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일기

00. 프롤로그

  "이혼해, 전여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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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의 한 마디가 이렇게 아팠으면, 붙잡을 걸 그랬어. 눈물을 흘리지 않을 걸 그랬어. 미안하다고, 떠나가지 말라고 하지 말 걸 그앴어. 조용히 너의 옷깃을 잡을 걸 그랬어.


  "지민아.. 한 번만 다시 생각해 줘.?"
  "아무리 그래도  이유라도 말해주라, 응?"

   이유 하나 알려주지 않고, 나의 잘못을 알려주지도 않고 이렇게 떠나는 게 어딨어. 어제까지만 해도 사랑을 속삭였었는데. 오늘 이렇게 될 줄 누가 알았겠어. 난 너만을 바라봤는데, 결국 결과는 이것 뿐인거야?


  "질척대지 마, 그냥 도장이나 찍어."

   질척, 그래 질척대지 말자. 근데, 눈물이 흐르는 건 막을 수가 없나봐. 계속해서 흐르는 눈물이 멈추질 않아. 도장을 찍는 순간에도 널 사랑했는데. 싸늘해진 너의 눈은 결국 나를 바라보고 말았어. 사랑스러운 그 눈빛을 잊지 못하겠지만, 어쨌든 난 널 사랑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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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 일 없다는 듯이 다음 날 아침이 밝았고, 나는 어제와 같게 출근 준비를 했다. 야무지게 하나로 묶은 포니테일은 풀었고, 전에 입었던 하얀 와이셔츠에 달라붙는 스커트를 입고선 거울 앞을 바라보았다.
   
   이제 이 집을 나가기만 하면 되는데, 어째서 떠나기 싫은 걸까. 이 집이 아늑해서 일까, 너의 향기가 남아있어서 일까. 너를 잊지 못하기라도 한걸까, 나도 모르게 자꾸 돌아보게 됐다.

   모든 게 다 추억으로 남겨져 버린 이 장소는 결국 내 품에서 떠나게 될지도 모르지만. 어찌 되었든, 추억은 추억이니까. 아픈 기억도, 슬픈 기억도, 행복했던 기억들도. 다 추억으로 시작해서, 추억으로 끝나고. 기억 한켠에 자리 잡았다가 서서히 잊혀지는 것도 추억이니까.




당연히 프롤로그는 세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