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친 너 사용법
12화
아 김태형 언제와.
집에 도착하자마자 크로스백도 안벗은 채 침대에 뻗었다.
바깥공기를 가득 머금은 코트에 살이 닿아 차가웠다.
코트에 저장되있던 차가운 바깥향이 한숨을 크게 들이쉴 때마다 내 코로 들어왔다. 몸 전체가 차가워지는 기분이었다.
전정국은 여자친구가 생겼다.
그것도 헤어진지 3일만에.
내 앞에서.
전정국에 대해 궁금해졌다.
사실 모르는거 빼곤 다 안다고 생각했는데.
내 착각이었다.
너에게 여자를 꼬시는 방법은 무엇일까.
여자를 그렇게 좋아하면서 왜 나는 한번도 봐주질 않는걸까.
내가 그렇게 매력이 없을까.
생각해보면 널 좋아한 오랜 기간동안 넌 내게 득이 되어주지
않았으며 그 시간속 나는 나 자신을 깎아 내리고 있었다.
이 뒤숭숭한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사람은 단 한 명뿐이다.
바로 김태형.
뭐 나도 굳이 꼭 김태형한테만 털어놓고 싶어서 그런 건 아니다. 그냥 어쩌다보니 오빠에게 처음으로 말하게 되어서 편한거랄까. 정말 그냥 어쩌다보니였다.
"진짜 언제오는거야.."
난 불안하고 답답한 마음을 담아둘 수가 없었다.
한 시라도 빨리 이 감정들을 털어놓고 싶었다.
지금 시각은 11시.
회식을 대체 몇시까지 하는거야..
(오빠 빨리들어와..) 오후 11:02
한시간 후 드디어 기다리던 초인종 소리가 들렸다.
"어 드디어 왔네."
난 급한마음에 달려나가 문을 열었다.
"헤헤.."
"뭐야.. 오빠, 취했어?"
"웅마니.. 아니?"
"일단 빨리 들어와 춥다."
"으으응, 싫어 안가."
"응? 뭐야 밖에서 자면 입돌아가.."
"나 여주가 일찍 들어오라고 했어."
"내가 일찍 들어오긴 개뿔.. 빨리 들어와.."
"아 그래요? 가게씁니다 가요."
철컹-
"아 왜이렇게 취했어!"
"안취해써."
"안취하긴 혀가 막 꼬이는데.."
"나 왜 혼내."
"아 너가 취해버리면 다 의미가 없어지잖아!"
"뭐가."
"내 얘기도 못들어주구.."
"뭔 얘기?"
"전정국 여친생겼단말야!"
"너 그거 왜 나한테 말해."
"어?"
"그걸 왜 나한테 말하냐구."
"아 그거야 뭐.. 그냥 어쩌다보니 오빠한테 말하게 되서..
그 뒤로 쭉 이어져오는 뭐 그런..."
"하지마."
"ㅇ..어? 재미없었어..?"
"어 존나."
"

"걔 얘기 나한테 하지마."
"오빠... 취하면 진심나오는 스타일이야..? 나 서운하려그래.."
"아니야 그런거."
쪽팔렸다.
오빠는 내 얘기 재미있어하지도 않는데,
혼자서 떠들어댔다는 생각에 너무 쪽팔렸다.
"알겠어 아무튼.. 이제 얘기 안할게."
괜히 기다렸네.
오빠는 씻으러 들어갔고 난 다시 침대에 누웠다.
이제 누구한테 털어놓지 내 인생사.
생각할수록 열받았다.
아니 그렇게 재미없었으면 내가 처음 말했을때
들어주질 말던가. 누가 들어달라고 애원했나?
나 원참 진짜.. 조언해주는척 하면서 속으로는
재미없다고 욕했겠지.
"하.... 이여주인생."
망한 인생.
"이여주."
문 너머로 작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
"이여주 나 오덥@#."
"뭐라고?"
나는 침대에서 몸을 일으켜 나가기위해 문고리를 잡았다.
그 순간.
"이여주 나 옷 없어."
잣될뻔했다 이여주.
재빨리 문고리에서 손을 뗐다.
"나 들어간다?"
"뭐? 야야야야야야야야 들어오기만해봐 죽인다."
"나 추워."
"아이씨.. 기다려봐."
나는 급하게 내 옷장을 열어 오버핏 반팔티와 트레이닝 바지를
찾아서 문 밖으로 던졌다.
"이거 입어!"
"소리는 왜 질러."
김태형이 웅얼거렸지만 잘 들리지 않았다.
취하긴 취했나봐 사람이 정신을 못차리네.
"이여주 나 드라이기."
"아 진짜 손 많이 가네."
"안줄거야?"
"내 방에 있어 들어와봐."
"엉."
"거기 있지?"
난 침대에 누워서 폰을 보며 말했다.
"있어."
위이이잉-
"아 나가서 해!"
"뭐라고?"
"됐다 됐어."
"이여주."
"응 왜."
"나 봐봐."
김태형은 갑자기 내가 있는 침대쪽으로 걸어오며 말했다.
"왜 그러는ㄷ,"

"예쁘다."
김태형은 내가 누워있는 침대 끝에 턱을 괴곤 말했다.
"ㅁ..뭐?"
"같이 자자."
"뭐? 미쳤냐? 야 너 취했ㅇ.."
"나랑 같이 자자."
"아 뭐라는거,"
김태형은 그 말을 끝으로 침대에 앉아있는 한손으론 내 손목을 잡고, 다른 한손으론 내 뒷목을 감싸며 입을 맞췄다.
"읍, 야."
당연히 난 그의 가슴팍을 밀어냈지만,
밀어내는 내 손을 내린 후 계속해서 입을 맞췄다.
아무 생각이 안들었다.
갑자기 왜 이러는건지 이 오빠가 미친건지.
그런 당연한 생각들도 들지않았다.
미친 근데 이 오빠 키스 좀 잘하는 것 같다.
점점 몸에 힘이 풀렸고 나도 모르게 오빠의 목을 감싸안았다.
그 뒤부턴 강제가 아니었다.
나 지금 전정국한테 복수하는건가.
전정국이 3일만에 여친이 생겨서 그거때문에 화나서
김태형으로 푸는건가.
진짜 그런거라면 나 개나쁜년인데..
머릿속에서 난 이미 나쁜년이 되어갈 무렵,
우리는 함께 침대에 누웠다.

ㄴ 면목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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