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은 의도한 사자성어 입니다.
(다니엘과 재환이 만나기 2시간 전)
재환은 황급히 자차를 끌고 지훈이 찍어준 주소의 장소로 찾아갔다.
도착한 곳은 재환이 얼마 전까지 있었던 병원에서부터 그리 멀지 않았고, 레스토랑인지 술집인지 모를 그 곳에 들어서자 혼자 앉아서 굳은 표정을 하고 있다, 재환을 발견하자마자 미소를 띄며 반기는 지훈을 만날 수 있었다.
“지훈아”
“형”
“무슨 일인데 그래”
평소에 말수가 많은 편인 지훈인데 오늘따라 낮아진 듯한 그의 목소리는 재환에게 더욱 초조함만 안겨주었다.
“아까 통화할 때 한 말”
“(꿀꺽)”

“그러니까 형 여자친구...아니, 전여자친구가 박지원이라는거죠”
“어.”
“박지원한테 일방적으로 차인거죠?”

“그런 셈이지. 근데..네가 그걸 어떻게 아냐”(싸늘)
지훈은 순간 자신을 쏘아보며 말하는 재환을 애써 무시한 채 본인 할 말을 이어나갔다.
“이유는 알아요?”
“바람.”
“그러면 바람 상대가 누군지도 알아요?”
“몰라. 처음 보는 얼굴이던데”

“그럴리가 없을텐데..”(중얼)
“뭐라고?”
“아 아무것도 아니에요”
다짜고짜 질문 몇개를 던지더니 이내 의미심장한 말을 내뱉는 지훈이 재환은 조금 수상했다.
저 순수해보이는 얼굴 뒤로 지훈은 무엇을 숨기고 있는걸까.

(이틀 뒤)
정신없던 평일이 지나가고 드디어 마주한 산뜻한 주말을 만끽하고 싶었던 슬아는 아침부터 나가기 위해 분주하게 준비했다.
사흘 전, 다니엘이 한 말이 거슬렸는지 어제부터 저에게 눈길도 안 주는 재환에게 말을 거는건 무리라고 생각했던 슬아는 (뭐 어차피 집에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겠지만) 그냥 조용히 집을 빠져나왔다.
이젠 조금은 쌀쌀하다고 할 수 있는 가을 날씨였지만 이마저도 오랜만인지라 슬아에게는 매우 산뜻하게 느껴졌다.
“근데 어디가지..”
사실 무작정 나오긴 했지만 갈 곳도, 만날 사람도 없던 슬아에게 앞으로의 계획 따위는 없었다.
결국 혼자 밥이라도 먹으러 갈까 하는 생각에, 주위 맛집을 검색한 후 찾아갔다.
//
(딸랑
“어서오세요”
식당에 들어서자마자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와 웨이터들 마저 정장으로 차려입은, 한마디로 부담스러운 분위기가 슬아를 맞았다.
아 강슬아 또 가격표는 안 보고 찾아왔구나. 어쩌지 그냥 나갈까...아니다 이런 날은 또 나를 위해서 투자하는게 맞지.
“혹시 예약하셨나요?”
“아..아니요”
“그러면 혼자 오셨나요?”
“어..네”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곧 자리 안내해드리겠습니다”
후..이게 뭐라고 이렇게 심장 쫄리냐
가만히 서서 웨이터를 기다리고 있는 사이, 딱 봐도 돈이 많아보이는 사람들을 쭈욱 둘러보았다.
역시 나랑은 급이 달라
근데...잠깐만..왜 저기 저 사람 낮이 익지...
슬아의 시선이 멈춘 곳은 아래 위로 말끔한 네이비 톤의 정장을 맞춰 입은 한 남성이었다.
나이는 슬아와 비슷해보였고, 키가 많이 큰 것은 아니었으나 작은 얼굴에 큰 이목구비, 우월한 비율이 슬아가 아는 누군가를 연상캐 했다.
눈이 마주친걸까
때마침 그 남자가 슬아에게 다가온다.
“저기..”
“네?”
“혹시..우리 어디서 본 적 없어요?”
“예?”
“그 쪽 이름이 강슬아라던가 뭐...”
“헐”
“맞지? 너 강슬아지?”
“와 지훈아..!”
“이야...몇년만이냐 강슬아”
“글쎄 한 8년 됐나?”
“잘 지냈어?”
“나야 뭐 늘 똑같지 ㅎ”
“뭐래 어떻게 사람이 8년 동안 한결 같을 수가 있어”
“그러는 너는 되게 잘 지낸 것 같다?”
“뭐 보다시피 ㅎ”
“맞다 너 의대 갔었지??”
“올 기억하네”
“당연하지 네가 공부를 얼마나 잘했었는데”
“너도 간호사하고 싶다고 간호학과 갔었잖아”
“뭐야 ㅋㅋ 너도 기억하네”
“나도 기억할 만한 이유가 있었지”
“뭔데?”

“그건 몰라도 돼 ㅎ, 음..아 우리 이렇게 만난 김에 내가 밥 살게 나도 이제 왔어”
“그러면 나야 고맙지”
낮이 익었던 그 남자는 바로 고등학교 3년 내내 같은 반이었던 지훈이었다.
막 붙어다닐 정도로 엄청 친한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자주 얘기도 나누며 지냈던걸로 기억한다.
지훈이 슬아를 기억한다는건 좀 의외였지만 슬아는 그 당시 공부도 잘하고 외모도 뛰어나서 인기가 많다 못해 하늘을 찔렀던 지훈을 기억 못할리가 없었다.
“뭐 먹을래?”
“음...나는 그냥 크림파스타”
“에이 그래도 내가 사는건데 좀 더 비싼거 먹지”
“네가 사는거라서 더 비싼거 못 먹겠는거야 일종에 배려랄까”
“나한테는 배려 안 해도 되는데”
“뭐라냐”

“크흠..저기”
“?”
“뭐야 형?”
“재환쌤?”
“두분.. 아는 사이입니까?”
손팅해주십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