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 깊어지고 달은 먹구름에 가려졌으며, 밤하늘에는 반짝이는 별 하나 없었다. 칠흑 같은 어둠은 마치 검은 먹물처럼 순백의 하늘을 뒤덮어 칠흑같이 어둡게 만들었고, 내 실루엣, 내 얼굴, 그리고 내 마음은 창문에 선명하게 비쳐 보였다.
밤이 되었다. 나는 창가에 서서 멀리 한강을 바라보았다. 그때 우시쉰이 생각났다. 그가 내게 시를 낭송해 주던 날들, 그리고 한강이 내려다보이는 푸른 처마가 있는 작은 집이 떠올랐다.
정말이지, 젊은 시절은 소중히 여길 만한 가치가 있다.
"장관님, 왜 아직 퇴근하지 않으셨어요?"
정신을 차리고 책상 위의 시계를 보니 10시 30분이었다. 마감 시간을 훨씬 넘어서 한 시간이나 창가에 서 있었다는 사실을 미처 깨닫지 못했다. 막차를 놓칠 것 같아 걱정은 접어두고 책상 위의 서류들을 정리하고 가방을 챙겨 나왔다. 문을 닫으면서 마지막으로 창밖을 한 번 더 바라보았다. 왠지 모르게 오늘 밤은 유난히 특별하게 느껴졌다. 밤도, 그 사람도 평소와는 다르게 느껴졌다.
나는 백현이와 함께 회사를 나섰다. 건물에 도착하자마자 하늘이 갑자기 변하더니 가랑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백현이는 급히 회사 안으로 다시 들어가 우산 두 개를 더 가져와야 했다.
우산을 펼치자 빗방울이 우산 곡선을 따라 흘러내려 내 다리에 튀었다. 몇 년 전 신었던 싸구려 가짜 신발과는 달리, 비싼 가죽 구두는 젖어도 곰팡이가 피거나 광택을 잃지 않았다. 그 구두를 신으니 몇 년 전, 이별 후 비를 맞으며 필사적으로 뛰던 내 모습이 떠올랐다.
"비안 서장님, 술 좀 사러 갑시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술이 정말 마시고 싶네요. 아마 비 때문인 것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