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쁜새끼
w. 라면

현실 말투 같은게 다들 너무 귀여우셔서,,ෆ
#11

“…현수야. 여긴 네가 왜…”
“무슨 상황이야 이거..?”
“…….”
“김여주랑 오빠랑 이 시간에 왜 같은 집에서 나와?”
“…그게,”

“오빠 얘랑 동거해?”
“그런 거 아니야.”
“그럼 뭔데.”
“얘네집 옥탑방에서 잠깐 살고 있어. 다른 집이야.”
“…….”

“동거, 그런 거 아니야.”
“모르겠다. 이제는 내가 이상한 사람이 되어버린 것 같아. 지금 너무 혼란스러워 오빠.”
“…현수야.”
“나 먼저 가볼게. 나중에 봐.”
김태형이 급하게 해명은 했지만, 은현수가 가고 나서 나는 내 상황을 곧 알아차렸다. 진짜… 개X됐다. 은현수가 자기 친구 한 명에게라도 이 사실을 말하는 순간 내 학교 생활을 복잡해질 것이다. 그냥 김태형이 우리집에 물건 두고 갔다고 말할걸. 이미 뱉어버리고 나서야 더 좋은 변명들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X됐네.”
“그러게.”
“이제 난 학교에 여친 있는 남사친 꼬신 여우년으로 소문 나겠다.”
“뭐래. 누가 너한테 그런 개소리를 해.”
“몰라. 아무튼 우리는 X됐어. 은현수 백퍼 지 친구들한테 불겠지.”
“…그런 애는 아니야.”
“오늘 등교는 따로 하자. 머릿속 정리 좀 해야겠다.”
“응.”
오늘 일은 김태형에게도 꽤나 당황스러웠는지 김태형은 오랜만에 웃음기 하나 없이 진지했다. 그렇게 싸우더만, 김태형은 표현이 서툴렀을 뿐이지 은현수를 생각보다 많이 좋아하는 모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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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웅_ 부웅_

도저히 학교에 앉아 수업을 못 들을 것 같아 조퇴를 했는데, 오후 4시쯤 핸드폰이 울린건 기다리던 오빠의 연락이 아닌 송강 때문이었다. 오빠 너는 내가 이렇게 아픈지도 모르고 김여주랑 낄낄대고 있겠지. 송강에게 온 카톡을 보고 순간 울컥하며 눈물이 나왔다. 오빠도 똑같이 느껴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애인의 이성 친구가 얼마나 신경 쓰이는지.

오늘만큼은 모든 일에 항상 내 편인 사람한테 위로 받고 싶었다. 그게 나를 좋아하고 있는 남사친일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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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가 아파.”
“김태형이랑 동거 한다는 여자애 있잖아.”
“응.”
“그 여자애가 김여주야.”
“…….뭐?”
“어제 싸우고 오빠가 밤 12시에 나 보러 와줬거든. 그래서 잘 풀었고. 그게 고마워서 오늘 아침에는 내가 오빠 집 앞으로 가려고 했어. 사실 오빠집 위치를 정확하게 몰라서 오빠가 산다고 했던 집 주변을 빙빙 돌고 있었는데….”
“김여주랑 김태형이랑 같이 나왔구나.”
“응…”
“…화났겠네.”
“동거는 아니래. 오빠는 김여주네 옥탑방에서 사는거래.”
“그래도 그건 좀…”
“그치. 아무리 옥탑방이라도 같은 대문으로 나오는거잖아. 하루에 수백번도 더 마주칠 거 아니야.”
“응. 그렇겠지. 삼시세끼 같이 먹을거고.”

“…근데 또 내가 남친 오래된 여사친 하나 인정 못하는 찌질이가 된 것 같아. 네가 생각하는 것처럼 불안해하는게 당연한거 맞지, 그치.”
“응, 맞아. 걔네가 나빴어. 네가 이상한 거 아니야. 누구나 다 너처럼 생각할거야.”
“……”
“울지마. 너 잘못한 거 없어.”
“응…”
“마음이 엄청 아팠겠네.”
“응…”
“그래서 김태형한테는 연락 왔어? 뭐래?”
“안 왔어…”
“…미친놈.”
“오빠는 나 안좋아하는 것 같아.”
“……”
“나만 좋아해. 나만 생각하고, 나만 보고싶어해.”
“…나랑 똑같네.”
"?"

“나도 너만 좋아하고, 너만 생각하고, 너만 보고 싶어해.”
“……”
송강이 나에게 호감이 있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나는 송강을 단 한번도 친구 이상으로 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지금, 송강의 좋아한다는 말이 왜 그렇게 위로가 되는건지 모르겠다. 누군갈 날 진심으로 좋아한다는 느낌이 그리웠던걸까? 우리는 충동적이었다.
“이미 알고 있었지, 내가 너 좋아하는거.”
“응. 알고 있었는데.”
“나 너 많이 좋아해. 딴 놈처럼 얼굴만 보고 좋아하는 것도 아니야.”
“……”

“나는 너한테 진짜 잘 할 자신 있는데…”
부우우우우웅_ 부우우우웅_
‘오빠 ෆ’
“받지마.”

“……”
그 날 우리는,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저질렀다.
/✍🏻/
뇌정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