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에 띄운 꽃 한송이

제 23장. 그 바람의 사정

거리거리마다 다채롭고 때론 화려하게


그렇게 피는 수수한 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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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3장. 바람의 사정













*

“자~ 끝!”




“네에? 아 그런게 어딨어요!”




“더 얘기해주세요.”




“내가 아는 것도 여기까지야. 이 이야기의 마무리는 너희가 지으렴.”








여주는 파란 망토를 뒤집어쓰고 바람마치 떠돌았다. 그리고 동네의 아이들에게 하늘을 나는 고래가 되어주었다. 이곳저곳을 떠도는 여주는 떠돌면서 들은 이야기를 아이들에게 전해주었다. 하지만 역시 여주의 입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이야기는 절절한 첫사랑 이야기였다. 아이들은 그 이야기가 여주의 이야기임을 말을 안 해도 알 수 있었다. 여주가 첫사랑의 이야기를 꺼낼때면 꼭 하늘을 나는 듯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추락하는 고래 같았기에








“별이다! 별이 왔어.”




“쉿 오빠, 들키면 맞을거야.”







여주와 지민은 별으로 불렸다. 그들이 찾아다니는 아이들은 보통 뒷골목의 아이들이었기에 빛나는 여주와 지민이 아이들에겐 별일 것이다. 여주는 잃어버린 제 어린 시절을 기억했고 지민은 아팠던 시절을 잃어버렸다. 둘은, 이야기로 희망을 전하고픈 고래가 되었다. 어찌보면 당연한 처사였다.


지민은 사창가의 뒷골목에서 태어났다. 사창가에서 태어난 아이들 중 평범하게 어머니의 손에 길러질 아이는 없었다. 포주는 이제 겨우 젖을 뗀 어린아이들에게 앵벌이를 시켰다. 지민도 그 중 하나였지만 예쁘장했던 지민이 10살이 되자 포주는 지민을 다른 수단으로 돈벌이에 쓰려하였다. 10살의 지민은 그 곳에서 도망쳤다. 그리고 지금은 그 도망쳤던 뒷골목으로 다시 들어가고 있었다. 어렸던 시절의 제가 자란, 아팠던 뒷골목엔 아직도 아파하는 아이들이 있었다.







“...돈 주세요. 돈... 엄마가 아파요..”




“아가, 배고프지?”








짤랑거리는 깡통에 지민이 빵을 넣어주었다. 배고팠는지 허겁지겁 먹는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은 지민이 어두운 뒷골목을 가리켰다. 뭐든 다 집어삼킬 것만 같은 어둠 속이었다.







“네 친구들 불러 와. 먹을 것 준다고 하면서 알겠지?”




“네!”








그 어린아이는 겨우 걸친 거적때기가 흘러내리는 것도 모른채 어둠 속으로 달려갔다. 끝내 드러나버린 밑바닥의 모습에 여주가 눈물을 참을 때 지민의 옆에 있던 방 문이 열렸다. 







“...누구세요? 누구신데 아이들에게..”




“…”







문에 기대듯 앉아있는 중년의 여인은 마스크로 얼굴 반을 가린 지민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지민 또한 그 여인에게서 눈을 뗄 수 없었다. 어릴적, 커갈 수록 예쁘장해지는 지민을 보며 포주가 중얼거렸던 말을 똑똑히 기억했다. 애가 점점 지 엄마를 닮아가. 입 아래 점도 똑같이 닮아선. 어린 지민은 그 말을 들으며 엄마의 얼굴을 그려보곤 했다. 그 얼굴은 희망이었다. 






“...엄마?”














결국 그리움의 물꼬가 터져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