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잉- 휴대폰이 울렸다. 전정국이었다. 오늘이 토요일이라 다행이네. 친구와 노느라 바빴다고 대충 둘러대면 되니까.
정국아, 미안.
그렇게 휴대폰 전원을 완전히 꺼버렸다.

"뭘 보고 있어? 왜, 예뻐?"
"항상 예뻤지. 들어가자."
민윤기의 사탕발린 말은 항상 듣기 좋았다.
절로 미소가 지어질 만큼.

"일단, 이 연회를 열수있게 도와준 한◼◼회장님, 정◼◼회장님‐
.
.
.
마지막으로 공◼◼회장님께 감사드립니다."
아빠랑 오빠들, 왔구나. 김회장이 뭐라고 하는지 이제 관심이 없을때 쯤,
"-그리고 이 자리를 빌어 공식적으로 발표드리겠습니다. 저와 공회장님은 사돈의 연을 맺을 예정입니다. 이 연회가 열린 목적이지요. 그럼 다들 즐겨주시길."
뭐?
이 바닥의 김회장은 두 사람이다.
하나는 방금까지 주절거리던 K그룹의 늙은이와,
김태형 집안의 V그룹.
원작에서 우린 K그룹과는 전혀 관련이 없었다고. V그룹과 연 맺은 관계인데.
혹시 내가 원작에서 사라져서?
그래서 늙은이 손녀와 우리 오빠 중에서 짝을 맞추겠다고?
걘 안돼. 그 여자는 안돼. 김태형한테 붙어야 할 악역이 왜?
황급히 주위를 둘러보았다.
에이, 설마.
그럴리가.
그럴리가 없잖아.
연회의 주 목적은 원래 건설 10주년인걸.

그럴리가 없..는데 왜 같이 있지?
불행 중 다행인건지 더 불행인지 몰라도 공인주로 추정되는 인물은 없었다.
그치만,
원작을 너무 벗어났잖아.

"아. 이거 좀 곤란한데."
"말이 안 되잖아.. 잠깐만."
"공인주. 어디가?"
"잠깐이면 돼. 오빠들 좀 보고 오게, 진짜 잠깐이면..!"
"정신차려. 못 알아 보실거야."
"...그럴리가."
오빠들이 날 얼마나 아꼈다고.
어떻게 날 잊겠어?
그 여자는 안된다고 말해줘야하는데..
걔랑 엮이면 위험하다고 말만 하면,
내 말이니까 분명 들을거야.

"인주야, 인주야.. 괜찮아. 다시 되돌려놓으면 돼."
민윤기는 공인주를 감싸 안았다.
공인주가 더이상 불안해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하지만 다른 이를 주시한채로.


"..김여주?"
김태형은 공인주를 발견했다.
김여주라면 못 왔을 그 파티에 온것도 흥미로운데..
값비싼 드레스와 장신구,
그리고 그런 그녀를 안고 자신을 보며 웃고 있는 남자라니.
퍽이나 재밌는 소재였다.

"재밌네."
화가 나지 않는다.
오히려 김태형은 공인주를 미친 듯이 가지고 싶다.
나한테 없으면, 뺏으면 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