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에 띄운 꽃 한송이

제 20장. 낮과 밤, 유성과 고래

새로운 바람이 그들을 반겼다.


비로소, 대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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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0장. 낮과 밤, 유성과 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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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착했어. 일어나야지.”




“진짜..?”







다음날 늦은 아침쯤, 마차는 파리에 다다랐다. 마차에서 내린 두 아이의 눈에 비친건 믿을 수 없는 광경 뿐이었다. 커다란 마차와 불을 뿜는 기차, 하나같이 네모반듯한 건물들, 도시가 회색이야. 여주가 그렇게 중얼거렸다.







“네가 바라던 파리잖아. 어때?”




“크고... 믿을 수 없는 것들이 너무 많아. 저 커다란 기차는 또 뭐고..”







평화로운 작은 마을이나 동산을 보고 자랐던 여주와 지민에겐 놀라울 것 투성이였다. 우선 모아둔 돈으로 여관을 잡은 두 아이가 전차에 서툴게 얻어탔다. 멍하니 주위를 둘러보기만 하던 여주가 별안간 손을 번쩍 들어 어딘가를 가리켰다.







“왜?”




“에펠탑, 뼈대만 있는.”




“에펠탑이 뭐 어때서?”




“태형이가 그곳에 산댔어. 에펠탑이 보이는 곳에.”








두 아이는 에펠탑 앞에 내렸다. 기품 있지만 여유 없는 사람들, 여기저기서 내뿜어지는 회색의 공기, 그 사이에 우뚝 서서 뼈대만으로 압도하는 에펠탑. 여주가 보이지 않는다는 듯 스쳐지나가는 사람들 속 태형을 찾기는 버거워보였다.







“파리, 에펠탑 가까이. 그 두개 말곤 없는거야?”




“응.”




“...뭐?”




“그래도, 같은 파리에 있으니까 찾을 수 있을거야. 꼭.”







지민은 허탈한 듯 웃다가 눈을 질끈 감으며 고개를 들었다. 다시 떠진 지민의 눈망울엔 파리의 드넓은 하늘이 담겼다. 밤하늘은 어딜 가든 저와 함께니까. 그 어린 양치기 소년의 꿈이 무엇이었는지 알 것 같기도 하였다. 파리도 나쁘진 않겠구나. 언제나와 같은 하늘이 지민을 안심시켰다.







“여주야. 하늘 봐봐.”




“응? 우와!”







날이 완전히 저물어 꺼져갈 무렵의 하늘에 비행선이 그 어느 때보다 낮게 날고 있었다. 하늘을 미끄러지듯 유영하는 한 마리의 고래가 이곳에도 있었다. 나, 꿈이 생겼어. 즐거워하는 여주의 얼굴에 지민이 뭐냐는 듯이 대강 고개를 돌렸다.








“고래를 볼거야.”




“고래?”




“응.”




“바다에 가면 볼 수 있는데.”




“아니, 그런 고래 말고. 무엇보다 자유로운 고래를 보고 싶어.”







그 고래는 꼭 바다를 헤엄치지 않아도 좋을 것 같아. 여주의 말에 지민도 고개를 끄덕이며 함께 웃어주었다. 어느때보다 벅차게 떠오를 낮을 위해 밤하늘을 유영하는 작은 고래인 소년은 그렇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