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단편 모음 글

할머니의 첫사랑_태형

몇년 전이지
할머니가 살아 계실때
나에게 첫사랑 이야기를 해주었었다

왜 그런말이 있지 않은가
'첫사랑은 잊지 못한다.' 

할머니는 아직도
그사람이 너무나 그립고 또 보고싶다고 한다.







"할머니, 그 사람이 누군데요?"

"벌써 알려주면 재미없지~"

"그래도 궁금한데..."

"이야기가 끝날때쯤에 너도 그이가 누군지 짐작 할 수 있을거야"

"그럼 지금 이야기 해줘요!"

"그래."
"어디부터 얘기해줘야 할까..."







할머니가 20살때. 사진의 매력에 푹 빠져
모은돈으로 카메라를 사려 사진관에 갔을때란다. 

그때, 어떤 남자를 보자마자 심장이 뛰고 머리가 새하얘지는 느낌이 들었어

살면서 이런기분은 처음들었었단다.

그래도 최대한 애써 정신을 차리고 
카메라를 사는데에 집중했지.

그때 그남자가 내게 다가왔어.

"사진찍는거 좋아하세요?"

"네, 좋아해요. 어떤 기억을 잊으려 할때쯤 그때의 사진을 보면 기억이 되살아나잖아요."

"저도 그래서 사진이 좋더라고요."


사진관 벽 한면에 붙어있는 사진들을 보며 우린 적당한 대화를 나눴었고 대화를 나누면서 알 수 있는 이밖의 관심사나 공감대가 많았지. 사실 대화를 나누면서도 '이사람은 운명이다' 라는 말을 속으로 엄청 생각했단다.

 우린 그날 이후에도 많은 만남을 가졌어. 그리고 그 추억들에는 카메라가 빠지지 않았지.

꽃놀이도 가고.. 그냥 동네를 돌기도하고.. 

소소한 행복이 계속 되었었단다.


찰칵-


"어? 언제 찍었어?"

"방금. 너 꽃 보고있을때."

"사진 볼래."

"응. 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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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쁘지?"

"예쁘네."




"근데 그날 나한테 왜 말걸었었어?"

"그날이라니?"

"우리 처음 만난 날"

"예뻐서. 심장이 너무 뛰어서."






"여보 우리 사진관 차릴까?"

"갑자기?"

"응. 예전부터 말 꺼내고 싶긴했는데..."

"나야 좋지."




"찍는다?"

찰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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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오는것 같아?"

"응. 구도랑 조명도 잘 어울려"



우린 사진관을 운영하며
많은사람들에게 추억과 행복을 주었지.

그사람들의 행복이 어느샌가
우리의 행복이 되고 그런거지.


그런데 행복했던 나날들에 검은 안개가 끼기 시작해.




"신문이요! 신문! 널리 퍼뜨려 주세요!"


무슨일인지 보니 옆나라의 전쟁 선포가 담긴 신문이였어.
그소식을 듣고 이틀정도가 지나니


펑-

펑-

새벽 4시쯤 어디선가 폭발음이 들려오고
폭발음이 한번 들릴때마다 수십명의 사람들의 비명소리가 들리기 시작해


"무슨소리야..?"

"벌써 옆나라에서 폭탄을 투척하기 시작했대."

"뭐..?"

"지금 당장 여길 떠나야해.
최소한으로 짐싸서 당장 가자."

"응."


나는 무작정 아이 둘을 안고 짐을 등에 지고 그와 집을 떠났단다.

얼마나 뛰고 걸었을까. 발에는 많은 생채기들과 피가 묻어져있었어.


"조금 쉬었다 갈까?"

"응.. 애들 밥도 먹여야 할것같다"

"애들 밥먹고 조금 쉬다가 다시 출발하자."
"아픈곳은 없어?"

"난 괜찮ㅇ...아야야..."

"어깨 아파?"

"근육이 살짝 놀래서 그랬나봐. 괜찮아"

"괜찮기는...원래도 어께 안좋으면서."


그는 자신의 손에있는 상처들은 보이지도 않는지 내 어깨부터 주물러주었단다. 그 온기를 아직도 잊지못해.

"고마워"

"이제 다시 출발할까?"

"그러자"


우린 다른 지역에있는 그의 친척집에서 머물렀어. 하지만 전쟁은 끝나지 않았지. 폭발음이 들리지는 않지만 소문은 끊기지 않고 들려와.


"어제 순이네 둘째아들이..."

"말도 마.. 희미네 아들딸들은 아직도 소식이 안들린대.."



그때


펑-

타다당- 타다당-


총소리와 폭발음이 들려오기 시작해.
그와 눈이 마주쳤을때의 눈빛은 읽을 수가 없었어. 
너무 많은 게 담겨있었어서.


"...갔다올게"

"..진짜 가게..?"

"가야지.."

"제발... 안가면 안돼?"


그는 말 대신 미소로 답했어.


"저 뒷산 방향으로 애들 데리고 무작정 도망쳐"
"그러다보면 대나무숲이 보일거야. 정국이 기억나지? 내가 전에 소개시켜준 친구. 거기에 정국이가 보일텐데.."

"같이 가자.. 같이 가자.. 응..?"

지금 저기에 뛰어들면 어떻게 될지 잘 알면서. 내가 어떻게 당신을 보내. 당신을 혼자 두고 어떻게 가.

"같이 가면 되는거잖아... 제발..."

"꼭 돌아올게. 맹세해."


그는 내가 안고있던 두 아이에게 이마에 입을 맞췄고
마지막으로 나의 눈을 보고 키스를 하고 그 집을 떠났어.

하지만 그이는 몇년이 지나도 다시 돌아오지 않았지. 
나쁜사람. 꼭 돌아온다면서...






"할머니.. 울어요..?"

"아니야~ 할머니가 울긴 왜 울어~"
"여기서 말하는 남자가 누군지 알겠니?"

"할아버지..?"

"아이고 우리 여주 똑똑하네. 맞아 할아버지란다."

"사진관 하셨다면서요! 할아버지 사진있어요??"
"할아버지 얼굴 궁금한데..."

"잠깐 기다려봐.. 여기 어디에... 아 찾았다"
"전쟁속에서 그나마 지켜낸 사진들을"
"앨범으로 만들었단다"

"우와.. 이건 언제에요??"

"하나하나 설명을 해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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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할아버지가 사진관 열기전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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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카메라랑 조명이 잘 작동되는지 확인해볼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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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할아버지 가장 친한친구이자 할머니의 생명의 은인이셔"

"이분이 대나무..?"

"맞아. 대나무 숲에서 할머니를 구해주신 분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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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혼인 하기도 전이네..."


"할머니는 그럼 첫사랑이랑 결혼한거에요?"

"응.그렇지"

"우와.."

"첫사랑이라 그런지 지독하게도 오래 가는구나..."

"할머니 울어요..?"

"아니래도~?"



다시 너를 만난다면 그땐 매일 말할게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