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픽션으로 저작권은 작가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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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미오와 줄리엣, 아마 그 둘의 이야기는 다들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둘의 주변 인물에 대해선 잘 모르고 있겠지. 그래서 지금부터 나는 로미오와 줄리엣, 그 둘의 이야기를 자세히 들려주려고 한다.
로미오 몬터규와 줄리엣 캐풀렛, 그 둘의 가문의 사이는 매우 사이가 안좋기로 유명했다. 아마 둘의 파가 극심하게 갈린 것이 제법 한목 했을지 모르겠다. 오래전부터 몬터규는 귀족파의 대표로, 캐풀렛은 황도파의 대표로 자리잡았다.
이는 건국 초기 황제의 동생 가문이 캐풀렛이기에 일어난 일이었다. 물론 그 둘의 대립이 처음부터 양극을 띄운 것은 아니였다. 권력에 눈이 먼 어느 두 선조들이 일으킨 작은 날개짓에서 시작했으리라 나는 믿어 의심치 않았다.
어찌되었건 그 두 가문은 서로의 끈질긴 인연의 앙숙이었고 로미오와 줄리엣 역시 이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 둘의 어린 동생들 마저도 아는 사실이었다. 그러나 그 둘이 서로에게 끌린건 아마 금지된 영역을 탐내는 인간의 본성이 아니였을까? 둘이 서로에게 사랑은 맹세한 것은 처음이자 마지막 일탈이었다.
그 둘은 처음 본 그 순간 서로에게 이끌렸고 로미오의 7살차이나는 남동생 "전정국"과 줄리엣의 5살 차이나는 여동생 "김여주" 역시 매우 친하게 지냈다. 가문은 상관하지 않는다는 듯.
이 다음부터는 모두가 아는 이야기 그대로일 것이다. 가면무도회에서 서로에게 첫눈에 반해 영원한 사랑을 맹세한 그 둘의 비극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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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국이는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관에 누워있는 줄리엣을 바라보고 있는 여주에게 다가갔다. 여주는 그런 정국이를 보며 살며시 고개를 들었다. 여주의 표정을 본 정국이는 흠칫 놀랐다. 자신이 사랑했던 그 표정이 아니라 살기에 가득찬 그 표정은 처음 봤으니까.
"너희 오빠가 우리 언니를 죽였어."
"뭐라고?"
여주는 비틀거리며 일어났다. 그러다 결국 몸에 힘이 빠졌는지 그녀는 중심을 잃었다. 여주가 넘어지려고 하자 정국이는 제빨리 여주에게로 가 여주를 넘어지지 않게 자신의 쪽으로 끌어당겼다. 여주는 있는 힘껏 정국이를 밀친 후 정국이의 멱살을 잡으며 따지듯 말했다.
"이게 다 너희 오빠 때문이잖아!!!!!!!"
여주의 말에 발끈한 정국이는 여주의 손을 뿌리치며 말했다.
"따지고 보면 너희 누나가 우리 형을 죽인거지. 누가 그런 정신나간 짓을 해? 누가... 누가 그런 자살로 위장한 것처럼 하냐고. 아마 줄리엣 누나가 귀뜸이라도 해주었더라면, 아니 누나가 이 소식을 전해줬더라면 이런 일은 없었겠지."
"지금 내 잘못이라는 거야?"
"뭐, 내가 틀린말 했ㄴ..."
여주는 정국이의 볼을 힘껏 내리쳤다. 장례식장 안엔 곧 차가운 한기뿐만 아니라 짝- 소리까지 울려퍼졌다. 정국이는 여주가 때린 힘에 돌아간 고개를 다시 여주에게 돌리지 않았다. 여주는 조금 씩씩거리다가 다시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정국이는 두 눈에 가득 맺힌 눈물을 참으며 이를 부드득 갈았다.
"편지를 보지 않은 로미오 오빠의 잘못이라고"
"다신 누나를 만날 일 없을거야. 아니 다신 만나고 싶지 않아."
"하? 그건 내가 할 소리 아닌가? 전정국. 난 너를 증오해. 너를 보면 내 언니를 죽인 로미오 오빠가 생각이나서 미치겠어. 제발 다신 내 앞에 나타나지마"
정국이는 그대로 여주의 얼굴을 보지도 않고 그 자리를 떠났다.
이날 이후 로미오와 줄리엣의 죽음으로 인해 몬터규 가와 캐풀렛 가의 깊은 증오는 해소되었지만 정국이와 여주의 마음 속에는 서로를 향한 짙은 혐오감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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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라고요?"
줄리엣이 죽은지 어느덧 5년이 흘렀고 여주는 어느새 어엿한 숙녀가 되었다. 마치 혼기에 다다른 그때의 줄리엣처럼 말이다.
"몬터규가의 전정국과 혼인이 잡혔다. 너희 언니와 로미오의 한을 이렇게라도 풀면 좋겠구나.
줄리엣과 로미오 그 두 아이 모두 너희를 매우 아꼈으니 좋아할거야. 너희 둘의 결혼으로 우린 길고 긴 앙숙관계를 청산하기로 했단다. 이게 로미오와 줄리엣 둘이 원했던 일이테니까"
아버지의 그 말을 들은 여주는 아무말도 할 수 없었다. 실제로 줄리엣은 자신이 로미오와 혼인을 하고 싶은 만큼 귀여운 꼬마커플의 미래역시 바라고 있었으니까. 그래... 여주가 어떻게 그 말을 듣고 거절을 할 수 있을까?
물론 같은시각 정국이도 마찬가지였다.
즉, 로미오와 줄리엣은 다다르지 못한 해피엔딩을 그 둘의 동생들에게서 봐야겠다는 가문의 입장이었다.
그렇게 정국이와 여주의 쌍방혐오 정략혼 생활이 시작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