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ㅣ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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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니다.”
“뭐예요… 싱겁게.”
“아무것도 아니라고, 저기 핸드폰이나 가져가.”
“헐, 저거 제 거예요?!”
“어, 내 번호는 저장해 뒀으니까 내가 아카데미 갔을 때 궁금한 거 있으면 연락해.”
“고마워요!”
“됐어, 민윤기랑 너무 친하게 지내지만… 마.”
“응? 왜요?”
“아, 그냥 친해지지 말라면 친해지지 마.”
“뭐야… 싫어요!”
“이유도 안 말해주는데 내가 왜요~“
“… 마음대로 해라, 어떻게 되는지.”

태형은 방 문을 세게 닫으며 들어갔고, 설이는 태형이 저러는 이유를 몰랐다. 설이는 바로 핸드폰을 켜 개통되어 있는 핸드폰에 윤기 번호를 저장하고는 바로 연락을 했다.



설이가 거실에서 한참 윤기와 전화하고 있을 때, 태형의 방 문이 조심스레 열렸다. 전화에 집중하던 설이는 문이 열리는 소리를 못 들었고, 태형은 설이의 전화 내용을 들으며 점점 표정이 굳어져갔다.
“오빠 집으로 가면 나 나갈 수 있게 해줄 거야?”
“그럼 나는 오빠 집으로 가고 싶은데?”
“아, 나 거기로 갈래~“
윤기와 전화를 하는 설이의 표정은 태형과 있을 때는 보지 못 했던 환한 미소와 행복한 표정이었고, 태형은 알 수 없는 분노가 치솟았다.

“유 설.”
“네?”
설이는 태형의 물음에 윤기에게 잠시만 기다리라고 하고는 전화를 끊었고, 태형을 올려다 보았다. 올려다 본 태형의 표정은 살벌하고 살기가 느껴졌다.
“그렇게 내 집이 싫으면… 나가면 되잖아.”
“내 집보다 민윤기 집이 좋으면, 민윤기 집으로 가.”
“왜 굳이 싫은 집에서 나가지도 못 하게 하는 사람이랑 살고 있어, 더 좋은 집으로 가서 좋은 사람이랑 살면 되지.”
“… 네?”
“나가라고, 나가라는 말 돌려서 하는 거야.”
“아니… 태형 씨…!”
“그 놈의 씨… 나한테는 언제 놔줄지 모르겠네.”
“빨리 짐 싸서 나가, 짐 쌀 기회는 줄 테니까.”
“갑자기 왜 그래요…”
“… 빨리 나가.”
“저 여기 아니면 갈 곳 없어요…!!”
“민윤기 집은 장식이야? 거기로 가면 되잖아.”
“아니…”
“왜, 나가고 싶다며?”
“지금 나가게 해주잖아, 근데 왜 그래?
“나가라고, 나가라고 해주잖아.”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