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어렸을 적부터 나는 가난이 얼마나 비참한 것인지 알고 있었다
남의 집 일을 해 주며 아버지란 인간이 놀고 먹으며 쌓은 빚을
속도 없이 혼자 갚아 나가던 어머니를 보면서 다짐했었다
" 나는 절대로 저렇게 안 살 거야. "
그리고 내 나이 열일곱.
지금 나는 인간 노예시장 경매 단상에 올라있다
엄마가 사고로 돌아가시고 빚을 갚아줄 사람이 사라지자 독촉이
들어오는 사채업자들을 막기 위해 아버지란 인간이 나를 고작
500만원에 팔아버렸기 때문이었다.
" 자, 이번 상품은 특등 S 입니다 만나보시죠~! "
단상 위에 섰다
처형될 사람처럼 초췌한 몰골이었지만 역시 그들의 입맛을 끌기엔
충분했다 단상 아래 번호 팻말을 든 사람들은 모두 유명한 대기업
자재들부터 시작해서 돈이 차고 넘치는 사람들이었다
"이봐, 넌 뭘 걸 거지? "
뭘 걸거냐는 물음에 가만히 숨을 죽였다
이 노예 단상에 서면 일단 무엇이든 보여 어필해야 하는데
한마디로 우린 인간이 아닌 상품이니 상품답게 굴라 소리였다
딱히 생각할 필요도 없었다
내가 걸 수 있는 건 오직 하나였으니까.

" 저는, 저를 걸겠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