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mbre

10[.]

누가 나에게 말을 걸었어.

[이름이 뭐야?]

이름이 많아서 일까,

무엇을 대답해야 할 지 몰라서 였을까,

아니면

이렇게 물어봐준 사람이 처음이여서 였을까.

대답을 못했어.

내가 우물쭈물 손가락만 뜯고 있었는데

그 아이는 나에게 말 없이 밴드를 붙여줘.

그리고

[이름이 너의 전부는 아니잖아.]

[이름이 너를 모두 말하는 건 아니니까]

[너를 부를만한 이름을 말해줘.]

그런데도

그렇게 친절했는데도.

아무 말도 못해서.

아무 것도 몰라서.

그래도,

너무 고마웠어.

눈물을 흘렸어.

적어도 나는 웃으며 울었어.

그 아이는

나에게

[그래, 울어.]

[우는 건 나쁘지 않잖아.]

[그대신,]

[슬픈 일은 없기를 바랄 뿐이야.]

그 아이에게는 내가 처음으로 이름을 붙여줬어.

"친구"

내가 바라던 건 이런 아이였어.

내가 눈을 내려깔아야 할 아이가 아니야.

내가 혼자 있을 때 다른 아이들과 재잘대는 아이가 아니야.

그냥

내 진짜 이름을 불러 줘.

울부짖으며 괴로워할 때,

아무 의미없는 위로가 아니라,

휴지만 덩그러니 가져다 놓는 무심함이 아니라,

옆에서 내 목소리를 들어주는 것을 바랬어.

[그렇게 풀 죽지마.]

[너의 지금까지의 시간을 한꺼번에 이야기 할 수 있는 이름 같은 건 그렇게 흔하지 않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