特別搜查隊 BTS 完成

EP 07. 口紅謀殺案 (5)

여주와 호석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많은 경찰들이 주변을 돌아다니며 구석구석 휴대폰을 찾고 있었다.

그 중에 특별수사반은 피해자가 발견된 자리에 모여있었고, 여주와 호석 또한 그들이 있는 곳으로 다가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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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빨리 오셨네요. 휴대폰은 찾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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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아직. 한 시간 안에는 찾을 수 있겠지. 아, 그보다 이것 좀 볼래?"

석진은 자신이 들고 있던 종이를 호석에게 넘겼고, 석진에게서 종이를 건네 받은 호석은 옆에 있는 여주가 잘 볼 수 있도록 몸을 기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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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128√e980…? 이게 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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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어젯밤까지는 없었던 게, 아까 우리가 여기 와서 보니까 있더라고. 정확히 한다인 씨가 죽은 자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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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계산기 돌려보니까 약 6606.4818843 나오는데…. 이거 범인이 두고 간 거 맞아요? 그냥 어느 학생이 떨어트린 거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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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남준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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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정국이랑 같이 순찰 보냈잖아. 순찰 다 돌 때까지는 오지 말라고 했어."

모두가 머리를 감싼 채 종이를 뚫어져라 쳐다봤고, 그 중 호석의 옆에서 가만히 숫자를 바라보던 여주가 아! 하며 입을 열었다.

김여주

"이거 그거 같은데요? 이과생의 고백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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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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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이과생의 고백법?"

이과생의 고백법이라니.

처음 들어보는 말에 여주를 제외한 모두는 두 눈을 꿈뻑이며 여주를 바라봤다.

여주는 잠깐 호석에게 종이를 달라며 손을 내밀고는, 다른 한 손으로 종이의 윗부분을 가려 문자의 반만큼 보이게 만들었다.

그제야 나오는 문자의 비밀. 태형은 열린 입을 다물지 못하며 두 눈을 비비고 문자를 다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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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I love you…? I love you 맞지. 헐. 뭐야, 미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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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아니, 뭐 이런 게 다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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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I love you…? 피해자 남자친구가 여기에 두고 간 건가…? 하지만 다시 이 자리로 올 이유가 없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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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피해자를 좋아하던 사람이 한 명 더 있던 거 아닐까요. 그 마음에 든다고 했던 쪽지도… 사실은 피해자한테 남긴 메세지일 수도 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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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왜 쪽지를 받는 사람이 피해자 한 명 뿐이라고 생각해? 이 문자 역시, 김여주한테 전하는 의미일 수도 있잖아."

김여주

"아……."

윤기의 말에 분위기는 숙연해졌고, 이 틈을 타 누가 말을 걸 세도 없이 이제는 제법 익숙해진 목소리가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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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순찰 다 돌고 왔어. 다들 모여있었네?"

남준과 정국이 폴리스 라인 안으로 들어왔고, 그들은 외부인으로 보이는 한 남자의 팔을 하나씩 잡고 있었다.

마치 죄를 지은 사람처럼 검은 모자를 깊이 눌러쓰고 검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한 남자.

누구인가 싶어 이리저리 살펴보고 있자니, 옆에 서 있던 정국이 허리춤에서 수갑을 만지막거리며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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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이 앞에서 수상한 짓 하고 있어서 데려왔는데, 수갑 찰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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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수상한 짓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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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핀셋으로 바닥이랑 벽에 있는 머리카락을 수집하고 있었어요. 막 냄새 맡으면서 자기가 사랑하는 냄새라는데… 소름끼쳐서 데려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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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히익! 뭔 그딴 짓을 해! 당신 뭡니까. 스토커예요?"

"스, 스토커라뇨! 아니에요. 아니라고요! 전 그냥 오래전부터 다인 씨를 사랑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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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잠깐. 다인? 한다인 씨를 말하는 겁니까."

"네…. 다인 씨… 내가 얼마나 많이 사랑해줬는데 감히 다른 남자랑 연애를……."

피해자를 알고, 피해자를 사랑했다라…. 거기다가 피해자가 살해된 현장에서 머리카락을 수집하기까지.

여기까지 생각을 마친 석진은 정국을 바라보며 명령했다.

"체포해."

"지금 당장 서로 데려가."

석진의 명령이 떨어지자마자 지민을 제외한 모두가 경찰서로 돌아왔고, 조사실 앞에 둥글게 모였다.

김석진 image

김석진

"저 사람 진술도 들어보고, 그 피해자 남자친구 분 진술도 들어봐야 할 것 같은데. 태형이가 갔다 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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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네. 갔다 오겠습니다."

김여주

"아, 저도 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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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여주 너도?"

김여주

"네. 태형 선배 혼자 가면 위험할 것 같기도 하고……. 또, 피해자 남자친구 분한테 물어볼 것도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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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뭐, 그래. 조심해서 갔다 와."

김여주

"네! 다녀오겠습니다."

경찰서를 나가는 여주와 태형을 뒤로 하고, 석진은 허리를 쭈욱 펴며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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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하아… 현장에서 휴대폰은 발견 됐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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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아니. 휴대폰 찾게되면 바로 오라고 지민이한테 맡겨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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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그래. 그럼 나랑 윤기랑 남준이만 일단 저 분 진술 듣고, 호석이랑 정국이는 저 분이랑 그 피해자 남자친구 분… 아, 이름이 뭐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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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김석훈 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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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아, 맞아. 저 분이랑 김석훈 씨에 대한 정보 좀 찾아줘. 전과 기록은 없는지, 고소 당하진 않았는지 등등. 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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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네."

호석과 정국은 석진의 말이 끝나자마자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 컴퓨터를 바로 켰고, 컴퓨터 오른쪽에 붙어있는 수도권 경찰서 전화번호들을 두드려가며 정보를 모으기 시작했다.

조사실에 들어온 석진은 자신보다 먼저 들어와 의자에 앉아있던 남자의 맞은편에 바로 앉았고, 석진의 뒤를 따라 들어온 윤기와 남준은 석진의 옆에 나란히 섰다.

생각보다 밝지 않은 조명 탓에 남자는 몸을 더 움츠렸고, 앞에 보이는 세 남자의 얼굴에 그만 시선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저, 저는 왜 여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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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이름이 어떻게 되시죠?"

"네? 아, 저, 이재성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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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나이는요?"

"서른이요. 그런데 왜 이런 걸 물어보시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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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한다인 씨께서 살해당하셨습니다. 한다인 씨를 발견한 장소에서 물건을 찾던 중 그쪽, 이재성 씨가 수상한 행동을 하시는 걸 발견해서 이곳으로 데려왔고요."

"다인 씨가 살해당했다고요…?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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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어젯밤, 현장 주변에서 이 쪽지를 발견했습니다. 이재성 씨가 두고 간 거, 아닙니까?"

석진은 입고 있던 재킷 안쪽에서 쪽지 한 장을 꺼내 책상 위에 올려두었고, 이재성은 석진의 손에서 떨어진 쪽지의 내용을 확인하고는 표정을 굳혔다.

「너 마음에 든다.」

이 쪽지는…….

"그, 그게… 다인 씨한테 말해주고 싶었어요! 제가 얼마나 사랑하는지, 얼마나 다인 씨와의 만남을 기다리고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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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본인이 직접 이 쪽지를 쓰셨다는 말이죠?"

"…네, 네. 하, 하지만 제가 죽이지 않았어요! 다인 씨가 제 쪽지를 보고 벽에 꽂아넣어서 화가 나긴 했지만… 그뿐이에요. 정말, 정말로 전 다인 씨한테 아무 짓도 안 했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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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하아… 이건 또 뭔 개소리야."

"진, 진짜예요. 믿어주세요!!!"

이재성은 책상 위에 올려져 있던 쪽지를 덜덜 떨리는 두 손으로 움켜잡았고, 그 모습을 보다 못한 윤기는 혀를 차며 이재성에게서 쪽지를 빼앗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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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수사 중에 발견한 중요한 물건을 이렇게 구겨버리시면 어떡합니까."

윤기는 손가락으로 구겨진 쪽지를 꾹꾹 눌러가며 피면서도 눈은 정확히 이재성을 응시했다.

이마에 잔뜩 맺힌 땀. 벌벌 떠는 몸. 저 반응만 본다면 지금 이재성이 거짓말을 한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자신은 한다인을 해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목소리에는 힘이 들어가 있다. 즉, 진실이라는 말이다.

복잡해진 머리에 윤기가 넥타이를 풀어헤치며 한숨을 내쉬는 사이, 석진은 올곧게 이재성을 바라보며 재킷에서 다른 무언가를 하나 더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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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그럼, 이건요?"

"이, 이건……."

보자마자 머리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문자식. 아까 낮에 발견한 종이를 이재성에게 내민 석진은 날카로운 눈으로 이재성의 반응을 살폈다.

"이, 이게 뭐죠? 수학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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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

"죄, 죄송합니다. 제가 고등학교를 1학년까지만 다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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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젠장."

첫 번째 발견한 쪽지는 이재성이 쓴 것이 맞지만 두 번째 종이는 이재성이 쓴 게 아니다.

그럼 도대체 누구지? 다른 범인이 있는 건가? 아니면… 이재성이 완벽하게 연기를 하는 건가?

쾅.

석진이 낮게 욕설을 내뱉으며 주먹을 쥘 때, 급하게 조사실의 문이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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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팀장님! 피해자 한다인 씨 휴대폰, 찾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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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팀장님! 시신이… 시신이 발견됐답니다!"

열 네 번째 피해자가…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