
몇 시에 마쳐?”



어쩔 수 없는 걱정인건가 싶어 할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오디션 특성상 언제 마칠 줄은 모르겠고,
마치면 전화는 할게.”



뭐가 그리 신나는지 승철이 오빠는 미어캣처럼 고개를 격렬하게 끄덕였고, 피식 웃으며 집문을 열었다.



오랜만에 그의 걱정이 부담스럽지 않은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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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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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민이 오빠 특유의 듣기 좋은 목소리가 내 이름을 달달하게도 불렀다.



나태하게 침대에 누워 아주 늦게 아침을 맞이하려 했는데, 알림시계 소리도 아니고, 석민이 오빠의 성량에 깨고 말았다.


시간이 아주 잠깐 흐른 것 같은데 벌써 2016년 마지막 날이 하루가 남아있었다.


그 말인즉슨, 오늘이 12월 30일이라는 말이었다. 깨고 보니 슈아 오빠의 생일인 날.


캐럿들이 장난식으로 정한이 오빠랑 친구하려고 급하게 태어난 거라고 말하는 날짜, 12월 30일.


아주 추운 겨울 태어난 그는 곧 다가올 봄을 희망하듯 그의 성격은 봄처럼 따스했다.




“아침부터…”



슈아 오빠 생일은 조금 있다 해도 되는 건데, 아침부터 엄한 사람을 깨우다니.


물론 축하 해주지 않겠다는 말이 아니라 그냥 조금 더 자고 싶었을 뿐이었다.


일어나지 않은 채 이불 속에 다마고치처럼 계속 뒹굴거렸다.




“마음아, 일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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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시야아…?”



다정한 정한이 오빠의 말에 여전히 눈을 뜨지 못한 채 겨우 우물거렸고, 정한이 오빠는 피식 웃더니 아침 10시라고 말해주었다.


12월 30일은 연말이고, 그렇기에 연말 무대도 정말 많아서 연습 삼매경에 빠져 정신이 없었는데, 슈아 오빠 생일이라고 챙기는 건가 싶었다.




“일어나기 싫어…”




발음이 잔뜩 꼬이며 이불을 머리 끝까지 뒤집어썼다. 잠시 문 밖에서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더니 곧 문 열리는 소리와 함께 정한이 오빠가 안으로 들어왔다.



“숙녀 방에 함부로 들어오는 거 아니랬어…”



“노크만 하면 들어와도 된다던 장마음
어디 가셨을까?”



정한이 오빠는 짓궂게 말하면서도 머리끝까지 덮은 이불을 치우거나 불을 켜거나 하지는 않았다.



“일어나. 오늘 네가 주인공이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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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여전히 우물거리며 말했다. 그제서야 정한이 오빠는 내 이불을 살살 걷어내더니 말했다.


정한이 오빠의 말을 듣고 나서야 12월 30일은 슈아 오빠와 더불어 내 생일임을 깨달았다.



1년 내내 생일만 기다리게 해주겠다는 한솔이 오빠의 말이 울렸다. 생일 파티란 내게 막연하게만 느껴져 생각도 않고 있었는데.



심지어 친구들과도 안 주고 안 받기를 실천하고 있었다. 내 경제적인 사정으로 그들의 생일을 챙겨주기는 버겁고, 그렇다고 내 생일에 선물만 받기에는 너무 미안해서.


그렇기에 내 생일은 사실상 의미가 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내 생일을 챙겨주고 축하해주는 사람이 생겼다.



“일단 정신부터 차려.
세수하고 옷만 갈아입고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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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불을 정한이 오빠가 걷어놓아 뻥 차고 일어날 이불은 없었지만 내 모습만 보면 충분히 그렇게 상상할 수 있었다.




“사실 그냥 나와도 되는데,
네가 갈아입고 싶어할 것 같아서”




정한이 오빠는 꿀 떨어지는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았고, 진짜 딱 달달해서 녹을 것 같은 기분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밖에서 기다리고 있을게.”



옷을 갈아입으라며 정한이 오빠는 방을 나섰고, 나는 한껏 들뜬 마음으로 신나게 옷을 골랐다.
오빠들이 선물한 옷이 너무 많아져서 방 하나만큼의 옷방이 생겼고, 고르는 것은 쉽지 않았다.




“아, 이거 입어야지”



하얀색과 연한 분홍색이 줄무늬를 이루고 있는 생각보다 더 두툼한 니트. 검정색에 가까운 네이비색의 비대칭형 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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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애 첫 단독 생일파티인데, 예쁘게 입고 싶었다. 아, 첫 단독 생일파티라는 얘기는 고아원에 있을 땐 달별로 생일파티를 했다는 뜻이라 그랬다.



하여튼 기쁜 마음으로 방문을 열자, 쑥스러운 얼굴인 승철이 오빠가 케잌을 들고 있었다.


긴 초 하나에 짧은 초 8개. 그 초를 보자 그제서야 내가 열여덟이라는 게 실감이 났다.


속으로 다른 사람들, 특히 세븐틴 오빠들에게 제 나이답기를 바란 적이 있는데 막상 되돌아보면 내가 제일 그러지 못했었다.




“생일 축하합니다~ 생일 축하합니다~”




일어나자마자 생일 축하받는 사람은 아마 나밖에 없지 않을까. 쓸데없이 감미로운 생일축하 노래를 급하게 끊고 말했다.



“이건 원래 저녁에 밥 먹고 하는 건데”



“봐! 내 말이 맞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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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이는 세븐틴 오빠들의 계획에 유일하게 반대했던 유일한 사람이었던 모양이었다. 결국 이 계획에 참여하게 되긴 했지만.




“뭐, 상관없잖아. 어차피 마음이 생일 축하하고,
태어난 걸 고마워하는 마음은 똑같으니까.”




매번 느끼는데, 슈아 오빠 말 진짜 잘한다. 달달하게 녹아내리는 말투 뿐 아니라 그 안에 섞인 내용마저 사람을 행복하게 했다.



“그건 나도. 태어나줘서 너무 고마워, 오빠…”




매 오빠들 생일마다 하는 말이었다. 하나의 가식도 섞이지 않은 진심이었다.


이 13명 중 한 명이라도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지금 반짝반짝 빛나고 있는 가수 장마음은 없었을 테니까. 그리고, 내가 살아가지 못했을테니까.



그런데 그 것도 몇 번 뿐이었다.


정한이 오빠 생일인 10월 4일에 이 집에 와서 챙겨준 생일이라고는 늦었지만 정한이 오빠, 명호 오빠, 지훈이 오빠 뿐이었다.


그 말은, 태어나줘서 고맙다는 말을 들은 사람은 3명 밖에 안 된다는 뜻이고, 그리고 오늘처럼 이렇게 애틋한 적은 없었다.




“분위기 개 달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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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관이 오빠가 장난치듯 말했고, 그에 반해 순영이 오빠는 기를 쓰고 진심인 마냥 소리질렀다.



“난 이 커플 반대!”



그리고 이어지는 슈아 오빠를 제외한 세븐틴의 동조. 저기요, 세븐틴 여러분. 제가 어떤 남자를 데리고 와도 싫어하실 거잖아요.



“누가 사귄댔어. 그냥 축하해주는 거지.
윤정한도 지훈이도 명호도 들은 말이잖아!”



슈아 오빠는 필요 이상으로 말투가 격양되어 있었다. 허나 나만 느꼈는지 세븐틴은 장난치기 바빴고, 이런 자잘한 기시감은 떨쳐내기로 했다.




“됐고, 밥 먹고 케잌이나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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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철이 오빠의 정리에 싱긋 웃었다. 사랑받고 지낸다는 걸 자주 망각하곤 했는데, 이럴 때마다 행복해 죽을 것 같았다.



“근데 요리한 거야? 내 생일이라고?”



“뭐, 시킨 것도 있고. 내가 실력 발휘한 것도 있고.”



시킨 게 있다니, 완전 20대 남자 청춘 그대로잖아. 쓸데없이 솔직한 민규 오빠의 말에 피시식 웃음이 새어나왔다.
어떤 말을 하든 의심하지 않을 테니 스스로 다 했다고 말해도 되는데.



“잘 먹을게요. 아침부터 진수성찬이겠네.”



“생일 축하해, 내가 많이 사랑하는 마음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