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에 띄운 꽃 한송이

제 25장. 바람의 호수

흘러가다 고이고 모여서


하나의 호수바람이 되어도







.
.









제 25장. 바람의 호수




















*
“이제 그만 쉬자. 열심히 살았잖아 우리.”







그 말에 어떻게 대답했더라. 아마 고개를 저었던 것 같다. 나는 끊임없이 흐르는 바람이었기에 그리고 고래를 동경했기에 그래야만 하고 당션히 그런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우연히 다시 만나면, 양치기소녀와 왕자님은 다시 서로를 사랑하실까요?”










하지만 아니었다. 그리움이라고 부를 만한 감정들이 사무쳤다. 아이들의 질문에 한해서는 모르는게 없던 여주였지만 입이 열리지 않았다. 그럴 일은 없어. 양치기 소녀도 왕자님을 놓아주었으니까. 그 쉬운 말이 입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어쩌면 바라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흘러가는 바람처럼 만나, 다시 그 동산에서처럼 고여 엉키기를, 우연이란 이름이 그들을 다시 묶어주기를







“응, 꼭 그럴거야. 서로를 바라고 있으니까.”







입에선 결국 생각했던 것과 완전히 다른 대답이 나왔다. 사탕을 받은 아이들이 저마다 웃으며 흩어지고 나서도 여주는 자신이 앉은 그 고목나무의 터에서 움직일 줄 몰랐다. 제게 하늘을 알려주었던 그 사랑이 사무치게 그리웠다. 마음을 모를리 없는 지민이 여주를 안았다.







“지민아, 나... 외로워.”




“...알아. 그러니까 이만 솔직해져도 돼. 어떻게 하고 싶어?”




“머무르자, 우리.”








어디도 우리 집이 될 순 없을 테지만.

그렇게 말없이 걷던 여주와 지민은 한 조그만 시골마을에 다시 터를 잡았다. 그곳은 그냥 터였다. 두 아이에겐 집이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었다. 안 그런척 하면서도 대부분의 길이 통하는 경유지인 그 마을에서 여주는 누군가를 기다렸다. 조그만 오두막이 아름다운 동산 위에서 다시 양을 치며 그동안 지나온 모든 것을 기다렸다.







“시스, 기억해?”




“그 아기 양?”




“응.. 시스라는 이름, 사실 시스투스에서 따온거야. 스스로 불타는 꽃”




“.....”




“나는 내일 죽겠지. 꽃말이 마음에 들었거든 그땐 아마 내일은 죽을 마음으로 살았나봐.”




“그 내일은 언제 와?”




“따뜻한 봄이 지나는 겨울에.”








평생 오지 않을거라는 뜻이었다. 지민은 알고 있었다. 생각이 깊은 여주는 이렇게 가끔 이해할 수 없는 말을 내뱉곤 한다는 것 쯤 모를리가 없었다. 지나온 모든 것을 그리워하는 삶일거야. 언젠가 그렇게 말하는 여주를 안아준 적이 있었다.












“앞으로의 것을 기대하는 삶일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