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쁜새끼
w. 라면
#09
“나 내일부터 너랑 하교 못할 것 같아.”
“? 왜.”

“현수가 그동안 많이 서운했나봐. 앞으로 현수 옆에 좀 있어줘야 할 것 같아.”
“그럴만도 하지. 그렇게 해.”
“미안.”
“니 여친한테나 잘해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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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여주 왜 혼자 가?”
“김태형 오늘부터 은현수랑 같이 간대.”
“여친한테 한 소리 들었나보네. 너 집 어디쪽이야?”
“난 여기서 왼쪽으로 가는데, 오빠는?”

“…나도 왼쪽..!”
학교에서 친한 몇 안돼는 친구들은 다 나와 집 방향이 반대라 같이 못 갔던터라 오랜만에 혼자 가는 하교길이 쓸쓸할 뻔 했는데, 마침 정국 오빠와 교문에서 마주쳤다.
“앞으로 계속 집 혼자 가야하는거야?”
“응, 원래 김태형 전학 오기 전에 항상 혼자 갔어.”

“…여주 너는 남자친구 안 사귀어?”
"?"
“남자친구 사귀면 김태형이 지 여친이랑 놀러 갈 때도 안 외롭잖아.”
“나도 사귀고 싶지. 근데 그게 마음대로 되나.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날 좋아해야지.”

“…널 좋아해주는 사람은 있을걸?”
“빈말이라도 고맙네. 김태형이었으면 죽어도 없다고 했을텐데~”
“김태형은 어릴 때부터 인기 많았어?”
“응. 초딩 때부터 거의 전교생의 여자애들이 걔 좋아했어. 지금이랑 똑같았거든.”
“너는?”
"?"

“너도 김태형 좋아한 적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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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진짜 맛있다. 오빠가 직접 찾아본거야?”

“응, 너 학원도 째고 데이트 하는건데. 너무 미안하니까…”
“나 원래 공부에 관심 없어. 학원도 친구들이랑 놀려고 다니는거지, 뭐.”
“앞으로 내가 노력할게.”
“웅… 나도 너무 짜증내서 미안.”
“근데 여기 고르곤졸라 진짜 맛있다. 김여주 며칠 전부터 피자 타령 했는데.”
“…?”
노력한다고 말한 지 2초 지났다. 오빠는 자연스럽게 또 “김여주”라는 이름을 입 밖으로 꺼냈다. 그러고는 내 표정 확인할 새도 없이 김여주에게 카톡을 보낸다.

“ㅋㅋㅋㅋ 먹는다고 할 줄 알았어. 현수야, 나 고르곤졸라 하나만 포장할게. 잠시만.”
카톡을 1-2분간 싱글벙글 즐겁게 하던 오빠는 벌떡 일어나 고르곤졸라를 금방 포장해오겠다며 일어섰다. 맛있는거 먹으면 친구 생각이 날 수도 있는건데, 김여주랑 오빠랑 어렸을 때부터 그렇게 각별한 사이였다니까 그럴수도 있는건데.
“……”
“현수야, 이제 가자.”
포장을 다 했다며 가자는 오빠의 표정이 왜 그렇게 얄미웠는지 모른다. 잘 알지도 못하는 오빠의 여사친에 대해 왜 그렇게 분노가 치밀어 올랐는지 모른다.
“오빠 뭐해?”
“어…?”
“지금 뭐하냐고.”

“왜 그래.”
오늘만큼은 김여주 이야기 안해도 됐잖아, 라는 원망과 함께 파스타집을 뛰쳐 나왔다. 그리고 오빠는 그런 나의 뒤를 쫓아왔다.
“왜 그러는데 현수야.”
“몰랐는데 나 속 되게 좁나봐. 이것도 짜증나. 짜증나서 미쳐버리겠어.”

“……”
“나랑 데이트 할 때는 걔 생각 좀 안하면 안돼?”
“……응. 내가 미안. 내가 또 생각이 짧았어. 미안해.”
“……”

“미안해.”
“오늘은 나 먼저 가볼게.”
두 달을 넘게 연애하면서 싸운 적이 모두 김여주 때문이라는 것 자체가 지쳤다. 변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나도, 오빠의 여사친을 이해해줘야 하는 상황인 것도, 그냥 모두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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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추천 작품에도 올라갔어요🤭
너무 감사드립니다🥳💕
🔥댓글 꼭 부탁드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